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단일 계약 기준 역대 최대 규모 수주에 성공했다. 6개월 만에 연간 누적 수주 2조5000억 원을 돌파하면서 올해도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소재 제약사와 1조4637억 원(10억6000만 달러)의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체결한 투자의향서(LOI)의 본계약으로, 약 1년 만에 1조3164억 원(9억4749만 달러) 증액됐다. 계약 기간은 2030년 12월 31일까지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누적 수주금액 2조5399억 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전체 수주금액(3조5009억 원)의 70%를 넘는 규모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시가총액 기준 글로벌 상위 20개 제약사 중 16곳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이는 2023년보다 2곳이 늘어난 수치로, 글로벌 1위 생산능력과 빠른 속도, 높은 품질에 기반을 둔 성과다.
지난해 6월부터 바이오의약품 단일 생산 공장으로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4공장(24만 리터)을 전체 가동하고 있으며, 내년 4월 가동을 목표로 18만L(리터) 규모의 5공장을 짓고 있다. 급증하는 전 세계 바이오의약품 수요에 즉시 대응하기 위한 선제 투자 결정이다. 5공장을 완공하면 총생산 능력은 78만4000리터까지 확대된다.
속도 측면에서는 바이오의약품 생산에 필수적인 기술이전 기간을 업계 평균의 절반 수준으로 단축했다. 또 누적 규제기관 승인 건수 278건(2024년 6월 기준), 지난해 배치(Batch) 성공률 99%를 기록하는 등 제조·관리 전반에서 품질 경쟁력을 입증했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이 앞장선 고객만족 경영도 수주 순항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바이오USA에서 존림 사장은 전시회·학회 참석, 백서(White paper) 편찬, 웨비나 등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최근 수주 관련 문의가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밝히며, 시장 수요를 소화하기 위해 지속해서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가파른 수주 확대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실적도 날개를 달 전망이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실적은 매출 9469억 원, 영업이익 2213억 원으로 역대 1분기 기준 최대치를 경신했다. 하반기로 갈수록 4공장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된다는 점에서 연간 매출은 4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능력과 포트폴리오, 지리적 거점의 3대 축을 중심으로 수주 경쟁력을 더욱 강화한단 계획이다. 특히 차세대 의약품 시장의 트렌드를 발 빠르게 주도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연말 준공을 목표로 항체약물접합체(ADC) 전용 생산시설을 건설 중이고, 삼성물산과 조성한 ‘삼성 라이프사이언스’ 펀드를 통해 올해 3월 독자 ADC 기술을 가진 미국의 브릭바이오(BrickBio)에 투자했다. 올해 초에는 글로벌 밴처캐피털(VC) 플래그십파이오니어링(Flagship Pioneering)과 손잡는 등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 혁신을 이끌겠단 의지를 드러냈다.
회사 관계자는 “압도적인 수주 경쟁력으로 시장 선점에 주력할 것”이라며 “글로벌 고객사와 유연하게 소통하고 잠재 고객사를 발굴하고자 추가 글로벌 거점 진출도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