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역외 달러화 매수에 결제 수요까지 더해지며 하루 만에 재차 오름세로 돌아섰다.
원ㆍ달러 환율은 이날 5.30원 오른 1288.90원으로 거래를 마감, 국내증시 반등에도 개의치 않으며 1290원선에 바짝 다가선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시장의 관심이 미 FOMC 정례회의 결과에 쏠려있었지만 막상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금리수준과 양적완화 기조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주식시장과 외환시장 참가자들간의 반응이 엇갈렸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주식시장의 경우 통화긴축 우려가 성명서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호재로 받아들이며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수세에 가담하며 코스피 반등세로 이어졌다.
반면 외환시장의 경우 FRB의 미 국채 추가 매입에 베팅했지만 현 수준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소식에 달러화 매수로 방향을 틀었다는 분석이다.
개장전 역외 선물환율 하락분을 반영하며 하락 출발했던 원ㆍ달러 환율은 개장 1시간여만에 글로벌 달러 인덱스가 재차 강세로 전환되면서 역외 참가자들의 달러화 '사자' 심리를 촉발시켰다는 평가다.
이에 원ㆍ달러 환율은 빠르게 낙폭을 줄여나갔고 오전 11시 무렵 상승 반전한 뒤 일시적인 등락세를 연출했다.
환율은 그러나 오후로 접어들면서 역외 달러화 매수세 유입에 수입 업체들의 결제 수요까지 가세하며 오름세로 완전히 돌아섰다.
은행권 참가자들도 초반 환율 하락에 숏 포지션을 구축했으나 국내증시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환율 흐름에 재차 숏커버(달러 환매수)에 나서며 환율 상승을 부채질했다는 평가다.
이후 서울 외환시장은 장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재차 높아진 원ㆍ달러 환율 레벨을 두고 시장 참가자들이 부담감을 표출하며 네고 물량이 일부 유입되면서 낙폭을 줄이는 듯 했다.
그러나 북한의 핵프로그램과 미사일 문제를 둘러싼 긴장이 여전하고 미국의 대북 자산거래 동결 조치의 연장 결정 보도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 우려로 역내외 참가자들 모두 달러화 매수에 나선 결과, 원ㆍ달러 환율은 이날 5.30원 오른 1288.8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시중은행권의 한 외환 딜러는 "주식시장과 외환시장 참가자들이 FOMC 해석을 두고 엇갈린 행보를 보인 하루였지만 역외 세력의 달러화 사자로 시장에 롱 마인드가 확산돼, 환율이 재차 오름세를 보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딜러는 "글로벌 외환시장에서도 달러화 강세 기조가 확산됨에 따라 서울 외환시장도 마찬가지로 이러한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했다"며 "주말을 앞두고 수입업체 결제 수요가 활발히 유입된 점 또한 이날 역외 매수와 더불어 환율을 끌어올린 주된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외국계은행 딜러는 "그러나 외국인 투자자들이 재차 주식 순매수 기조로 돌아서게 될 경우, 주식의 추가 매입을 위한 환전 수요가 서울환시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달러화 공급 물량이 높아진 환율 레벨을 낮추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