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주세요" 10대 자녀 살해한 친부…"형 무겁다" 항소했다가 무기징역

입력 2024-06-15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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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10대 자녀 2명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친부가 항소심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14일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2부(허양윤 고법판사)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57)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30년의 원심을 파기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A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검찰은 “형이 너무 가볍다”라며, A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라며 각각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반인륜적 범행으로 원심이 선고한 유기징역형만으로는 피고인의 실책에 상응하는 정도의 형사상 책임이 부과됐다고 보기엔 부족하다”라며 “따라서 피고인에 대해 무기징역형을 선고해 영원히 사회로부터 격리할 필요가 있다”라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8월28일 새벽 경남 김해시 생림면 한 야산에서 딸 B(당시 17세)양과 아들 C(당시 16세)군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는 모친과의 불화로 신변을 비관하다 자신이 죽은 뒤 아이들이 모친에게 학대당할 것을 우려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 “10년 전 이혼 후 모친과 함께 자녀를 양육하다가 모친의 잔소리에 분가하려 했으나 분가도 어려워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라고 진술했다.

A씨는 범행 한 달 전부터 약국을 돌아다니며 수면제 130알을 처방받아 구매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다. 또 범행에 사용할 화물 적재용 철끈, LP 가스통 등을 구매하기도 했다.

또한 자녀들의 적금을 해약해 범행 직전 자녀들과 남해와 부산을 여행하면서 지낼 호텔도 예약했다. 자녀들의 학교에는 “아이들과 현장 체험학습을 간다”라고 신청했고 자녀들과 부산 여행을 마친 뒤 부친의 묘소가 있는 김해 야산에서 범행을 저질렀다.

이후 A씨는 가루로 만들어 둔 수면제(각 60알)를 음료에 타 두 자녀에게 먹인 뒤 미리 준비한 도구로 목을 졸라 살해했다. 이 과정에서 C군은 고통스러워하며 “살려줘, 아버지, 살려주세요”라고 14분여간 애원했으나 A씨는 이를 외면했다. 이 장면은 A씨 차량 블랙박스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A씨는 범행 후 극단 선택을 시도했으나 학교의 신고를 받고 가족을 찾아 나선 경찰에 발견되며 미수에 그쳤다.

검찰은 “A씨는 범행 한 달 전부터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잔인한 방법으로 살인을 저질렀다. 자신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지만, 응급처치만 받고 수감될 정도로 상처가 깊지 않았다”라며 “그럼에도 반성하지 않고 인공 관절 수술을 한 무릎 불편을 호소하며 진통제를 요구하거나, 사선 변호사 선임을 묻는 등 형량을 줄이는 데만 관심을 두고 있다”라고 지적하며 1심과 항소심에서 사형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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