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뒤집혀 있다?…콘셉트 포토존 '거꾸로하우스' [Z탐사대]

입력 2024-06-2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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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일상에서 궁금한 것들, 해보고 싶은데 귀찮은 것들, 그리고 '왜 저게 화제가 되는거지?'라고 생각되는 것들을 Z세대 기자들이 직접 해보고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혹시 Z세대 기자들이 해봤으면 하는 것들이 있다면 언제든 이메일로 제보해 주세요. 늘 환영입니다.

Z세대에게 '사진'은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다. 만나는 온종일 사진을 찍고도 헤어지기 전에 인생네컷을 찍는다. 일상 순간순간을 기록하며 사진 수백 장을 찍고 그 중 마음에 드는 사진 몇 장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한다. 자신이 원하는 느낌으로 인스타그램을 꾸미고 아무리 잘 나온 사진이더라고 피드 분위기와 맞지 않는다면 올리지 않는다. Z세대에게 사진은 단순히 추억을 남기는 용도가 아니라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가장 대중적인 수단이다. 이런 Z세대에게 재밌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은 충분히 매력적인 장소다. 오늘 소개할 '거꾸로 하우스'도 독특한 '콘셉트 포토존'으로 SNS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Z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거꾸로 하우스는 일상 공간을 색다른 관점으로 재해석한 이색 체험 공간이다. 말 그대로 모든 게 거꾸로 돼 있어 사진을 찍은 뒤 스마트폰 편집으로 거꾸로 돌리면 천장에 붙어 있는 재밌는 사진이 나온다. 서울 성수동에 5월 1일 오픈한 거꾸로 하우스는 이미 미국, 영국, 독일, 대만 등 전 세계에서 약 90여 개가 운영 중인 '글로벌 포토 스팟'이다. 이미 인스타그램에서 핫해질 대로 핫한 만큼 Z탐사대도 유행에 뒤지지 않기 위해 얼른 다녀와 봤다.

▲거꾸로 하우스 (나병주 기자 lahbj12@)
▲거꾸로 하우스 (나병주 기자 lahbj12@)

거꾸로 하우스는 서울숲 인근에 있다. 바로 옆에 주차장이 있어 자차가 있으면 접근이 편하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10~20분은 걸어야 한다. 주차장은 약 400대를 수용할 수 있고 금액은 따로 지급해야 하며 휴일 없이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한다.

거꾸로 하우스라는 이름에 걸맞게 도착하자마자 뒤집힌 집 한 채를 바로 발견할 수 있다. 마치 미국 드라마에서 나올 법한 파란색 가정집이 물구나무를 선 채로 우리를 맞이했다. 파란색이 아래를 향하는 게 마치 내 주식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입장권을 끊으러 갔다. 원래는 오픈 이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지만 15일부터 시설관리 및 유지보수를 이유로 5000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다. 입장권은 바로 옆에 있는 카페에 가면 구매할 수 있다.

▲주의사항이 거꾸로 돼 있어 읽기 쉽지 않다. 이렇게 사진을 찍어 화면을 거꾸로 돌려보자. 얼마나 읽기 쉬운가. (나병주 기자 lahbj12@)
▲주의사항이 거꾸로 돼 있어 읽기 쉽지 않다. 이렇게 사진을 찍어 화면을 거꾸로 돌려보자. 얼마나 읽기 쉬운가. (나병주 기자 lahbj12@)

입장하면 작은 복도 양옆으로 촬영 노하우와 주의사항 등 안내문이 붙어 있다. 하지만 거꾸로 하우스답게 모두 거꾸로 붙어 있어 읽기는 쉽지 않았다.(영리한 사람이라면 이 안내문을 사진으로 찍어 거꾸로 돌려 보길 바란다) 거꾸로 하우스는 총 2층으로 이뤄져 있다. 1층에는 아이 방과 화장실, 공부방이 있고 2층에는 부엌, 거실, 침실, 그리고 현관이 있다. 2층에 현관이 있다고 놀라지 마시라. 다행히 입장하는 '진짜' 현관은 1층에 있으니까.

내부는 생각보다 작고 아담했다. 이름은 하우스지만 집이라기보단 사진을 찍는 '포토 스팟'이라고 보는 게 더 어울린다. 각 장소에는 사람 1명에서 많게는 3명까지 들어갈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거꾸로 하우스는 정말 모든 게 거꾸로 붙어 있었다. 의자, 책상, 변기, 침대 심지어 냉장고까지 거꾸로 매달려 있다. 특히 인테리어 디테일이 진짜 가정집을 떠올리게 해 위화감이 전혀 들지 않았다. 인스타그램에서 사진 맛집으로 소문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Z탐사대도 콘셉트 샷 도전에 나섰다. 마침 1층에 자세를 추천해주는 안내문이 있어 똑같이 따라 해보기로 했다. 참고로 기자는 유명한 몸치에 카메라 앞에만 서면 굳어버리는 병이 있다. 객관적인 평가와 피드백은 정중히 사양하겠다. 일방적인 칭찬과 응원만 보내주길 바란다.

▲그릇에 매달리는 느낌으로 찍었는데 그릇이 떨어질까 살짝 겁났다. 돌리고 보니 비보이 느낌(?)이 난다. (나병주 기자 lahbj12@)
▲그릇에 매달리는 느낌으로 찍었는데 그릇이 떨어질까 살짝 겁났다. 돌리고 보니 비보이 느낌(?)이 난다. (나병주 기자 lahbj12@)

▲그나마 현실성이 있는 사진이다. 누군가는 한 손으로 물구나무서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참고로 기자는 못한다. (나병주 기자 lahbj12@)
▲그나마 현실성이 있는 사진이다. 누군가는 한 손으로 물구나무서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참고로 기자는 못한다. (나병주 기자 lahbj12@)

▲누워서 손발만 들면 됐는데 찍고 나니 뭔가 어색하다. 역시 타고난 몸치는 어쩔 수 없다. (나병주 기자 lahbj12@)
▲누워서 손발만 들면 됐는데 찍고 나니 뭔가 어색하다. 역시 타고난 몸치는 어쩔 수 없다. (나병주 기자 lahbj12@)

▲가장 고난이도 사진이었다. 점프를 하는 순간 공중에서 자세를 잡아야 해서 어려웠다. (나병주 기자 lahbj12@)
▲가장 고난이도 사진이었다. 점프를 하는 순간 공중에서 자세를 잡아야 해서 어려웠다. (나병주 기자 lahbj12@)

▲서서 의자를 가리키기만 하면 돼 매우 쉬웠다. 공간이 좀 좁아 예시 사진과 비슷한 느낌을 내지는 못한 것 같다. (나병주 기자 lahbj12@)
▲서서 의자를 가리키기만 하면 돼 매우 쉬웠다. 공간이 좀 좁아 예시 사진과 비슷한 느낌을 내지는 못한 것 같다. (나병주 기자 lahbj12@)

사진을 거꾸로 돌렸을 때 어떻게 나올지 생각해야 하다 보니 자세를 잡기가 쉽지 않았다. 사진을 찍고 매번 돌려봤지만 원하는 컷이 나오지 않아 몇 번 찍기를 반복했다. 그래도 이 정도면 나름 비슷(?)하게 나온 것 같다. 그렇지 않나?

거꾸로 하우스는 소문대로 재밌는 사진을 여러 장 건질 수 있는 이색 포토존이었다. 평소에 사진을 찍는 걸 그렇게 좋아하지 않지만, 거꾸로 하우스는 사진 찍는 재미가 쏠쏠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사진 찍은 게 정말 오랜만이었다. 한 가지 팁을 주자면, 동영상을 찍고 캡처하는 게 사진을 찍는 것보다 더 쉽다. 수십 번의 점프 끝에 깨달은 팁이니 귀담아들어도 좋을 것이다.

▲6월 중순이지만 벌써 30도가 넘어갔다. (출처=스마트폰날씨캡처)
▲6월 중순이지만 벌써 30도가 넘어갔다. (출처=스마트폰날씨캡처)

하지만 지리적인 위치가 조금 아쉬웠다. 주변 지하철역에서 도보로 10~20분 정도 걸리는데, 최근 폭염주의보가 잦은 만큼 무더위에 이 정도 거리를 걷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자차가 있다면 문제없겠지만 대부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Z세대에겐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아직 해가 지면 그래도 괜찮은 편이니 늦은 오후에서 저녁 사이에 가는 걸 추천한다.

평일 다소 이른 시간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계속 보였다. 박형민 씨는 "인스타그램을 보고 찾아 왔다. 평소에 이런 곳을 자주 오진 않는데 재밌어 보여서 와봤다"며 "다음에 올 기회가 생긴다면 한 번쯤은 또 올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평소에는 사람들이 얼마나 찾아올까? 매니저인 박숙현 씨에 따르면 "평일보단 주말이나 공휴일에 사람이 많이 온다. 주말 하루에 약 400명 남짓 오는 것 같다""가족, 커플, 친구 등 연령층을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찾아온다"고 설명했다. 운영 기간에 대해서는 "계약은 일단 올해까지 돼 있고 연장된다면 계속 운영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Z세대에게 이런 포토존은 이제 시간을 내서라도 가는 하나의 '엔터테인먼트'다. 지나가는 김에 사진을 찍는 게 아니라, 사진을 찍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들여 능동적으로 찾아가는 것이다. 누군가에겐 단순히 사진을 찍는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들에겐 이 모든 과정이 즐거운 '놀이'에 가깝다. 실제로 거꾸로 하우스도 유동 인구가 적은 지역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방문객들이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거꾸로 하우스는 찾아가기엔 아쉬울지 몰라도 노는 코스를 짜기엔 위치가 제격이다. 이렇게 끝내긴 아쉬우니 Z탐사대가 여러분을 위해 직접 발로 뛰고 짠 코스를 소개하며 마무리하려 한다. 절대 회사 돌아가기 싫어서 한 건 아니니 오해 없길 바란다.

▲서울숲은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줘 산책하기 좋았다. 성수동은 가고 싶은 음식점과 카페가 너무 많아 고르기가 힘들었다. 다행히 선택한 곳 모두 훌륭했다. (나병주 기자 lahbj12@)
▲서울숲은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줘 산책하기 좋았다. 성수동은 가고 싶은 음식점과 카페가 너무 많아 고르기가 힘들었다. 다행히 선택한 곳 모두 훌륭했다. (나병주 기자 lahbj12@)

1. 해가 넘어갈 때쯤 느지막이 나와서 거꾸로 하우스 도착! 혼신의 힘을 다해 촬영을 마치고 바로 옆 카페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한다.
2. 카페에서 나와 횡단보도를 하나 건너면 서울숲이 있다. 숲에서 자연을 느끼며 산책을 즐기면 어느새 해가 진다.
3. 서울숲 바로 옆에 있는 성수동으로 넘어간다. 성수동엔 맛집, 카페, 술집 등 모든 게 다 있다. 어떤 걸 즐길지는 여러분의 자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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