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 탈출구 여는 진단업계…IT인수·신사업 속속

입력 2024-06-13 06:00 수정 2024-06-13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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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강화하는 씨젠, 엑세스바이오 美특허 성취…광산까지 찾아나선 휴마시스

국내 진단 기업들이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 체외진단 기술을 넘어 신사업과 신기술로 실적 부진을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 진단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기업들이 실적 반등을 기대하며 신사업 투자에 나섰다. 지난해 국내 체외진단 의료기기 총생산액은 1조1843억 원, 수출액은 약 1조1236억 원(8억1627만 달러) 규모로 지난해보다 각각 80.4%, 75.7% 감소했다. 엔데믹 이후 찾아온 보릿고개의 돌파구가 절실한 상황이다.

씨젠은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이달 10일 국내 소프트웨어(SW) 개발 전문 기업 ‘펜타웍스(Pentaworks)’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올해 1월 SW기획 및 사용자 경험·사용자 인터페이스(UX·UI) 개발 기업 ‘브렉스(Brex)’ 지분 인수 이후 두 번째 IT기업 확보다.

IT기업 인수는 연구·개발(R&D)과 해외 진출 기반을 다지기 위한 작업으로 보인다. 씨젠은 시약 자동개발시스템(SGDDS), 질병통계 프로그램(SG-STATS) 등 진단 기술과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R&D에 집중해 왔다. 지난해부터는 해외 여러 국가의 현지 기업들과 협업해 합작 회사를 설립하고 기술을 보급한다는 목표로 ‘기술공유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팜젠사이언스의 관계사 엑세스바이오는 기존 강점인 신속진단 기술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신속진단 장치에 특수 어댑터를 장착해 민감도를 높이는 신기술을 개발해 지난달 30일 미국 특허등록을 완료했다. 신속진단은 분자진단과 비교해 정확도가 낮다는 한계가 있는데, 이 기술은 임상에서 민감도 97.3%, 특이도 98.6%를 기록해 15분 이내 분자진단 수준의 정확도를 구현했다.

엑세스바이오는 이를 적용한 고민감도 신속진단키트를 ‘케어슈퍼브(CareSuperb)’란 브랜드로 출시할 예정이다. 첫 제품은 코로나19 진단 관련 품목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신청을 앞두고 있다. 앞으로 말라리아와 독감, 성병 등 진단 수요가 지속적인 감염성 질환으로 품목을 확대한다할 계획이다.

휴마시스는 기존 사업과 관련 없는 신사업 개척에 도전한다. 리튬, 니켈, 흑연 등 2차전지의 핵심 소재로 활용되는 광물 사업에 착수했다. 최근 ‘리튬 포텐셜’ 지역으로 꼽히는 짐바브웨에 현지법인 휴마시스마인솔루션을 설립하고, 현지 탐사도 진행했다.

휴마시스마인솔루션은 짐바브웨 남부의 마테베레랜드사우스주에서 광구를 확보하고 있다. 해당 지역은 이른바 ‘그린스톤 벨트’로 불리는 광산 밀집 지대다. 중국 창신그룹이 인수한 ‘사비스타리튬마인’, 중국 시노마인이 인수한 ‘비키타리튬마인’, 중국 절강화유그룹이 인수한 ‘아카디아리튬마인’ 등 대규모 리튬 광산도 이곳에 있다.

국내 진단 기업들이 이런 노력으로 실적 부진을 반전할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씨젠의 지난해 매출은 2022년도 대비 67% 감소한 6657억 원에 그쳤다. 휴마시스의 매출 역시 138억 원에 그쳐 70% 줄었다. 엑세스바이오는 66% 줄어든 3486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씨젠은 1조3708억 원(2021년), 엑세스바이오는 1조339억 원(2022년) 등 조 단위 매출을 올린 바 있다.

진단업계 전문가는 “체외진단 분야도 큰 범주로 보면 바이오 업계에 속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성과를 가시화하기 어렵다”라면서도 “국내 진단 기업들은 팬데믹 기간 확보한 현금이 상당하기에 최근 몇 년 사이의 실적 부진과는 별개로 신사업 개발을 지속할 여력이 충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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