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청신호에도 회복 진단 이르다…청약통장 2021년 절반도 안돼

입력 2024-06-09 15:12 수정 2024-06-09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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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가가 오르고 거래량도 늘어나는 등 청신호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청약시장 상황은 여전히 암흑기다.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시장 회복을 단언하기 이르다고 보고 있다.

9일 본지가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인포에 요청해 받은 2021년 이후 반기별 청약자 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7일 기준 2024년 1~2순위 청약자 수는 33만4818명으로 집계됐다.

아직 상반기 집계가 진행 중이지만 2021년과 비교하면 크게 감소한 상태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1~2순위 청약자 수는 상반기 127만8471명, 하반기에는 172만3150명이었다. 그러나 2022년 들어 감소하며 상·하반기 각각 79만8149명, 37만500명에 그쳤다. 2023년에는 27만6903명, 84만5440명으로 나타났다. 1순위 청약 경쟁률도 청약자 수와 함께 움직였다. 2021년 상·하반기 17.99대 1, 20.17대 1이었지만 2022년 들어 11.93대 1, 3.87대 1까지 감소했다. 2023년에는 7.87대 1, 12.23대 1을 기록했고 현재 기준 올 상반기 경쟁률은 5.93대 1까지 떨어진 상태다.

청약자 수와 청약경쟁률은 청약시장의 열기와 공급 여건을 간접적으로 짐작해볼 수 있는 수치다. 물론 청약경쟁률은 관심이 집중되는 청약 건이 나올 때 숫자가 늘어날 수 있다. 그러나 반기나 연도별로 놓고 비교했을 때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것은 전반적인 청약시장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신동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평균 청약경쟁률은 아직까지 평년 대비 낮으며, 작년과도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라며 "건설사들이 분양·착공을 공격적으로 늘리기에 여전히 부담스러운 상황임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연구소장은 "공급 물량이 감소하며 청약자 수나 경쟁률도 감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2021년 일반공급은 상반기 6만8844건, 하반기 8만3859건이었다. 지난해 하반기는 2021년 하반기 대비 약 20% 감소한 6만6946건, 현재 기준 올 상반기는 2021년 상반기 대비 약 21% 줄어든 5만3992건이다.

▲2024년 4월 미분양 현황. (자료제공=국토교통부)
▲2024년 4월 미분양 현황. (자료제공=국토교통부)

건설사들은 착공과 분양을 미루고 있다. 미분양이 우려될 만큼 아직까지 시장이 암흑기를 지나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4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1997가구였다. 7만 가구를 넘어선 건 지난해 4월(7만1365가구) 이후 1년 만이다. 4월 누계 기준 지방 주택 착공은 4만1786가구로, 2021년(5만5439가구) 대비 24.6% 줄었다. 지방에서는 아파트 준공을 완료했음에도 분양에 나서지 않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물론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에서는 긍정적인 조짐도 엿보인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첫째 주(3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 대비 0.01% 상승했다. 11주째 연속 오름세를 보이는 서울이 0.09% 올라 지난주(0.06%)보다 상승폭이 커졌고, 경기 지역 아파트값도 0.03% 올랐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월 2608건, 2월 2569건 수준이던 올해 아파트 거래량은 4월 4352건을 기록했다. 아직 집계가 완료되지 않은 5월도 이미 3000건대를 넘어섰다.

6월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도 지난달 대비 6포인트(p) 오른 85.0을 기록하며 주택시장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수도권과 광역시는 각각 전월 대비 5.7p, 4.4p 오른 91.6과 84.9로 집계됐다.

그러나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금리와 같은 거시적인 변수의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입주전망지수의 상승은 하방이 막혀있다는 판단에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집값이 저점에 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지만, 그것이 반드시 반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리가 내려가더라도 20개월 내지는 24개월 뒤 시장 가격 변화로 이어졌다"며 "금리인하는 경기가 좋지 않아 부양을 위해 시도되기 때문에, 금리가 내려가더라도 연착륙까지는 일정 기간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일부 지역에 국한된 변화라는 점도 아쉬운 지점이다. 김 소장은 "지방은 여전히 미분양이 많고 서울 일부 지역은 청약시장에 만점통장이 등장하는 양극화된 시장"이라며 "부산, 광주, 대구 등 지방에서는 분양이 거의 없거나 가능하면 미루는 분위기여서 전반적인 주택시장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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