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부품업계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

입력 2009-06-24 11:46 수정 2009-06-24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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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사 신제품 과열경쟁에 납품단가 하락 압력 심화

휴대폰 부품업계가 봇물처럼 출시되는 휴대폰 신제품에도 불구하고 납품단가 인하, 제조업체의 과열경쟁 등에 내몰려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 휴대폰 업계에서 신규 제품 라인업을 강화, 선택의 폭을 넓히는 전략과 대조를 보이는 상황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휴대폰 경기 침체와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휴대폰 제조업체간 경쟁 심화, 중저가 휴대폰 비중확대 등으로 부품업체에 대한 단가인하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에서 발표한 국내 휴대폰(완제품 기준) 수출을 보면 올해 1분기는 전년동기 대비 17.7% 감소한 46억2000만달러에 머물렀다. 이 기간 동안 휴대폰 부품 수출은 8.8% 감소한 23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 처럼 감소에도 불구하고 국내 휴대폰 제조사들은 환율 상승으로 인한 가격 경쟁력 제고, 제품 라인업 강화, 터치폰 등 하이앤드 제품에서 우위를 점하며 선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원가절감 노력 등으로 11.7%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고, LG전자도 중저가 휴대폰 시장을 공략해 6.7%의 수익성을 유지했다.

그러나 휴대폰 부품업계는 갈수록 양극화가 진행되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휴대폰 산업이 노키아, 삼성전자 등 소수 메이저 업체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부품 납품과 관련한 가격 교섭력이 약화되는 추세다.

휴대폰 내장형 안테나를 생산하는 인탑스의 경우 삼성전자 휴대폰 출하량 감소에 따라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552억원(전년분기 대비 -16%), 34억원(-32%)으로 각각 감소했다. 올해 전체 매출액도 2364억원으로 10%대 감소가 이어질 전망이다.

반도체 설계업체 엠텍비젼 역시 올해 1분기 매출 396억원, 영업이익 2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매출이 2.7% 감소했다.

업계의 이같은 부진은 휴대폰 산업이 성숙기로 들어서면서 경기 민감도가 커짐에 따라 부품 산업의 경기 민감도 역시 함께 증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스마트폰 출시로 터치스크린 등 일부 경쟁력 있는 부품 수요가 증가하는 등 종류별 생산업체에 따라 양극화가 빚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술력 우위와 안정적 공급선을 확보한 선도업체를 중심으로 재편이 가속화될 전망이며, 국내 휴대폰 부품업체들도 매출액과 영업이익 감소라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휴대폰 업체와 상생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품업체 관계자는 “휴대폰 산업이 기술, 시장 트렌드를 따라 꾸준히 진화하는데 반해 부품업체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며“비범용 제품이나 특정업체에 의존적인 매출구조를 갖고 있는 것도 부진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제조사의 글로벌 아웃소싱 확대, 제품수명주기 단축, 부품 원칩화, 모듈화 등을 추진하고 있어 이에 따른 대응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우선 휴대폰이 3G에서 4G로 진화하는 시기와 맞물려 이를 지원하는 부품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며, 선행기술 개발여부가 부품업체의 지속성장에 관건이 될 것이라는 견해가 높다.

이와 함께 중저가 시장의 성장에 따른 소품종 대량생산 체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유사 부품업체간 M&A 등 규모의 경제를 추진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정보통신연구진흥원 정해식 연구원은 “주요 휴대폰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시장점유율 경쟁은 부품업체들의 납품 단가인하 압력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특정 업체에 의존하는 기존 관행을 탈피해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는 등 거래선 다변화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가져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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