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 활성화 방안'에 "명확한 옥석가리기 시그널…기관투자자 유인엔 한계"

입력 2024-06-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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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리츠 활성화 방안을 내놨지만 단기 실효성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아파트 재건축 현장. (사진=연합뉴스)
▲국토교통부가 리츠 활성화 방안을 내놨지만 단기 실효성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아파트 재건축 현장.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부동산투자회사(리츠, REITs)를 활용해 부동산 시장 위기를 해소하는 방안을 내놨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우량 사업장을 중심으로만 선별적으로 적용될 것이라며 '옥석가리기' 신호가 명확해졌다는 평가다. 전문·기관투자자들을 유인하기 위한 대책들도 포함됐지만 유인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19일 건설·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17일 발표된 국토교통부의 '국민소득 증진 및 부동산 산업 선진화를 위한 리츠 활성화 방안'에도 불구하고, 시장 활성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번 방안에서 관심을 모은 것은 지방 미분양과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문제를 해결하는 데 리츠를 일종의 '구원투수'로 활용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경매 위기 사업장 토지를 인수하는 '공공지원민간임대리츠'의 시공사 참여 요건을 완화하고, 미분양 CR리츠(기업구조조정리츠) 조달금리를 낮추기 위한 모기지 보증 활용 지원 등이다. 신탁사가 수탁 보유 중인 미분양 주택도 미분양 CR리츠의 매입 대상에 포함시키는 유권해석도 내놨다.

하지만 리츠를 활용해 부동산 위기를 해소하겠다는 접근방식을 두고 한계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되는 사업장은 리츠가 투자를 하고, 안 되는 사업장은 정리하라는 이야기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방안은 결과적으로 건설경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익 창출이 민간사업의 최우선 목적인 만큼, PF 사업장에 대한 공공지원민간임대리츠 도입 추진이나 미분양 CR리츠 도입은 어떤 식으로 운영해도 결국은 우량 사업장 중심으로 투자가 집중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리츠 업계의 의견을 반영해 전문·기관투자자 유입을 늘리기 위한 조치들도 곳곳에 담겼지만, 다소 아쉽다는 평가다. 국토부는 이번 방안에서 처음으로 '프로젝트리츠'를 제안하며 부동산 개발 과정에서의 리츠를 신설하겠다고 했다. 기존 방식은 개발 전략이 공시를 통해 노출되기 때문에 리츠의 개발 단계에 전문투자자들이 참여하기 어려웠다. 때문에 프로젝트리츠는 개발 전략에 대해서는 공시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영업등록 시 투자 대상을 확정하지 않고 투자 조건만 등록해 향후 같은 조건 충족 자산에 대해 별도 인가 없이 신속한 투자가 가능하도록 '블라인드 리츠'도 즉시 허용하기로 했다.

시장 경기 악화 상황에서는 전문·기관투자자가 이같은 방안에 반응해 리츠 투자를 늘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금융권 부동산 분야 전문가는 "시장 자체가 얼어붙어 있는 상황에서 지식산업센터, 오피스텔 등 일부 시장은 특히 위축이 심하다"며 "미국 역시 상업용 부동산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데, 리츠 운영상 혜택을 제공한다는 것만으로 투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현재 시장상황을 본다면 전문·기관투자자가 굳이 리츠를 통해 부동산 투자를 해야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며 "간접투자로는 리츠를 대신할 부동산펀드라는 방식이 있고, 자체적인 분석력도 갖고 있는 만큼 우량 사업장에 제한돼 투자할 경우 리츠와 수익을 나눠 갖는 대신 직접 투자를 하는 것이 더 낫다"고 분석했다.

관련 업계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이번 방안에서 그치지 않고 연장선에서 더 파급력을 확보한 추가 방안이 지속적으로 발표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헬스케어리츠, 테크리츠를 허용한 것에 그치지 말고 리츠 투자 범위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에 리츠의 투자 범위가 넓어진 것은 긍정적이지만, 현재 수준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리츠를 통해 더욱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가능한 자산 범위가 늘어나야 매력도가 상승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리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방안보다 세제 혜택이 더 효과적이고 파급력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리츠업계 관계자는 "수익을 내 배당을 해야 하는 리츠에서 가장 원하는 것은 세제 혜택"이라며 "이번 방안에서 구체적인 세금 완화에 대한 내용을 언급하지 않아 아쉽다"고 평가했다. 리츠는 자산 재평가를 실시해 평가차익이 발생할 경우 법인세 부담이 커지는 점 때문에 자산재평가가 활성화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세제혜택이나 리츠 투자 대상을 확대하는 부분도 고려하고 있다"며 "이번 방안을 통해 리츠에 대한 투자가 단기간에 급증한다고 기대하기보다는, 기반을 닦는다고 생각하고 접근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금리가 인하되고 금융시장이 안정화되면 대체투자 차원에서 리츠에 대한 투자도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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