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公, 아닥스 인수 불발

입력 2009-06-25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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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시노펙, 72억불에 합의…또 자금력 부족으로 좌절

스위스의 석유개발 회사인 아닥스(Addax petroleum) 인수를 추진해오던 한국석유공사가 끝내 중국의 벽을 넘지 못하고 좌절됐다. 중국 석유화공유한공사(시노펙)이 아닥스 인수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자원개발기업들의 자금력 문제가 또 다시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차이나데일리, 월스트리트저널(WSI),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의 시노펙은 아닥스를 72억4000만 달러에 인수키로 합의했다.

시노펙은 입찰에서 아닥스에 지난 23일 시장 마감가보다 16% 비싼 주당 52.80 캐나다달러를 제시했다. 아닥스는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시노펙의 인수 제안을 승인했고, 공정경쟁 당국의 인수합병 승인 절차가 남아있다.

시노펙의 이번 M&A는 이라크와 서아프리카 지역에서의 원유개발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아닥스는 서아프리카와 이라크 쿠르드 지역에 다수의 광구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아닥스가 보유한 쿠르드 지역의 타크타크 유전은 하루 4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영국 런던과 캐나다 토론토의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는 아닥스의 시가총액은 31억파운드 수준이다. 원화로는 약 6조4000억원 규모다.

반면 석유공사는 아닥스 인수에 많은 공을 들였지만 전략, 기업의 규모, 자금력 등에서 뒤쳐지면서 다시 한번 인수에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시노펙의 경우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으면서 높은 가격에라도 유전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석유공사는 전략적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또 시노펙은 세계 25위 석유회사로, 아직 겨우 100권에 들어가는 석유공사와 규모 차이가 너무 컸다는 분석이다.

자원개발업계 관계자는 "규모와 전략뿐만 아니라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바탕으로 세계 자원시장을 싹쓸이하고 있는 중국을 넘기가 쉽지 않다"고 "자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비슷한 일이 되풀이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국내 자원개발기업의 한 최고경영자(CEO)도 "실제로 해외에서 M&A에 나서다보면 대학생들 사이에 끼어든 초등학생 같은 느낌"이라며 규모와 자금력에서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해외자원개발의 마지막 적기일 수도 있는 올해 하반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자원 확보를 위해서는 여러 방면에서 정부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며 "특히 부족한 자금으로 해외자원 확보에 나서는 만큼 이를 채울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절대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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