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ㆍ금융비용 감축 등으로 해법 찾아야"…공사비 상승 위기에 공공의 역할 중요[치솟은 건설원가, 공사비 고공행진 언제까지?③]

입력 2024-06-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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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쌍용건설과 협력사 직원들이 KT 판교 신사옥 앞에서 물가 상승을 반영한 공사비 인상을 요구하는 집회를 하는 모습.  (사진제공=쌍용건설)
▲지난해 10월 쌍용건설과 협력사 직원들이 KT 판교 신사옥 앞에서 물가 상승을 반영한 공사비 인상을 요구하는 집회를 하는 모습. (사진제공=쌍용건설)

공사원가 상승으로 공사비가 오르며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은 갈등까지 마주하고 있다. 민간영역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원가 상승 상황에서 전문가는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공공부문의 공급 확대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현실적으로 조율이 불가능한 영역의 원자잿값 상승을 상쇄할 수 있는 기타 비용 감소 방안으로 금융비용 감축과 세제 혜택 등 보조적 해법도 함께 제시됐다.

21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공사비 인상 상황을 매우 우려하며 해결책을 촉구하고 있다. 민간 영역뿐 아니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와 같은 주요 사회간접자본(SOC)마저 타격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고 진단하고 있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공사비 상승으로 인한 타격이 민간영역뿐 아니라 정부 사업, GTX 공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며 "공급 부족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공공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때"라고 역설했다.

이어 "공사비가 올라 수익성이 줄어든 상황인 만큼, 민간 영역에서는 수익성이 개선되는 때를 기다리며 공급을 줄일 것"이라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공공주택 공급 확대 등 물량 확대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제언했다.

건설업계의 금융부담을 줄여 공사비 인상을 줄여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윤주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겸임교수는 "금융비용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을 일으키기 어려워지면서 금리가 12% 이상으로 올라갔다"며 "건설원가에서 금융비용이 20~30%가량 되기 때문에, 줄이기 어려운 원자잿값이나 인건비보다 금융비용을 줄이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 역시 "정부에서 민간 건설업계의 기술 개발 지원을 위한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우리나라는 자급자족하는 공사 원자재가 사실상 없어 전량 외국에서 수입하는 방식에 의존하고 있다"며 "원자잿값 단가 인하는 정부나 민간이 손댈 수 없는 부분이므로 풀기 쉽지 않은 문제"라고 진단했다.

공사비용 증가를 막기 위한 근본적인 방안 중 하나로 건설과정 효율화를 통한 공사기간 단축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뒤따른다. 서 교수는 "결국 민간 분야에선 공사기간 단축을 통한 경비 절감 방법을 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사비 인상 상황을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정확하게 인식하고, 새 계약조건 협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원자잿값 인상 등에 따른 분양가 상승 문제는 결국 돈에 관한 문제로, 만약 정책으로 해결하려면 세금 투입이 이뤄져야 하는데 어렵다. 국고 투입에 따른 부작용도 크고, 정부가 공사비 원가를 직접 관리하는 것도 시장경제 원리상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이어 "건설사는 과거에 계약을 진행했어도, 공사비 인상 등으로 상황이 바뀌어 공사비를 인상하지 않으면 못 짓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이러면 주택 공급에도 차질이 생기고 사회적 갈등이 커진다"며 "민간 건설현장의 이해관계자, 특히 건설사와 함께 정비사업조합에서도 공사비 상승이라는 새 기준을 인정해야 손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합은 공사비를 인상해 줄 부분은 인상하고, 시공사는 터무니없이 높은 금액을 제시하기보다는 원가절감 등 자구안을 포함한 인상안을 토대로 협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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