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이사의 충실의무, 주주로 확대 논의 필요…美 델라웨어도 의무 규정”

입력 2024-06-12 10:00 수정 2024-06-12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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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특수성 감안, 경영판단 시 면책 제도화하면 경영 제약 안 될 것"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3차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3차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상법상 이사의 충실의무를 '회사 및 주주의 이익 보호'로 확대하는 방안 등에 대해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12일 자본시장연구원과 한국증권학회가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불스홀에서 연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기업지배구조' 정책세미나의 축사를 통해 "다수의 시장 참여자도 국내 자본시장의 근본적인 문제점으로 후진적 기업지배구조를 지적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정부가 주주친화적인 기업문화를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해왔음에도 쪼개기 상장과 같이 전체 주주가 아닌 회사나 특정인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사례가 여전히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 델라웨어주 회사법과 모범회사법은 명시적으로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규정하고 있고, 그 외 영국, 일본 등도 판례나 지침 등을 통해 주주의 이익 보호를 위한 노력을 해오고 있다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사의 충실 의무 범위 확대가 배임죄가 적용되는 형사적 이슈로 번짐으로써 경영환경이 과도하게 위축될 수 있는 한국적 특수성은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이를 감안해 이사가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합리적으로 경영 판단을 한 경우 민형사적으로 면책받을 수 있도록 경영 판단원칙을 명시적으로 제도화한다면 기업경영에도 큰 제약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업이라는 거대한 배를 운행하는 데 선장과 항해사의 역할을 하는 이사는 승객, 즉 전체 주주를 목적지까지 충실하게 보호하는 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역할일 것"이라며 "모든 시장참여자가 윈윈할 수 있는 건설적인 방안이 제시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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