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의협)가 전국 의사들의 18일 집단행동을 주도한 가운데 개원가의 전면 휴진은 현실화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휴진 안내문이 곳곳에 붙었지만, 정상진료를 실시한 의원급 의료기관도 많아 환자들의 혼란은 크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본지가 방문한 서울 용산구 소재 한 건물에는 5개 의원 중 2곳이 휴진했다. 이 가운데 1곳은 매주 화요일마다 정기 휴진하는 의원이다. 의협의 휴진에 참여한 것으로 보이는 의원 출입문에는 ‘18일 휴진하오니 진료에 착오가 없으시기를 바란다’라는 짧은 안내 문구가 붙였다.
용산구 내 의료기관이 모여있는 또 다른 건물에는 모든 의원이 정상 진료 중이었다. 같은 건물에 입주한 3개 의료기관 모두 진료와 접수를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건물 계단에는 정상운영을 알리는 입간판이 나와 있다.
이 건물의 한 의원에 방문한 70대 여성 환자 A 씨는 “프런트에 불이 꺼져있어서 휴진한 줄 알았는데, 점심시간 끝나고 다시 오라고 한다”라며 안도감을 표했다.
같은 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에서도 휴진에 참여한 의원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다만, 다수의 의원이 정상 진료 중으로 평소와 다른 혼란은 보이지 않았다.
한 개 층에 7개의 의원이 입주한 한 건물에서는 1곳만 휴진 안내문을 내걸었다. 한의원 1곳, 치과 1곳을 제외한 나머지 4곳의 의원은 모두 정상 진료 중이었다. 또 다른 건물에 위치한 한 의원은 ‘부득이한 사정’이라는 설명과 함께 ‘오후 휴진’을 실시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의협은 집단휴진과 함께 여의도 환승센터 일대에서 궐기대회를 진행하고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와 전공의 대상 처분을 규탄했다. 의협 측 추산 2만여 명, 경찰 추산 1만2000여 명이 집회에 참석했다.
의협은 정부에 제시한 △의대 정원 증원 재논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쟁점 사안 수정·보완 △정부가 통보한 전공의·의대생 관련 행정명령 및 처분 소급 취소와 사법처리 위협 중단 등의 3대 요구안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 집단 휴진을 재차 단행할 계획이다.
최안나 의협 총무이사 겸 대변인은 이날 궐기대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의 태도 변화가 없으면 27일부터는 무기한 휴진 투쟁에 들어가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