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지사는 20일 국회의장실에서 우원식 의장을 만나 "용인 남사 중심 등 삼성과 SK하이닉스 등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계획을 진행하고 있는데, 문제는 용수와 전기"라며 "반도체특별법은 용수와 신재생에너지 공급 관련된 것들이 있어서 의장님이 관심 가져주시면 감사하겠다. RE100 3법,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특별법도 관심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기후도지사'라고 하는데, 의장님 전공이 환경공학 쪽이니 '기후의장'이실 것 같다"며 "지금 중앙정부에서 기후위기 대응에 대해서 상당히 퇴행적이고, 국제사회도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 기후도지사로서 기후의장님과 함께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내지 않을까 기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우 의장은 "반도체, 바이오 산업을 육성하고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우리나라 미래 산업의 핵심 과제다. 이런 점에서 경제전문가이신 김동연 지사께서 경기도에서 크게 역할을 해 주셨으면 한다"며 "관심 있는 분야이고 국회에서도 열심히 지원하도록 할 생각이다. 함께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김 지사는 또 "얼마 전 새로운 시대정신이 담긴 개헌 얘기를 하셨다"며 "5.18정신, 기후변화, 저출생 문제 등과 같은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새로운 도전과제에 대한 시대정신과 권력구조 개편 문제를 포함해 의장님이 선두에 서서 그 문제를 다뤄주시면 최대한 함께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 의장은 "1987년 만들어진 틀이 37년 동안 유지되면서 우리 사회가 감당할 수 없는 지경까지 왔다"면서 "정치가 하는 기능은 길을 만드는 것이다. 새 길은 아니더라도 국민들이, 세상의 변화가 만들어놓은 길을 수용해낼 수 있는 최소한의 틀을 만드는 일이 지금 너무나 심각하고 중요한 일"이라고 답했다.
우 의장의 의견에 대해 공감을 표한 김 지사는 "지금 말씀드린 개헌의 내용은 기득권 세력들의 반발 내지는 현상 유지를 어떻게 극복하냐 문제가 아닌가 싶다"며 "의장님께서 소신과 신념이 있으셨기 때문에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동연 지사는 지난 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 등을 만나 '경제 3법' 처리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 지난달 24일 제22대 국회 경기도 지역구 당선인 40명을 만난 자리에서도 이같은 내용을 강조했다.
'경제 3법'은 △반도체 특별법 제정 △RE100 3법 제ㆍ개정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특별법 제정 등이다.
반도체 특별법은 △전력ㆍ용수 등 기반시설 지원, 기업 집중입주, 인력확보, 신재생에너지 확충 등을 위한 반도체 특구 지정 △수도권 규제 완화 △팹리스 및 중견·중소기업 지원 △반도체 생태계 기금 조성 등의 내용을 말한다. 현행법은 개별 산업단지 지원으로 반도체 집적화 지원에 한계가 있다.
RE100 3법은 △RE100 국가 실현을 위한 '신재생에너지법' 개정 △농촌 RE100 실현을 위한 '영농형태양광지원법률(가칭)' 제정 △업단지 RE100 실현을 위한 '산업집적법' 개정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