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시대 ‘현금 굴리기’ 재미 본 미국인들…‘현금함정’ 빠질라

입력 2024-06-26 14:00 수정 2024-06-26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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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성 투자에 여윳돈 쏟아부어
MMF 자산, 6조1200달러 ‘사상 최대’
연준 피벗에 ‘돈잔치’ 끝날 듯
포트폴리오 재배분 결정해야

고금리 시대에 현금 굴리기로 고수익을 낸 미국인들이 ‘현금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JS)에 따르면 22년 만에 가장 높은 미국의 기준금리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예상치 못한 수익을 안겨다 줬다. 고금리 기조에 미국인들은 현금성 투자에 여윳돈을 쏟아부었고, 안전하면서도 수익률까지 높아진 머니마켓펀드(MMF)의 자산은 이달 초 사상 최대인 6조1200억 달러(약 8511조840억 원)로 늘어났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벗(통화정책 전환) 시기가 다가오면서 이러한 돈 잔치는 조만간 막을 내리게 될 전망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 선물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9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확률을 65.9%로 내다봤다. 미국 개인투자자들은 이자 지급이 줄어들면서 현금을 계속 보유하거나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할 방법을 찾아야 하는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존 크로크 뱅가드 액티브 운용 채권상품 책임자는 금리 인하 개시 이전에 매력적인 장기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는 다각화된 채권 포트폴리오를 만들라고 조언했다. 그는 “지난 1년 반 동안 현금을 보유했다면 백미러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꽤 만족스러울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백미러는 백미러일 뿐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이 시기에 미국인들이 ‘현금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의 시기와 방법을 결정하는 일은 전문가에게도 어려운 일이다. 개인의 나이, 저축액, 기대 수익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다면 주식, 채권 등 위험 자산에 투자해 얻을 수 있는 수년간의 잠재적 이익을 놓칠 우려가 있다.

게다가 자산을 언제 배분할지에 대한 문제도 복잡해졌다. 투자자들은 연초만 해도 연준이 올해 최대 6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 이후에도 월가의 금리 인하 경로 예측은 계속해서 어긋났다. 자금이 더 빨리 필요한 사람들은 주식 비중을 늘리는 것이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11월 미국 대통령선거, 중동 갈등 고조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도 투자 자본 재배분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다만 데이비드 켈리 JP모건자산운용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감정을 느낀다”며 “감정에 따라 투자하면 영원히 현금에 매달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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