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업종별 산업전망]저점은 통과...회복은 미지수

입력 2009-06-24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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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경기급락세는 진정추세, 하지만 하반기 불안 요소 여전”

'상반기 경기급락세는 진정 추세, 하지만 하반기 불안 요소 여전하다'

올해 국내 경제를 보는 대체적인 시각이다.

산업연구원도 24일 보고서를 통해 “올해 상반기 국내경제는 미국발 금융 불안에 따른 작년 4분기 이후의 경기급락세가 금융 불안의 완화, 정부의 경기부양에 힘입어 점차 진정되는 추이다”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산업연구원은 하반기 전망과 관련해서는 “이 같은 추세가 급락에 대한 반등, 환율 요인, 경기부양 효과 등 일시적 요인의 기여도 크다는 점에서 아직은 개선 추세가 취약하다”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실제로 올 상반기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수출은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다만 경기부양에 따른 정부소비와 건설투자 증가가 침체를 억제했고 내수침체와 유가 하락으로 수입이 수출보다 큰 폭의 감소를 보이면서 무역수지는 흑자를 낸 덕분에 경기가 회복되는 것 아니냐는 착시를 가능하게 했다.

이는 소위 기저효과에 따른 것으로 경기의 회복국면 진입에 따른 효과로 보기가 어렵다는 것. 따라서 경기가 저점을 통과하더라도 하반기 경기회복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기는 어렵다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하반기의 주요 산업업종과 관련해 생산은 수출 및 내수 감소의 둔화, 경기의 저점 통과가 예상되면서 상반기보다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선업, 실적개선 기대 속 수주가뭄 불안

올 하반기 오일 메이저들의 잇따른 해양플랜트 발주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조선업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영업실적도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확보한 고가 선박 수주물량이 본격적으로 건조되면서 매출액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후판 단가 하락 등으로 생산비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하반기 생산증가율은 상반기 수준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연구원의 '2009년 경제․산업 전망'에 따르면 올 상반기 조선업 생산증가율이 14.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하반기로 접어들어서는 2.2%까지 둔화될 것으로 분석됐다.

수출증가율도 올 상반기 21.5%에서 하반기에는 5.4%를 기록할 것으로 산업연구원은 내다보고 있다.

특히 해운업계의 침체 등으로 상선 발주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등 수주 가뭄은 올해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게다가 신조선가가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점도 조선업계가 현재 안고 있는 불안 요소 중 하나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조선사 관계자는 “매출이 증가한 가운데 낮아진 후판 가격이 생산비에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영업실적 개선이 뚜렷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하반기 조선업 전망에 대해 "세계 조선 시장이 크게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지는 않지만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대형 발주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수주 목표 달성을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 완만한 회복세 예상

세계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이루고 있다는 전망이 일각에서 제기되는 가운데, 유통업계도 상반기보다 다소 나은 수준의 회복세가 이룰 것으로 보인다.

박 진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경기침체가 저점을 통과한 것으로 보이지만 원화 안정화와 기업 구조조정 및 유동성 회수 가능성 등이 부담을 작용, 하반기 소매시장 회복 속도는 매우 완만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원화의 강세가 이어지면 해외소비가 다시 늘게 돼 국내 유통시장에는 부정적이라는 판단이다.

신세계 관계자도 하반기 전망과 관련 "세계 경제의 완만한 회복세를 바탕으로 상반기보다 약간 나은 수준의 U자형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에는 유통업계가 엔고현상에 따른 일본인 관광객 및 명품 매출의 증가로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을 보였지만, 최근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외국 관광객 수가 줄어들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하지만 완만한 경기 상승세는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여 올 한 해 동안 전년 대비 10% 미만의 영업이익 증가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대형마트 역시 출점 제한으로 인한 신규 출점이 어려워지면서 기존 점포 간 경쟁이 가속화 되고, 이를 대체할 근린상권 중심의 소형 점포가 활성활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반해 아직 경기회복은 이르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GS홈쇼핑 관계자는 "연초에 경기불황에 따른 소비침체로 인해 연초 보수적인 사업계획을 잡은 바 있다"며 "최근 경기 바닥론에 대한 목소리가 서서히 번지고 있지만, 본격적인 소비심리 회복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IT(정보통신)산업, 상반기 대비 호전될 것

정보통신기기 하반기 생산은 전반적인 수출 감소 등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9% 감소하지만, 상반기에 비해서는 호전될 전망이다.

수출 역시 세계 경기둔화에 따른 수요부진으로 8.9% 감소가 예상된다. 그러나 수출 주력품인 휴대폰의 수출실적 호전으로 수출 감소세는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내수는 시장위축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가 지속 될 전망이다. 신규 휴대폰 및 3G 전환 등에 따른 교체수요와 노트북 등에 대한 수요가 호전되면서 상반기보다 감소세가 완화가 기대된다.

수입도 전반적으로 경기둔화로 인한 수요부진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3% 감소, 휴대폰용 관련 부품, 노트북 수입수요 증가로 감소세는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신흥지역 이동통신시장 성장세, 세계 3G 및 스마트폰 시장 확대, 저가형 노트북 수요 지속과 윈도 7 출시에 따른 PC 교체수요 등은 수출증가의 긍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며 “회복기 대비 차세대 분야 기술개발 투자확대 및 경쟁력 제고, 지속적인 신규시장 개척과 글로벌 차원의 전략 강화, 원가 경쟁력 강화 및 신규 서비스의 다각적 활용이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유ㆍ석유화학산업, 하반기 ‘안개’ 국면 지속

정유 및 석유화학산업은 올해 상반기의 경우 예상과 달리 호황이라고 할 정도로 상황이 좋았다. 중국의 경기부양책 효과로 수요가 늘어 난데다가 국내 기업의 환율 효과, 중동지역의 신증설 가동 지연 등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에는 예측하기 힘든 '안개' 국면이다. 재고 소진에 따른 수요 증가세가 줄어들고 인도와 중국 등의 신증설 설비가 본격 가동에 나서면서 역내 과잉공급 현상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가 국제 원유가격 급상승해 원료비가 증가하지만 석유제품 가격은 오르지 못하는 등 불확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국제유가는 6월 들어 상승세를 지속해 배럴당 70달러선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4월까지 배럴당 40달러대에 머물던 두바이유 현물가격이 경기회복 심리로 인해 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반면 국제석유제품가격은 국제유가만큼의 오름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즉, 원유위주만 오르면서 정제마진이 축소돼 정유사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 원유가격과 경유간 가격 차이가 30달러가량 벌어졌지만 현재는 10달러도 채 안 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여름철 성수기가 다가오고 있지만 휘발유 등 석유제품의 뚜렷한 수요 증가세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자칫 투지수요에 따른 원유가격만 오를 경우 정제마진 폭 축소로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량 수출로 만회해온 국내 정유 및 석유화학업체들이 아시아역내 공급량 증가 영향으로 수출도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유업계의 경우 그동안 불안의 원인이 됐던 인도 릴라이언스(58만배럴), 중국 CNOOC(24만배럴), 베트남 페트로베트남(14만8000배럴) 등이 하반기에 본격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역내 물량만 약 100만 배럴이 증가하는 셈이다.

석유화학업계도 지난달부터 중국 기업들의 에틸렌 공장 가동률을 90% 이상으로 올리는 등 불경기 동안 감산에 들어갔던 석유화학시설 가동률이 높아지고 있어 공급측면의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중동 물량이 본격적으로 중국에 유입되면 경쟁이 심화돼 국내 기업의 매출 규모만이 아니라 제품마진까지 동시에 축소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내수 부문 역시 올해 세계 금융위기의 영향에 따른 수요산업의 전반적 부진에다 유가상승까지 겹쳐, 작년 하반기에 이어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만 뚜렷한 수요 회복세가 보이지 않아 하반기 전망이 밝지 않다"며 "다만 중동과 중국의 신증설 물량 규모와 국제유가 및 석유제품가격에 어떠한 방식으로 반영되느냐에 따라서 실적이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철강업, 하반기 수익성 개선 이뤄질 듯

하반기 철강업종은 철강가격 인상과 수요 회복이 가시화되면서 점차 안정을 찾을 것이란 전망이다.

한화증권 정영권 연구원은 "전세계적으로 물량측면의 회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가격측면에서도 상승추세에 진입한 것으로 보여진다"며 "물량과 가격 측면의 회복추세와 큰 폭으로 인하된 2009년 원료 투입이 하반기에 본격화된다는 점에서 하반기 국내외 철강업체들의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또한 NH투자증권 김미현 연구원은 철강 수요 산업의 회복이 가시화되면서 하반기 철강 수요는 상반기 대비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철강 수요 산업들의 경기 지표가 1분기를 저점으로 반등하고 있고, 상승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실례로 건설경기 선행지표인 건설수주증가율이 공공부문 수주 증가로 감소율이 축소됐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건설경기실사지수도 5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건설용 철강재 수요 증가는 지속될 것"이라며 "경기 회복과 자동차 판매 지원 효과로 자동차 생산과 철강 수요 증가 흐름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자동차산업, 소형차 위주 판매회복세 가속

산업연구원은 올 하반기 자동차 생산 쌍용차, GM대우의 생산중단, 국내외 수요의 급감에 따라 상반기에 이어 4.5% 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내수는 노후차량 교체 세금감면과 기저현상으로 1.1% 하락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국내 자동차 시장은 글로벌 경기침체가 완전히 끝난 상태는 아니지만, 상반기보다 더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다

교보증권 송상훈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큰 폭의 자동차 수요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그러나 국내 업체들의 경쟁우위 제품인 소형차로의 수요이전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고, 이로 인해 주요 시장에서 점유율 상승세에다 가동률도 손익분기점 이상에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실적면에서도 글로벌 업체 대비 양호한 수준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또한 송 연구원은 "정부의 경기부양책으로 자동차 판매가 상반기중 회복 단계에 들어섰다면 하반기는 그 회복속도가 빨라질 것이며 특히 소형차 위주의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ㆍ디스플레이산업, 바닥 확인하고 회복국면 진입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종은 모두 지난해 하반기에 바닥을 확인했다는 점이 올해 하반기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특히 LCD업종의 경우 올해 상반기 일부 제품에서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나는 등 예상외로 수요가 살아나고 있는데다, 해외 경쟁업체들의 어려움 속에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리더십이 강화된 점도 고무적이다.

교보증권 구자우 연구원은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12월에 바닥을 확인했다”면서 “올해 상반기의 반도체 가격 상승추세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구 연구연원 “국내 반도체 업체가 기술 경쟁력과 원가 경쟁력, 보유 케파 규모, 자금 여력 등 모든 면에서 해외 경쟁업체보다 월등한 우위를 점하고 있어 하반기에는 그 격차가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업연구원 역시 하반기 반도체 생산이 해외업계의 구조조정에 따른 공급 축소로 가격 상승세를 유지해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수출도 1.3%의 다소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전반적인 시장악화로 인해 더딘 성장세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반면 LCD는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중국의 LCD TV 수요증가, 미국 등 선진국의 디지털 방송 개시 등은 LCD수출을 회복시키는 주된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무엇보다 하반기의 수출은 기저효과도 작용하면서 상반기보다 다소 높아진 두 자리 숫자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국신용평가본부 우창범 연구원도 “LCD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우 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부터 급격히 위축됐던 LCD 수요는 올해 들어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해 3월에는 월별증가율이 지난해 중반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LCD 패널가격 역시 지난해 4분기 급락세를 보인 이후 보합권에 머물다가 수요 증가와 함께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되는 등 LCD 업황이 예상 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우 연구원은 “LCD업종은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에 저점을 이미 통과해 향후 완만한 회복국면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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