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4만 BTC 규모…소식마다 시장 충격 ‘오랜 숙제’
실제 상환에 따른 매도 압력 두고 업계 의견 엇갈려
가상자산 업계의 오랜 숙제처럼 여겨졌던 마운트곡스 채권 상환이 드디어 다음 달 시작될 전망이다. 업계에선 이번 채권 상환의 영향력을 두고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부는 13조 원에 달하는 매도 물량이 비트코인 가격 하락을 가져올 것으로 보는 반면, 일각에서는 심리적 매도 압력은 이미 시장에 반영됐고 실질적인 매도 압력 또한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29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2014년 해킹 피해로 인해 파산한 가상자산 거래소 마운트곡스가 채권자들에게 비트코인 및 비트코인캐시 등을 다음 달 1일부터 상환할 전망이다. 전체 채권 상환 규모는 비트코인 약 14만 개 등으로 현재 가격을 기준으로 13조 원이 넘는다.
마운트곡스는 국내외 가상자산 커뮤니티에서 오래된 숙제처럼 여겨졌다. 거래소가 2014년 전체 비트코인 발행량 4%에 달하는 비트코인 85만 개를 해킹당하며 파산한 이후 관련 채권 상환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시장에는 충격이 가해진 바 있다.
실제로 24일 채권 상환 소식이 알려지며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6만 달러를 하회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마운트곡스 측이 콜드월렛에서 채권 상황을 위한 신규 지갑으로 비트코인 14만1686개를 이체했을 당시에도 비트코인 가격이 후퇴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마운트곡스 채권 상환을 두고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우선 27일(현지시각) 더블록 등 외신에 따르면 JP모건은 보고서를 통해 마운트곡스 상환으로 인한 매도 압력이 7월 비트코인 가격 하락을 이끌 것으로 봤다.
JP모건은 보고서에서 “마운트곡스 채권자들은 7월에서 10월 사이 약 14만2000개의 비트코인을 상환받게 되고, 대부분의 상환은 7월 중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 때문에 7월에는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8월부터 다시 반등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JP모건은 “FTX의 경우 10월 이후 140억에서 160억 달러 상당의 현금을 상환할 예정인데, 이때 채권자들이 가상자산을 재매수할 가능성이 커 시장에는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에릭 발추나스 블룸버그 ETF 전문분석가 역시 마운트곡스 채권 상황에 부정적 의견 드러냈다. 그는 마운트곡스 채권 상환 소식이 알려진 24일(현지시간) X(구 트위터)를 통해 “이는 전체 ETF 유입의 절반 이상이 한 번에 날아가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모두가 ‘채권자들이 비트코인을 한 번에 팔지 어떻게 아느냐’고 생각하고, 이런 생각에 일부 동의한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9억 달러가 얼마나 큰 돈인지에 대해 언급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부는 마운트곡스 발 매도 압력이 그리 크지 않거나, 이미 반영됐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24일(현지시각) 알렉스 쏜 갤럭시디지털 리서치 총괄은 마운트곡스 채권 상환과 관련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적은 비트코인이 매도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해킹 이후 복구된 비트코인 약 14만 개 중 조기 상환을 위한 10% 삭감 옵션과 클레임 펀드 및 비트코이니카 거래소에 지급되는 비트코인 수량 등을 제외하면, 실제 개인 채권자에 배상되는 물량은 6만5000개 정도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알렉스 총괄은 “즉, 6만5000개의 10%가 한꺼번에 매도되더라도 6500개 수준”이라면서 매도 압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그는 매도 압력이 낮을 것으로 예측하는 또 다른 근거로 마운트곡스 채권자들이 10년 전에 이미 비트코인에 투자한 얼리어답터라는 점과, 채권 상환 과정에서 법정통화보다 비트코인 배상을 강력히 원했다는 점을 들기도 했다.
크립토퀀트 저자 크립토 댄은 이미 시장이 마운트곡스 상환과 관련한 심리적 매도 압력을 소화했다고 봤다. 그는 “채권자들이 해킹으로 인해 10년 넘게 비트코인을 강제로 홀딩(보유)한 것과 마찬가지인 상황이고,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점 구간에 있는 만큼 엄청난 수익구간이기 때문에 일부 매도가 있을 것”이라면서 “어느 정도 시장에 조정 움직임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과거 경험상 시장은 미리 겁을 먹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마운트곡스 채권 상환에 대한 심리적인 하락은 이미 충분히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실제 매도에 따른 조정은 있긴 있겠지만, 우려할 정도의 하락을 만들어낼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