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정원 ‘녹색바람’ 지속하려면…‘시민 의식’ 가장 중요 [도시정원의 경제학③]

입력 2024-07-03 06:00 수정 2024-07-03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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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곳곳 정원 내 관리 지속성 커져
광화문광장 내 곳곳 ‘이색 보호 푯말’
서울시·자치구·사업소 꾸준한 관리 시행

▲서울 광화문광장 내 '예쁜 당신, 오래 봐요'라는 안내 푯말이 붙어있다. (김채빈 기자 chaebi@)
▲서울 광화문광장 내 '예쁜 당신, 오래 봐요'라는 안내 푯말이 붙어있다. (김채빈 기자 chaebi@)

우릴 지켜주면 좋은 일이 생겨요.
예쁜 당신, 오래 봐요.

서울 광화문광장 내 조성된 정원 곳곳에서는 이색적인 ‘나무·꽃·잔디 보호 안내 푯말’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서울시는 식재된 나무나 꽃, 잔디를 보호하기 위해 기존 ‘건들지 마세요’라는 단순한 문구에서 벗어나 시민 스스로가 정원 관리의 주체가 될 수 있게끔 다양한 푯말을 선보이고 있다.

서울을 하나의 거대한 정원으로 만드는 ‘정원도시 서울’ 정책이 탄력을 받으면서 앞으로 현재의 정원 상태를 꾸준하게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꼽힌다. 도심 속 정원은 서울시와 각 자치구 등 지방자치단체가 나서 구축하지만, 정원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시민들의 의식수준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최근 방문한 광화문광장 내 가로정원은 도로변부터 시작해 벤치 같은 휴식공간도 깨끗하게 정돈된 모습이었다. 광장을 방문한 시민들도 간식을 먹거나 커피를 마셔도 쓰레기를 다시 챙겨가는 경우가 많았다. 사람이 몰리는 곳에 빈번하게 버려지는 담배꽁초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시민들은 나무·꽃 등을 훼손하지 않거나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등의 행동들이 정원을 지속 가능하게 만든다고 생각했다. 전미수(48) 씨는 “친구들이랑 커피 사서 산책 겸 나왔는데, 컵은 다시 들고 가서 버리려 한다”라며 “지금 제 앞에 있는 ‘아름다운 건 지켜주세요’라는 푯말도 사람들에게 은은한 경각심을 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원 한편에 버려진 플라스틱 물병을 주운 이주호(가명·55) 씨도 “의자에 앉아 있다가 어떤 분이 물병을 두고 간 거 같아 줍게 됐다”라며 “예쁜 꽃밭에 쓰레기가 있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꽃밭정원'이 깨끗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김채빈 기자 chaebi@)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꽃밭정원'이 깨끗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김채빈 기자 chaebi@)

서울연구원은 정원은 도시의 정체성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성숙도를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라고 봤다. 연구원의 ‘도시가로정원에 대한 시민의식과 유지관리 방안에 관한 연구’ 보고서는 “가로정원의 지속적인 유지관리를 위해서는 다양한 방식의 시민 참여를 통해 가로녹지가 시민 소유라는 인식을 확산시켜 시민 스스로가 주체적 관리자임을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한다.

서울시 차원에서도 정원 관리에 힘쓸 뿐만 아니라 정원에 대한 시민 의식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선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300만명이 방문한 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리고 있는 뚝섬한강공원을 시민이 직접 정원을 가꾸는 ‘뚝섬시민대정원’으로 만들고, 도심형 가드닝 체험 프로그램 ‘퇴근 후 정원생활’도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원의 관리는 서울시, 자치구, 사업소, 한강본부 등 구역에 따라 자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라며 “서울시 차원에서는 관리 주체들에게 체계적으로 가이드라인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원도시를 선포하면서 관리 인력 보강도 주문해 관악구, 노원구 등에서도 녹지 분야 인력이 확충됐고, 정원과 관련한 명언을 활용해 푯말로 달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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