신임 수장 맞은 건설업계…뉴맨 VS 올드맨 행보에 쏠리는 눈

입력 2024-06-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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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전중선 포스코이앤씨 대표, 서영재 DL이앤씨 대표, 김형근 SK에코플랜트 신임 사장 내정자, 허병훈 신세계건설 대표. (출처=각 사)
▲사진 왼쪽부터 전중선 포스코이앤씨 대표, 서영재 DL이앤씨 대표, 김형근 SK에코플랜트 신임 사장 내정자, 허병훈 신세계건설 대표. (출처=각 사)

건설사들이 수장을 대대적으로 교체하는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실적 개선, IPO(기업공개) 추진 등 각 사의 당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용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신임 사령탑으로 부름 받은 대표들은 일선에서 잠시 물러나 있던 '올드맨'과 비건설업 출신인 '뉴맨'으로 나뉜다. 이들이 조직 안정화를 바탕으로 견조한 실적 구축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다수의 건설사가 대표이사를 신규 선임했다. 먼저 KCC건설은 은퇴한 올드맨 심광주 대표를 재소환했다. 심 대표는 KCC건설에서만 40년을 몸담은 '진골'이다. 건축본부장, 기술본부장, 부사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심 대표는 불안정성이 큰 시기인 만큼, 수십 년 간 불황과 위기를 해결한 노하우를 기반으로 사업 안정화에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포스코이앤씨는 포스코홀딩스 상임고문으로 물러났던 전중선 사장을 불러들였다. 전 사장은 1987년 포스코에 입사해 36년여간 근무한 '포스코맨'이다. 2016년 포스코 경영전략실장을 시작으로 포스코스틸리온 대표이사 사장, 포스코 가치경영센터장,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를 맡았으며 포스코그룹 회장 하마평에 오르는 등 주축 인사로 평가된다. 포스코이앤씨가 4년 만에 사장 교체란 강수를 둔 만큼, 실적 쇄신과 친환경 사업 강화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 등판한 '뉴맨'으론 DL이앤씨의 서영재 대표가 있다. 서 대표는 1991년 LG전자에 입사해 2011년 LG전자 HE사업본부 스마트사업담당 상무, 2022년 BS사업본부 IT사업부장 직을 수행하며 10년 이상 LG전자에 몸담았다. 특히 이번이 세 번째 LG전자 출신 인사 선임이란 점에서 더욱 이목이 집중된다.

DL이앤씨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반복된 사망 사고로 전 현장 안전점검을 시행하는 등 안전 문제가 화두에 오른 상황이다. 서 대표는 안전 부문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재무 기초체력을 끌어올리는 데 역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IPO 시계가 빨라지고 있는 SK에코플랜트는 김형근 SK E&S 재무부문장을 신임 사장으로 내정한 상태다. 조만간 주주총회를 열고 최종 선임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김 사장 내정자는 SK 주식회사 재무1실장, SK에어가스 대표이사, SK주식회사 포트폴리오매니지먼트 부문장 등을 거친 '재무통'으로 불린다. 때문에 성공적 IPO 추진이란 막중한 임무를 완수할 적임자란 평가를 받는다.

이밖에 신세계건설은 허병훈 대표를 신규 선임했다. 허 대표는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 경영총괄 부사장 등을 지냈다. 신세계건설은 2년 연속 적자를 내며 수익성 위기에 직면했다. 재무 건전성 개선이 허 대표의 최우선 과제로 떠오른 이유다.

한 대형건설사 임원은 "부동산이 활황일 때는 수주와 이익 창출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영업 출신 CEO가 각광 받는다"며 "그러나 침체기로 돌입하면 관리 시스템으로 전환돼 재무 안정화와 내실 경영,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두면서 재무과 경영 전략에 능통한 CEO 체제로 바뀐다. 수주를 하더라도 매출 확대보단 수익 중심으로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드맨이 복귀한 경우, 풍부한 관리 노하우를 바탕으로 조직 안정화와 방어적인 경영에 힘을 싣는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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