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대출 확대 초읽기…‘30대·노도강’ 서울 아파트값 상승 견인차 되나?

입력 2024-06-1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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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신생아 특례대출 기준 추가 완화를 예고하면서 신생아 특례대출 사용 비중이 큰 30대가 서울 외곽지역 아파트 매입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지속하는 만큼 30대의 매수세가 커지면, 하반기 이후 서울 집값 상승 폭이 더 가팔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7일 한국부동산원 통계 분석 결과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수 비중은 신생아 특례대출 시행(1월 29일부터) 이후 갈수록 늘고 있다. 4월 기준 서울 아파트 매수 중 30대 비중은 33.8%로 전체 4840건 중 1636건을 차지했다. 신생아 특례대출 시행(1월 29일) 이전인 1월의 30대 매수 비중 31.5%(2456건 중 774건)와 비교하면 2.3%포인트(p) 더 높은 수준이다.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수 비중은 신생아 특례대출 시행 전까지 큰 변동이 없었다. 지난해 4분기 평균 비중은 31.3%였다. 지난해 11월에는 29.3%로 하락하는 등 매수세가 시들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신생아 특례대출이 시작된 2월과 3월 30대 매수 비중은 모두 32.8%를 차지하면서 1월 대비 1.3%p 상승했고, 4월에는 전월보다 1%p 더 오르는 등 꾸준히 늘어나는 모양새다.

이렇듯 서울 아파트 거래 중 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당정이 신생아 특례대출 소득기준 완화를 시사했다. 전날 당정은 고위당정협의회 직후 브리핑을 통해 “저출생 대응을 위한 신생아 특례대출 소득기준 완화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현행 대출 기준으로는 부부 합산 기준 ‘1억3000만 원’이다. 지난 4월 정부는 3분기부터 소득 기준을 7000만 원 상향해 ‘2억 원’으로 조정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를 추가 완화하는 방향을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정부 예고대로 ‘2억 원+α’로 소득 기준이 완화되면 그만큼 30대 대출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출산 2년 이내 가구가 시세 9억 원 이하(전용면적 85㎡형 이하) 주택을 매수할 때 받을 수 있다. 신생아 출산과 시세 9억 원 이하라는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해 30대가 이 대출을 활용한 주 매수층으로 분류된다.

만약 부부 합산 소득 기준 완화로 대출 가능 가구가 더 늘어나면 서울에선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하고 주거 선호도가 높은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외곽지역 아파트나 젊은 층 선호가 높은 마포구 일대에 매수세가 더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부동산원의 ‘월별 아파트 매수자 연령대별 통계’ 분석 결과 올해 4월 기준 30대 이하의 매수 비중은 노원구가 33.7%, 중랑구는 33%, 마포구 35.4%, 은평구 35.7% 수준으로 서울 평균치와 비슷하거나 웃도는 곳이 많았다. 반면 서초구와 강남구는 각각 24.9%와 24.5% 수준으로 다른 지역보다 약 10%p 이상 30대 매수 비중이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정부가 신생아 특례대출 소득 기준을 완화하면 서울 아파트값이 더 오를 수 있다”며 “신생아 특례대출은 금리가 최저 연 1.6% 수준으로 낮은 만큼 이 대출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면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 특히, 노도강 지역에는 분명히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신생아 특례대출 소득기준 완화와 함께 대출 대상 주택 규모와 매매가액 완화도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만큼 추가 규제 완화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최근 ‘제22대 국회 입법 정책 가이드북’을 통해 “주택 규모를 기준으로 지원여부를 결정하면 역차별 우려가 있다”며 신생아 특례대출 면적 제한(전용 85㎡형 이하) 폐지를 주장했다. 이 밖에 고 교수는 “소득 제한과 함께 대출 가능 주택 가액 ‘9억 원’도 더 풀어줘야 한다. 최근 서울 아파트값을 고려하면 상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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