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도 중저가 열풍…‘미드니켈’에 주목하라 [모빌리티]

입력 2024-06-11 12:00 수정 2024-06-13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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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지는 중저가 전기차 열풍
하이니켈과 LFP 중간 단계 ‘미드니켈’
전압ㆍ내구성 높여 단점 극복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의 원인 중 하나는 내연기관차 대비 비싼 가격이다. 최근 완성차 업계가 소비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중저가 모델에 집중하는 이유다.

전기차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배터리 가격을 낮추는 일이 필수다. 전기차 제조 원가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40%에 달한다. 현재는 중국 기업들이 주력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대세다. 니켈, 코발트 등 비싼 광물을 값싼 인산철로 대체해 가격을 20~30%가량 낮췄다.

LFP 배터리는 삼원계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거리가 짧다는 치명적 단점이 있다. 에너지 밀도는 전압에 비례하는데, 삼원계 배터리의 작동 전압이 3.8볼트(V) 수준인 데 반해 LFP 배터리는 3.2V 수준에 불과하다. 또 LFP 배터리는 리튬이온의 확산 속도가 느려 영하 20도 이하 저온에서 성능 저하가 발생한다. LFP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기술 개발 시도가 이어지는 이유다.

이런 움직임과 함께 국내 기업들은 배터리 가격을 낮추기 위해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고전압 미드니켈(Mid-Ni) 배터리를 중저가형 전기차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주목했다. 미드니켈은 니켈 함량이 50~60%대인 배터리를 말한다. 니켈과 코발트 함량을 낮추고, 수산화리튬보다 저렴한 탄산리튬을 사용해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사실 미드니켈은 새로운 기술이 아니다. 그간 배터리 업계는 에너지 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니켈 함량을 높여왔다. 문제는 니켈 함량이 높아질수록 열 안정성이 낮아진다는 점이다. 니켈과 산소의 결합 에너지는 열을 방출하면서 안정된 구조로 가려는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니켈 비중을 낮춰 가격과 안전성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셈이다.

니켈 함량이 낮아지면서 에너지 밀도가 떨어지는 한계는 ‘고전압’과 ‘단결정’ 등의 기술로 보완했다. 전압을 높이면 에너지 밀도가 향상되지만, 내구성에 영향을 미친다. 이때 하나의 단위 입자 구조로 결합한 단결정 양극재를 사용하면 입자의 균열 발생을 막고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중저가형 전기차 열풍에 배터리 업계도 양산 계획을 앞당기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전압 미드니켈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 양산 계획을 2025년에서 올해로 앞당길 예정이다.

양극재 업체들도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고전압 미드니켈 단결정 양극재를 개발 중이며, 연내 고객사에 공급할 전망이다.

니켈 함량이 86%인 단결정 양극재를 국내 최초로 양산해 공급 중인 포스코퓨처엠은 해당 기술을 바탕으로 고전압 미드니켈 단결정 기술을 빠르게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엘앤에프는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고전압 미드니켈 제품은 고객사와 출시 시기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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