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들, 매각 자금으로 해성산업 지분 매수…경영권 승계 준비 포석
단 회장과 두 아들 보유 주식 비율 차이 최대 1% 미만 좁혀져
경영 승계인 아직 정해지지 않은 듯…계열 분리 가능성도
해성그룹의 3세 승계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단재완 해성그룹 회장은 해성그룹의 지주사인 해성산업에서 본인 보유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일으켜 두 아들의 해성디에스 지분을 사들였다. 두 아들은 이 자금으로 아버지가 보유 중이었던 해성산업 주식을 사들이면서 경영권 승계 준비를 고려한 포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아직 경영 승계를 받을 후계자는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 산업계에서 형제간 계열 분리 사례도 있는 만큼 계열사를 나누어 가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3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등에 따르면 해성그룹은 현재 지주사 해성산업 아래 한국제지, 한국팩키지, 해성디에스, 계양전기 등 총 5개 상장사와 10개의 기타 비상장사들을 보유 중이다. 2020년 지주사 전환 이후 종속회사로 4개 회사를 편입해 결국 지주사 체제 전환의 마침표를 찍은 바 있다.
통상 지주회사 전환은 지주사 지분 확보만으로 그룹 전체에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성격상 승계와 맞물려 경영권 승계를 위한 포석으로 본다.
단 회장은 지난 2일 대신증권에서 주식담보대출로 약 200억 원을 대출해 두 아들이 보유 중인 해성디에스 주식(18만6008주)을 1주당 5만3700원에 각각 매입해 총 37만2016주(지분율 2.19%)를 사들였다.
이번 공시가 나오기 전까지는 해성디에스에 단 회장의 보유주식은 1주도 없었다. 최대주주는 34%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해성산업이었으며, 두 아들인 단우영 해성그룹 부회장, 단우준 해성그룹 사장이 지분을 각각 1.09%씩 가지고 있었다.
이에 두 아들은 각각 약 100억 원씩을 손에 쥐게 됐는데, 이 매각대금으로 같은 날 아버지인 단 회장의 해성산업 주식을 사들였다.
단 회장은 기존 해성산업에 913만2652주(28.05%)를 가지고 있었지만 두 아들에게 1주당 7640원에 각각 162만7800주를 시간외대량매매로 넘기면서, 단 회장의 지분은 587만7052주(18.05%)로 줄어들었다.
반면, 단 부회장은 기존 396만8416주(12.19%)에서 559만6216주(17.19%)로 지분율이 늘어나게 됐고, 단 사장의 경우 392만6421(12.06%)주에서 555만4221주(17.06%)를 보유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해성그룹의 지주사인 해성산업의 1대 주주는 단 회장 2대 주주는 단 부회장, 3대 주주는 단 사장으로 기존과 보유주식 비율 순서는 변함이 없으나, 두 아들은 불과 지분율이 0.13% 차이이며, 단 회장과 두 아들 차이도 최대 1% 미만으로 좁혀지면서 사실상 본격적 3세 승계가 시작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단 부회장과 단 사장 중 경영 승계를 받을 사람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엔 효성-HS효성, 한화, LG-LX 등 형제간 계열 분리 사례도 있는 만큼 서로 계열사를 나누어 가질 가능성이 있다.
실제 두 아들은 현재 17%대로 해성산업의 지분도 비슷하며, 계열사인 계양전기 지분율도 각각 1.89%, 1.87%로 차이가 미미하다. 한국팩키지 지분은 5.03%로 동일하며, 해성디에스도 1.09%로 같았지만 단 회장이 모두 사들이며 두 아들의 지분은 없어졌다.
한편, 단 회장은 대신증권에 이번 주식 담보 대출을 위해 시간외대량매매로 질권설정된 주식 66만10주를 포함해 총 653만7062주를 담보로 제공했다. 만약 담보권을 전부 실행할 시 단 회장은 259만5590주(지분율 7.97%)만 남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