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왜 아무도 의사 편에 서지 않게 됐나

입력 2024-06-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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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포크라테스 선서 중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노라” 기억하길

우리나라에서 ‘의사’는 가장 선망받는 직업 중 하나다. 그러나 정작 의사들에 대한 사회적 비난도 거센 편이다. 의대 정원 확대를 반대하는 의사들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싸늘하기 그지없다.

정년도 없이 직업을 유지하며 억대 연봉을 버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의사라는 직업에 대해서 국민은 부러워한다. 수험생 상위 1%는 적성과 무관하게 대체로 의치한약수(의대·치대·한의대·약대·수의대)를 꿈꾼다. 서울 주요 명문대에서 자퇴하거나 등록 포기를 한 중도 탈락자 대부분은 의대에 도전하기 위함이다. 직장을 관두고 의대를 꿈꾸는 이들도 많다.

보통 한 직군이 집단행동에 나서면 연대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의사들의 곁에는 간호사도, 간호조무사도, 일반 국민도 없다. 이렇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이 의사를 차갑게 보는 이유는 소위 ‘밥그릇 싸움’으로 불리며, 매번 환자들을 볼모로 정부에 압박을 가하는 집단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2000년 의약분업 이후로 의사들은 총 다섯 번의 파업 카드를 꺼냈고, 늘 이겼다. 의사 가운을 벗어 던졌을 때 정부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일부 의사들의 일탈에도 유지되는 의사 면허도 국민에게서 외면받게 된 배경 중 하나다. 성범죄를 저질러도, 마약을 해도 심지어 살인 범죄가 있어도 수년 뒤 다시 면허를 받을 수 있었다.

지난해 11월부터 의료인이 범죄를 저질러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면허가 취소되도록 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의사들 사이에선 우발적 실수에 의한 교통사고만으로도 의료인 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었다. 하지만 변호사 등 다른 전문직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유사한 규제를 받고 있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지켜보는 게 아니라 전문가집단임을 강조해 ‘우린 너희와 달라’라는 느낌을 주는 것도 의사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포인트 중 하나다.

어릴 적 생각했던 의사의 모습은 고귀한 사람의 생명을 다루며 헌신하는 직업이었다. 지금도 의료현장을 지키는 대부분 의사는 존경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하며 환자를 떠난 의사들은 수십만 명의 중증 환자들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휴진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방문했던 서울대 의과대학 앞에는 히포크라테스 선서가 적혀 있었다. “이제 의업에 종사할 허락을 받으메 나의 생애를 인류봉사에 바칠 것을 엄숙히 서약하노라. 나의 양심과 위엄으로써 의술을 베풀겠노라. 나는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노라”라는 문구를 휴진에 나서는 의사들이 다시 한번 생각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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