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그동안 지난 5거래일 연속 상승하는 과정에서 레벨을 점차 높여왔던 데 따른 부담감을 표출하며 한 템포 쉬어가는 장세를 연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뉴욕증시가 어제의 급락세는 진정됐지만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눈치보기가 이어지면서 혼조 마감, 원ㆍ달러 환율의 큰 폭 하락은 제한될 전망이다.
이는 원ㆍ달러 환율이 역외 매수세와 수입업체 결제 수요의 주도하에 글로벌 증시 하락으로 투신사의 매수 물량이 가세하는 흐름이 그동안 지속되면서 서울환시 전반에 달러화 매수 기조가 정착됐기 때문이다.
뉴욕증시는 전날(23일 현지시간) 주택지표가 기대에 못 미친 탓에 장초반 하락세를 타는 모습이었으나 주요 국채 입찰 수요가 비교적 견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보합권으로 낙폭을 축소, 장 마감까지 박스권 혼조세로 마감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ㆍ달러 1개월물 선물환은 뉴욕증시가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를 앞두고 눈치보기 장세를 나타냈고 글로벌 달러화 약세 영향으로 1277.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최근 원ㆍ달러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가 -3.60원 수준이라는 점에서 이날 NDF 종가는 전날 서울환시 현물환 종가인 1290.80원보다 9.70원 하락한 수준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달러화는 미 FRB가 차입비용 경감을 위해 연내에 금리인상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강화된 영향으로 유로화 대비 6주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세를 탔다고 전했다.
특히, 미 6월 FOMC 정례회의에서 시장이 우려하고 있는 '출구전략(Exit Strategy)'에 대한 기대가 시장의 과잉 반응이라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달러화 약세를 뒷받침하고 있어 환율의 추가 반등을 제한할 것으로 기대된다.
월가의 베테랑 이코노미스트인 로버트 바베라는 전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FRB가 양적 완화 정책을 조만간 되돌릴 것이라는 베팅은 과잉반응"이라며 "불과 90일 전만 해도 시장은 공황 가능성에 대해 우려했는데, 현재 인플레를 우려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밝혔다.
그는 "따라서 버냉키 FRB 의장이 양적 완화를 되돌리는 일을 우려하진 않는다"며 "6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출구전략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는 과잉 반응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이를 종합해볼 때 24일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밤 뉴욕 금융시장이 FOMC를 앞두고 숨고르기 장세를 보인 영향과 역외환율이 내림세로 돌아섰다는 소식으로 하락 출발한 이후 조정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권의 한 외환 딜러는 "환율이 그동안 레벨을 높일 때마다 오름 폭을 제한했던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금주 들어 잠잠한 모습이었지만 이날 높아진 조정 압력에 재차 확대될 가능성이 높고 은행권 참가자들도 롱처분에 나서며 달러화 공급에 나설 것"이라고 관측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외환 딜러는 "그러나 시장 참가자들이 최근 경기회복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다가 세계 경제의 둔화 전망에 따른 디플레이션을 우려하기 시작하는 등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하는 상황이므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쉽사리 꺾이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다만, 그는 "원ㆍ달러 환율이 이날 역외 하락분을 반영하며 내림세를 타겠지만 그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고 장중 국내증시의 반등 폭이 예상보다 미미하다면 환율 하락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