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산림청, 산사태 우려 7만여곳 방치 등 산림재난 대비 미비”

입력 2024-06-27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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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감사원의 모습. (뉴시스)
▲서울 종로구 감사원의 모습. (뉴시스)

산림청이 산사태 우려지역 중 인명피해 위험이 큰 취약지역 지정 과정에서 기준 미비로 위험 가능성이 큰 지역임에도 조사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재난 대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감사원 감사로 확인됐다. 산불 대응과 관련해서도 산불감시 CCTV와 골든타임제 등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27일 발표한 ‘산사태‧산불 등 산림재난 대비실태’ 주요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림청은 산사태와 산불 등 산림재난에 대비해 새로운 시스템 및 장비 등을 도입하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감사원은 “기후변화 영향으로 여름철 국지성 집중호우가 잦아져 산사태가 빈발하고, 봄철 고온건조 현상 심화로 산불 증가하고 있지만, 산사태 및 산불 방지 대책에도 불구하고 산림재난 방재역량이 충분한 지에 대해 문제제기 지속됐다”며 감사 배경을 설명했다.

산사태 예방대책 및 대피체계와 관련 산림청은 ‘산림보호법’에 따라 산사태 우려지역을 대상으로 위험이 큰 곳을 선별해 취약지역으로 관리해야 하지만, 정작 위험도가 높은 지역이 미지정 돼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산림청은 우려지역 중 민가와의 이격거리 50m 이내인 민가와 가까운 지역은 취약지정 지정을 위한 ‘기초조사 우선지역’으로 선정해야 함에도 선정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산림조합에 용역을 맡긴 채 내버려뒀다. 그 결과 산림조합은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임에도 조사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문제가 드러났다.

산림조합은 산지 12만 6000곳(50m 이내) 중 6만 9000곳을 제외했는데, 제외된 지역에는 민가와의 이격거리가 30m 이내인 경북 봉화 소재 산지 등이 포함됐다. 이곳에서는 지난해 7월 산사태로 2명이 사망한 바 있다. 산림조합은 일부 지자체에 편중된다는 이유로 이격거리 기준에 해당됨에도 기초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일부 기초조사 대상지는 인명피해 가능성이 낮아 당초 기초조사 우선지역도 아닌 곳이었는데도 기초조사가 실시됐던 것으로도 나타났다. 또 산림청은 소유자 등 거부 등 절차상 이유로 취약지역을 지정하고 있지 않는가 하면 업무미숙 등 사유로 지자체가 취약지역 지정위원회에 상정하지 않고 1년 이상 방치하는데도 내버려 두며 취약지역 지정·관리업무 소홀했다.

또 취약지역 내 사방사업 실시율이 높아 보이게 하기 위해 지방청에 이미 사방사업이 실시된 지역을 취약지역으로 지정하도록 했다. 사업이 이미 끝난 지역에 추가로 예산을 들 을 뿐 아니라 위험구역 내 주민 대피소 지정 등에도 소홀해 주민 대피체계 관리 사각이 존재하고 있었다.

감사원은 이에 취약지역 지정을 위한 위험도 조사 등을 제대로 하고 취약지역 중심으로 사방사업을 실시하되, 산사태 위험구역에서의 주민 대피체계가 사각 없이 마련되도록 산림청 등에 통보했다.

산불 대응에서도 조기발견을 위해 약 4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설치한 산불감시 CCTV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고, 조기 진화를 위해 도입한 헬기 골든타임제 등을 보여주기식으로 운용하고 있었다.

산림청 및 지자체는 전국에 산불 감시용 CCTV 1446대를 설치했으나, 그중 645대는 자동회전 기능이 없고, 자동회전 기능이 있는 801대도 고정시켜 놓은 채 운용하고 있었다. CCTV 전담 감시인력도 배치되지 않고 있었다. 최근 3년간 CCTV에 의한 산불 발견율은 0.4%에 불과했다.

진화 헬기 골든타임제도 보여주기식으로 운용돼 오히려 개선 전보다 투입 소요시간이 증가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감사원은 산림청에 산불감시 CCTV 활용도와 헬기 골든타임제 실효성 제고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하는 등 총 20건의 제도 개선 사항을 통보하고,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와 실효성을 제고하도록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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