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원 iM뱅크 영업지원그룹 부행장 “시중은행 안착 위한 핵심은 ‘인재’ 확보” [은행의 별을 말한다⑩]

입력 2024-06-24 05:00 수정 2024-06-26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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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4-06-23 17:3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늦깎이 지점장, ‘발로 뛰는 영업’으로 성과평가 ‘금상’
공단 내 지점ㆍ투자금융 5년 근무로 기업 여신 전문성 길러
시중은행 전환 따른 기업영업ㆍIT 전문 인력 확보 중요성↑
“인재 육성ㆍ현장 영업해 ‘뉴 하이브리드 뱅크’ 비전 실천”

은행장이 전반적인 은행 경영을 총괄한다고 하면 부행장은 실질적인 사업을 담당하는 집행임원이라고 할 수 있다. 뱅커 중엔 최고 자리까지 올라간 부행장을 우리는 ‘은행의 별’이라고 부른다. 그만큼 부행장이 되기까지가 어렵고 힘든 과정이기 때문이다. 본지는 부행장의 현황과 역할을 짚어보고 인터뷰를 통해 부행장이 되기까지의 과정과 업무에 대한 이야기, 후배 은행원에 대한 당부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2024년 6월 5일. 32년 만에 새로운 시중은행인 ‘iM뱅크’가 탄생했다. 57년 간 대구·경북 지역의 대표기업으로 성장해 온 대구은행이 전국구 시중은행으로 새 출발한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iM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처럼 기존 은행의 과점 체계를 깨고 새로운 ‘메기’가 될지 여부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상존한다.

분명한 체급 차이와 후발 주자의 한계는 부정할 수 없지만 iM뱅크는 ‘지방에 본점을 둔 첫 시중은행’으로서 성공적인 롤모델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디지털 접근성과 중소기업 금융 노하우를 모두 갖춘 ‘뉴 하이브리드 뱅크’라는 새로운 비전을 통해서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하게 꼽히는 요인이 ‘적정 인력’이다. 그 어느 때보다 기존 직원들에 대한 연수와 인력 채용 등을 담당하는 영업지원그룹의 역할이 중요해진 가운데 그 중심에는 이해원 iM뱅크 영업지원그룹장(부행장)이 있다.

이해원 부행장은 최근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iM뱅크 14층 집무실에서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iM뱅크가 시중은행으로 안착할 수 있게 지원하는 것이 올해 목표”라면서 “이를 위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 ‘인재’(육성 및 채용)”라고 밝혔다. 영업지원장인 그가 맡은 여러 업무 중 인사 관리에 약 70%에 달하는 관심을 쏟고 있는 배경이다.

iM뱅크의 성공적인 시중은행 전환을 위해 가장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그는 30년 이상 현장을 누빈 ‘기업 여신 전문가’로 통한다. 1985년에 대구은행에 입행한 후 포항영업부 기업지점장, 부산영업부 부장, 기업여신기획부 상무 등을 거쳤다. 입행 38년 만인 지난해 인사 관리ㆍ직원 연수ㆍ노사 업무 등 은행 영업에 필수적인 여러 업무 전반을 책임지는 부행장 자리에 올랐다.

그는 승진이 상대적으로 늦은 편이었지만, 오히려 좋은 성과를 내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2015년 5월 포항영업부 기업지점에서 첫 지점장직을 맡았을 당시 동기들은 이미 두 번째 지점의 책임자(장)으로 이동했다. 이 부행장은 “남들보다 늦었기 때문에 절박함이 컸다”며 “그해 연말까지 ‘돈키호테식’으로 무모하리만큼 돌아다니면서 현장 영업에 힘을 썼다”고 회상했다.

그의 영업 방식은 기업을 직접 방문해 분위기를 살피고 소통하는 것이었다. 기업의 영업이익 등 정량적 지표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느껴지는 정성적 지표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이 부행장은 “현장에 가면 조직 규모가 큰 곳임에도 분위기가 침체한 곳이 있는데, 그런 기업은 결국 몇 년 후 실적이 하락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장기적으로 거래할 기업을 많이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장에 많이 가고 소통을 적극적으로 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처음에는 퇴짜를 놨던 거래처가 그의 적극성에 반해 손을 내밀기도 했다. 그가 포항영업부 기업지점장으로서 포항의 철강 관련 중견기업을 방문했을 때 일이다. 어렵게 잡은 미팅 당일, 회사 앞 보수 공사를 하는 곳에 발이 빠져 시멘트 범벅이 됐다. 급하게 대처한 후 미팅을 진행한 당시 이 부행장의 모습을 ‘적극적이고 열정적’이라고 평가한 해당 기업의 대표는 기존에 다른 은행 3곳과 거래하던 건을 전부 당시 대구은행으로 옮기기로 했다.

성과는 그 이듬해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는 당시 성과평가 최하위 점포였던 포항영업부 기업지점을 1등으로 올려 금상을 받았다. 거래에 성공한 기업들과 연관성이 있는 크고 작은 철강 도ㆍ소매업체를 추가로 소개받아 지점의 거래처가 늘어나기도 했다.

▲이 부행장은 그가 기업 여신 업무에 대한 역량을 기를 수 있었던 계기로 두 가지를 꼽았다. 하나는 1990년대 행원 시절 이현공단지점에서 근무했던 경험이다. 본점에서 해당 지점의 기업영업을 키우고자 '집중 지원 점포'로 지정하면서 업무량이 급증했다. 이 부행장은 “40여 년 가까이 은행원 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든 시기였다”면서도 “그 과정을 겪으며 크게 성장했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계기는 2010년 투자금융 업무를 담당하게 된 것이었다. 투자금융은 형식이 정해진 2~3장의 약정서를 작성하는 통상적인 여신업무와 달리, 특정 기업과 책 한 권 분량의 개별적인 대출 약정을 체결하기 때문에 재무적 지식뿐만 아니라 법률적 지식도 필요하다. 그는 여신 업무 역량을 쌓고 싶다면 꼭 투자금융 업무를 경험해볼 것을 후배들에게 당부했다.  (사진제공=iM뱅크)
▲이 부행장은 그가 기업 여신 업무에 대한 역량을 기를 수 있었던 계기로 두 가지를 꼽았다. 하나는 1990년대 행원 시절 이현공단지점에서 근무했던 경험이다. 본점에서 해당 지점의 기업영업을 키우고자 '집중 지원 점포'로 지정하면서 업무량이 급증했다. 이 부행장은 “40여 년 가까이 은행원 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든 시기였다”면서도 “그 과정을 겪으며 크게 성장했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계기는 2010년 투자금융 업무를 담당하게 된 것이었다. 투자금융은 형식이 정해진 2~3장의 약정서를 작성하는 통상적인 여신업무와 달리, 특정 기업과 책 한 권 분량의 개별적인 대출 약정을 체결하기 때문에 재무적 지식뿐만 아니라 법률적 지식도 필요하다. 그는 여신 업무 역량을 쌓고 싶다면 꼭 투자금융 업무를 경험해볼 것을 후배들에게 당부했다. (사진제공=iM뱅크)

이 부행장은 지점장을 맡기 전부터 꾸준히 기업 여신 부문 역량을 쌓아왔다. 90년대 행원 시절 ‘본점 집중 지원 점포’로 꼽혀 기업 여신 업무량이 급증했던 이현공단지점에서 6개월가량 새벽 퇴근을 밥 먹듯 했고, 이후 5년 2개월 간 투자금융부에서 구조화금융 관련 업무를 맡으며 전문성을 길렀다.

이 같은 전문성이 영업지원그룹에서 부행장직을 수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그는 “대화하다 보면 상대방의 업무에 대한 깊이와 역량을 판단할 수 있어 적합한 인력을 채용하고 육성하는 데 효과를 본다”고 말했다.

이 부행장은 현재 기업영업전문인력(PRM) 등 일부 인력 채용 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PRM은 2019년부터 수도권 영업강화를 위해 도입된 제도로, 올해 4월 기준 2조5000억 원 규모의 기업대출 자산 확보에 기여했고 저원가성 예금과 외환거래 등 다양한 부수거래도 함께 유치했다. 올해 60여 명의 PRM을 추가로 채용해 현재 서울 강남, 여의도 등에 있는 5개 센터에서 100명이 넘는 PRM이 활동 중이다.

iM뱅크는 시중은행 전환에 따라 PRM 인력과 센터를 더 늘릴 계획이다. 이 부행장은 “여신업무나 외환·수신업무 쪽에 강점이 있는 인력을 PRM으로 채용 중”이라며 “iM뱅크가 ‘3년 내 전국 영업망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PRM 역시 전국 지점으로 확대 배치하고, 센터 수도 늘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IT 분야 인력도 iM뱅크가 신경 쓰는 인력풀이다. iM뱅크의 시중은행으로서의 목표 중 하나가 디지털 접근성과 혁신성을 높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iM뱅크는 모바일 뱅킹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디지털ㆍ정보보안 분야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전문인력을 약 20명 채용했고, 다음 달부터 투입할 예정이다.

오프라인 인력 확보에는 ‘지역인재 발굴’이라는 새로운 전략을 적용하고 있다. 기존에는 대구 인력을 선발해 수도권과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등 각 지역에 보내는 형식이었다면, 시중은행 전환 후에는 해당 지역에서 업무 경험이 있는 인재를 뽑는 식으로 채용 방식을 바꿨다. 전국에 빠르게 뿌리를 내리려면 각 지역의 특성을 가장 잘 아는 인력이 필요해서다. 시중은행 전환 후 첫 거점 점포인 원주지점의 7월 중순 개점을 앞두고 원주 지역 출신 전문인력을 선발 중이다.

이 부행장은 전문인력 채용뿐만 아니라 행원들이 지역적인 사고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연수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소규모 학습조직 ‘MSG’, ‘1대1 맞춤 교육’ 등 현재 iM뱅크에서 진행 중인 연수 프로그램에 외부 전문가 강의를 늘리는 등 직원들의 시야를 넓힐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행장은 “지방은행의 특성상 그간 금융 기법이나 상품이 특정 지역에 한정된 경우가 많았다”며 “앞으로는 대구ㆍ경북뿐만 아니라 향후 진출할 충청ㆍ강원ㆍ호남ㆍ제주 지역의 특성을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3년 안에 전국에 14개 영업망을 구축해야 하는 만큼 신속히 적정 인력을 확보해 현장에 투입, 정보를 수집ㆍ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그래야 iM뱅크가 시중은행으로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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