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 기업 분할 결의 임박… '뉴 효성' 새도약 한다

입력 2024-06-12 16:39 수정 2024-06-13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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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14일 임시 주총 열고 기업 분할 안건 결의
조현상 부회장이 이끄는 신설지주 HS효성 출범…첨단소재 주축
㈜효성은 섬유ㆍ중공업ㆍ화학 등 기존 주력사업 맡아
계열 분리 위한 형제 간 지분 정리 필요…지주사 지분 교환 가능성

효성그룹이 계열분리를 통해 '뉴 효성'으로 도약한다. 형제인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이 각각 두 개의 지주사를 통해 독립 경영에 나선다. 재계에선 효성그룹의 이번 계열분리가 형제의 난 불씨를 없애고, 뉴 효성 전환점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효성그룹은 14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을 상정한다. 안건이 통과되면 효성그룹은 7월 1일 자로 ㈜효성과 HS효성 두 지주사로 나뉜다.

이번 분할은 지주회사별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주회사별로 사업분야와 관리 체계를 전문화하고 적재적소에 인적, 물적 자원을 배분해 경영 효율화를 꾀할 방침이다.

조 부회장이 이끄는 HS효성은 효성첨단소재를 주축으로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HIS) △효성홀딩스 USA △효성토요타 △광주일보 △비나물류법인 등 6개사를 두게 된다.

기존 지주사 ㈜효성은 그대로 조 회장이 맡는다. 산하에는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효성ITX △FMK △효성TNS 등 주력 사업이 남는다.

HS효성은 효성첨단소재를 중심으로 글로벌 소재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HIS의 인공지능(AI), 디지털 전환(DX) 사업을 활용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분할 기일 전후로 조 부회장이 HS효성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효성첨단소재는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타이어코드를 비롯해 수소에너지용 탄소섬유, 방산 소재 아라미드 등의 제품군을 갖추고 있다. 향후 항공우주·친환경 소재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인수합병(M&A)을 통해 이차전지 등 신사업 발굴에도 나설 예정이다.

조 부회장이 독립 경영하고 있는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 등을 포함하면 HS효성의 매출 규모는 7조 원대로 전망된다.

재무구조가 크게 나빠진 효성화학이 ㈜효성에 남으면서 HS효성은 계열사 지원 부담에서 비교적 자유로워졌다. 효성화학은 2022년 3367억 원, 2023년 1888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1분기 말 기준 효성화학의 부채비율은 3485.8%에 달한다. 이번 분할로 ‘유사 시 지원 가능성’ 변화에 따라 신용 등급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

지분 정리는 앞으로 과제다. 공정거래법상 친족 간 계열 분리를 위해서는 상장사 기준 상호 보유 지분을 3%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

조 부회장은 조 명예회장 별세 이후 효성중공업 주식을 연이어 매도하며 지분율을 4.88%에서 0.65%까지 낮췄다. 향후 조 부회장이 효성화학 지분까지 처분할 가능성도 크다. 현재 조 부회장은 효성화학 지분 6.16%를 들고 있다. 재계에서는 조 부회장이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현금을 상속세, 지주사 지분 매입 등에 사용할 것으로 본다.

조 부회장은 ㈜효성 지분 21.42%도 보유하고 있는데, 분할 후 조 회장이 갖게 되는 HS효성 지분 21.94%와 맞교환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 경우 ㈜효성과 HS효성의 분할 비율이 0.82대 0.18로 차이가 있는 만큼, 신주 상장 이후 HS효성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가 남는다.

재계 관계자는 “인적 분할은 계열 분리를 위한 수순으로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면서 “효성첨단소재는 계열사 지원으로 인한 재무 우려를 덜어냈고, 계열사 지분 매각을 통해 조 부회장이 상당한 현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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