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롯데 경영 관여…3세 승계 작업 속도
롯데지주 주식도 첫 매입...그룹 지배력 키우기 착착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전무가 일본 롯데홀딩스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롯데그룹 지배구조상 한·일 롯데의 연결고리인 롯데홀딩스 이사진에 공식 합류한 만큼, 신 전무의 그룹 내 영향력은 더 커질 전망이다.
26일 롯데지주에 따르면 일본 롯데홀딩스는 이날 오후 도쿄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신 전무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신 회장의 형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신 전무의 이사 선임안에 반대했지만, 안건은 최종 통과됐다. 이번 인사로 신 전무는 한국과 일본 지주사에서 각각 임원직을 맡게 됐다.
롯데홀딩스는 “신 이사는 롯데파이낸셜 대표로서 금융시장에 대한 조예가 깊고 롯데홀딩스 경영전략실을 담당하는 등 회사 경영 전반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풍부하다”며 선임 배경을 밝혔다.
신 전무의 롯데홀딩스 이사진 합류는 상징성이 크다. 롯데홀딩스는 제과회사 일본 롯데를 비롯해 일본 내 롯데 계열사를 관리하는 지주회사다. 특히 롯데홀딩스는 호텔롯데를 활용, 한국 롯데와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롯데그룹 지배구조는 일본 광윤사, 롯데홀딩스, 호텔롯데, 롯데지주, 한국 롯데 각 계열사로 이어진다. 한국 롯데 계열사를 관리하는 롯데지주에는 호텔롯데(11.06%), 롯데홀딩스(2.47%) 등 일본 지분이 섞여있다. 롯데홀딩스가 한·일 롯데 지배구조 정점에 있다고 평가하는 이유다. 이에 신 전무는 향후 한·일 롯데 경영 전반에 관여할 수 있게 됐다.
신 전무는 한국 롯데에서도 경영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올 2월에 롯데바이오로직스 사내이사가 된 그는 최근 롯데지주 주식을 처음 매입했다. 이달 초 롯데지주 보통주 7541주를 매입, 지분 0.01%를 확보했다. 매입비용은 1억9000여만 원이다. 또 이달 중순 미국에서 열린 L7 시카고 리브랜딩 개관식에 단독으로 참석, 글로벌 호텔 사업을 챙겼다. 그동안 줄곧 아버지인 신 회장과 함께 그룹 주요 행사에 함께 해온 것과 달리 이례적인 행보였다.
앞서 올 3월에는 신 회장과 함께 세븐일레븐의 상품전시회를 둘러보는 한편 1월 열린 2024 상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회의)에도 처음 참석해 그룹 내 입지를 착착 다지고 있다.
한편 이날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측이 제안한 본인의 이사 선임, 정관 변경 등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이로써 신 전 부회장은 2016년 이후 총 10번의 주총 표 대결에서 모두 패배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