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시장 '될놈될'…지방 미분양 적체 장기화 할 수도" [하반기 부동산시장 전망②]

입력 2024-06-27 06:00 수정 2024-06-27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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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아파트 견본주택. (허지은 기자 hje@)
▲서울의 한 아파트 견본주택. (허지은 기자 hje@)

분양시장의 쏠림현상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수요자들은 주로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서 입지가 뛰어나고 가격 매력이 높은 단지로 몰려들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반대로 지방은 미분양 해소가 쉽지 않은 상태로 진단된다.

27일 본지가 부동산 전문가 1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하반기 청약시장은 양극화가 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서울은 대다수 전문가가 뜨거운 청약 열기를 전망했지만, 지방은 썰렁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은 단지별 매력도에 따라 성적표가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서울은 정비사업 정체와 아파트 공급 부족 우려가 있어 청약 경쟁이 치열할 것을 보이는 데 특히 강남권 로또 분양 등으로 쏠림이 나타날 것"이라며 "지방은 미분양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위축된 모습을 보이면서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도권은 수급이 불안정한 곳과 공급 과다 지역이 공존하고 있다"며 "사업장 입지와 분양가 경쟁력, 상품성에 따라 청약성적이 극명하게 갈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R114의 집계를 보면 올해 서울 아파트 단지의 1~2순위 평균 경쟁률은 114.1대 1(6월 26일 기준)이다. 지방은 평균 6.3대 1을 기록 중인데 전북과 충남, 경남을 제외하면 모두 평균을 밑돈다. 특히 부산과 대구, 대전, 강원, 제주는 1대 1 안팎 수준이다.

지역보다는 가격이 성패를 좌우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전국적으로 분양가가 흥행을 결정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대표적으로 분양가 상한제 단지에 수요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고 인근 주택보다 비싸게 책정된 분양가는 외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 미분양 문제는 해소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지방 분양시장이 서울, 수도권을 따라 움직일 수도 있으나 예년보다 회복 속도가 느릴 것으로 본다"며 "전체 미분양 물량의 8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데다 인구 감소, 젊은 층 이탈 등으로 아파트를 살 사람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국토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1997가구인데 이 중 5만7342가구가 지방에 있다.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총 1만2968가구 중 1만590가구가 지방에 위치했다. 각각 79.6%, 81.7%에 해당하는 수치다.

전문가들은 미분양 해소를 위해 규제 완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투자자들이 규제 때문에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미분양을 해소하고 시장을 활성화 하려면 임대사업자에 대한 무거운 세금을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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