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지방 6개 권역 중 충청권에서 유일하게 초등학생 유입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인프라와 정부의 지방의료 강화 방침 등이 예고된 지난해부터 이미 '의대 지방 유학'이 가시화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23일 종로학원은 학교알리미에 공시된 전국 6299개 초등학교 데이터를 분석한 권역별 초등학생 순유입 현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충청권 초등학교 전입 학생 수에서 전출 수를 뺀 결과 237명이 순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나머지 지방 5개 권역인 대구·경북권(160명↓)과 호남권(281명↓), 강원권(372명↓), 제주권(399명↓), 부산·울산·경남권(978명↓) 등에서는 학생 순유출로 인해 초등학생 수가 감소했다.
이는 정부의 의대 증원을 통한 지방의료 강화 방침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지난해 10월 정부는 이미 지역 완결적 필수의료 혁신전략을 발표하면서 지역 거점 국립대병원을 서울 빅5 병원(서울대·세브란스·삼성·성모·아산병원)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아울러 지난달 교육부가 발표한 2025학년도 대입전형시행계획 주요 사항에 따르면 총 4610명의 전국 의대 정원 중 71.2%(3284명)를 비수도권에서 선발한다. 이 가운데 정부가 올해 비수도권 의대 지역인재전형 선발 비율을 60% 이상으로 권고하면서 지역인재전형 선발 인원은 전년보다 888명 늘어, 총 1913명을 선발한다.
지역인재전형은 비수도권 대학 소재 지역의 고등학교를 3년 동안 다닌 사람만 지원할 수 있다. 2028학년도부터는 중학교부터 6년간 해당 지역에서 학교를 다녀야 한다. 이에 의대 진학을 노리고 미리 지역으로 이동하는 ‘지방 유학’ 움직임이 짙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전출입에 따른 순유입은 신도시 개발 등 요인도 상당히 작용할 수 있지만, 초등학생 순유입 발생은 교육 인프라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의대 지역인재전형 모집 확대로 향후 의대 입시결과 지역별 유불리 상황 결과가 향후 초등학생들의 전입, 전출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교육계에서는 충청권이 지역인재전형으로 인해 가장 많은 수혜를 받은 지역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충청권은 2024학년도에 의대 지역인재전형으로 170명을 선발했지만, 2025학년도에는 464명으로 총 294명이 늘어났다. 이어 대구·경북 183명(174명→357명), 부·울·경 172명(295명→467명), 호남권 140명(303명→443명), 강원권 84명(63명→147명), 제주권 15명(20명→35명) 순이었다.
아울러 지난해 기준 초등학교에서 전학을 가장 많이 가는 학년은 2학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2학년의 전출 인원이 전체 20.0%(2만8673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3학년 19.4%(2만7764명), 4학년 17.6%(2만5111명), 5학년 17.2%(2만4618명), 6학년 12.9%(1만8519명), 1학년 12.8%(1만8371명) 순이었다.
중학교 배정이 대체로 초등학교 6학년 10월말 거주지를 기준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학생 및 학부모가 미리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임 대표는 “향후 입시정책 변화 등을 종합할 때 기존 교육특구 선호도가 높아질 수 있고, 지방권에서는 지역인재전형에 유리하고 해당 지역이 교육 인프라 구축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지역의 선호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