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증권사들이 하반기 국내 증시를 어느정도 상승쪽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유독 삼성증권만이 약세론을 펼치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삼성증권이 지난해에도 타 증권사와 달리 하반기 약세장을 정확히 맞힌 터라 이번의 약세론에도 더욱 증권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하반기 코스피 밴드를 1300에서 1600선까지 보고 있으나 삼성증권은 오히려 1100선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다른 대형 증권사들이 하반기 경기 회복 가시화와 기업이익 증가와 같은 모멘텀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는 것과 달리 삼성증권은 기업현금 우려 등의 이유로 오히려 주가 흐름이 부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국내 증시의 대표적 신중론자로 꼽히는 김학주 상무가 삼성증권의 리서치 센터를 총괄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센터장에게는 늘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있다. 바로 '비관론자' 혹은 '신중론자'라는 것이다. 증권가 사람들은 김 센터장에 대해 어느 누구보다 신중하게 시장을 바라 본다고 평가한다.
지난해 국내 증시가 하반기 폭락장을 맞았을 때도 여타 증권사들은 추석 이후 증시가 본격적인 회복기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국내 증시는 오히려 끊임 없는 하락세를 보이며 김학주 센터장의 예측이 정확히 들어 맞았다.
이러한 가운데 김 센터장은 올 상반기 상승세를 보이고 있던 시장 상황에서도 주가가 오를때마다 차익 실현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파했다.
지난 5월 김 센터장은 "3분기 이후 기업ㆍ가계부실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 있으니, 차익 실현에 무게를 두는 것이 현명하다"며 "차익 실현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김 센터장은 "하반기 소비가 회복된다 하더라도 이미 물가상승 부담이 커진 이후일 것이다"며 "따라서 각국 정부는 유동성을 환수할 수밖에 없고, 금리 역시 이미 올라 기업가치 상승을 막을 것이다"고 주장하며 신중론의 근거를 제기하고 있다.
그는 또 하반기 코스피 변화를 상중하로 나눌 경우 중간 상태를 유지하다고 4분기 들어 내리막 길로 접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즉, 4분기에 기업의 현금흐름 우려가 3분기에 비해 높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돼 주가 흐름도 더 부진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센터장은 "미국이 중국, 일본으로 하여금 미국 국채를 지속 매수하게 하는 경우 코스피는 오버슈팅을 지속하며 1540선에 이를 수 있으나, 미연준에 의한 inflation challenge가 이루어질 경우 주가는 조정을 받으며 1320선에 머무르게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미국이 새로운 버블을 만들어 기존 부실을 떨쳐내기 위한 노력을 포기하게 되는 경우 하반기 코스피는 1120까지 조정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여타 증권사들이 경기 회복 가시화를 근거로 우호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또 다시 약세론을 펼치고 있는 김 센터장의 분석이 어느정도 맞아 떨어질 지 증권가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