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美 필리조선소 1억弗 인수…MRO 시장 본격 공략 [종합]

입력 2024-06-21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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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 조선소, 美 상선 50% 이상 공급
세계 최대 방산 시장 진출 교두보 확보
한화시스템ㆍ한화오션 시너지 기대

▲미국 필리 조선소 전경. (사진제공=한화그룹)
▲미국 필리 조선소 전경. (사진제공=한화그룹)

한화그룹이 함정 유지ㆍ보수ㆍ정비(MRO) 사업 역량을 강화하며 미국 조선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한화오션이 보유한 친환경 선박 기술, 스마트십 기술 등을 접목해 북미 지역에서 압도적인 기술 및 원가 경쟁력을 갖춘 조선소로 탈바꿈시켜 나갈 방침이다.

한화그룹은 20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 소재 필리(Philly) 조선소 지분(100%)을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21일 밝혔다.

인수에는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이 참여하며 인수금액은 1억 달러(약 1380억 원)다. 한화그룹은 필리 조선소가 보유한 미국 내 최대 규모 도크를 함정 건조 및 MRO 수행을 위한 사업장으로 활용한다.

이번 인수로 한화그룹은 미국 상선 및 방산 시장 본격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필리 조선소는 노르웨이 석유ㆍ가스ㆍ재생에너지 전문기업 아커(Aker)의 미국 소재 자회사로 존스 법(Jones Act)에 따라 본토 연안에서 운항하는 상선을 전문적으로 건조하는 업체다.

필리 조선소는 1997년 미 해군 필라델피아 국영 조선소 부지에 설립된 이후 미국에서 건조된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컨테이너선 등 대형 상선의 약 50%를 공급해오고 있다. 교통부 해사청(MARAD)의 대형 다목적 훈련함 건조 등 상선뿐만 아니라 해양풍력설치선, 관공선 등 다양한 분야의 선박 건조 실적도 보유하고 있다.

해군 선박의 수리ㆍ개조 사업도 핵심 사업 영역 중 하나다. 조선 인프라가 취약한 미국은 함정 MRO 물량 일부를 해외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국 MRO 시장에 진출한다면 추후 함정 건조 사업을 수주할 가능성도 커지게 된다.

▲미국 필리 조선소 전경. (사진제공=한화그룹)
▲미국 필리 조선소 전경. (사진제공=한화그룹)

시장조사업체 모도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에 따르면 글로벌 해군 함정 MRO 시장 규모는 올해 577억6000만 달러(약 78조 원)에서 2029년 636억2000만 달러(약 88조 원)로 커질 전망이다. 이 중 미국 시장의 규모만 연간 143억9000만 달러(약 20조 원)에 달한다.

HD현대와 한화오션은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사업 수주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2월 카를로스 델 토로 미국 해군성 장관이 방한하자 정기선 HD현대 부회장과 권혁웅 한화오션 대표이사 부회장이 직접 함정 건조 역량과 MRO 기술력을 설명했을 정도다.

한화오션은 호주 방산 조선업체인 오스탈 인수도 추진 중이다. 오스탈은 호주와 미국 해군에 선박을 설계ㆍ건조해 납품하는 방산기업으로 미국 앨라배마주 등에 조선소를 두고 있다. 오스탈을 인수할 경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특수선 사업 수주에 힘을 실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어성철 한화시스템 대표는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이 필리 조선소 인수를 통해 글로벌 선박 및 방산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사업적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며 “중동ㆍ동남아ㆍ유럽을 넘어 미국 시장까지 수출 영토를 확장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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