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묵언기간’에 기재위 업무보고 예정…총재 발언 수위 ‘주목’

입력 2024-07-03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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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위 업무보고 이달 9일 예정, 이틀 뒤 기준금리 결정 한은 금통위 열려
통화정책방향 금통위 일주일 전부터 묵언기간…금통위원 대외 발언 삼가
지난해 국회 전체회의 때도 같은 상황…당시 이 총재 “묵언기간이라 말하기 어렵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작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작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 업무보고가 예정된 가운데 이창용<사진> 총재의 발언 수위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업무보고 일정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묵언기간’에 열려 답변이 제한적일 수 있는 상황이지만 작심 발언을 쏟아낼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국회에 따르면 기재위는 이달 9일 한은 업무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한은의 피벗(통화정책 기조 전환) 시점이 화두로 떠오른 만큼 이날 금리 인하 시기와 관련한 질의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3.50%다. 작년 1월 이후 1년 6개월 가까이 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미금리차도 작년 7월 26일 이후 1년 가까이 마이너스(-) 2.00%포인트(미국 5.25~5.50%)다.

최근 주요국들의 통화정책이 미국과 탈동조화를 보이는 만큼 한은의 피벗 결정 시기와 속도를 향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올해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금리를 조정하지 않았지만, 스위스, 스웨덴, 캐나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잇따라 금리를 내렸다. 국제금융센터는 연준의 피벗에 대한 시장 전망은 ‘9월 피벗+연내 2회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은이 이르면 8월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진욱 씨티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7월 금통위 회의에서 두 명의 비둘기파 금통위원(황건일·신성환 위원)이 금리 인하에 대한 소수의견을 표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한은이 2024년 8월, 2024년 11월, 2025년 5월, 2025년 11월에 25bp(1bp=0.01%p)씩 인하해 기준금리를 2.50%까지 낮출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이번에 주목할 점은 기재위 업무보고 시기가 금통위의 묵언기간이란 것이다. 이달 금통위는 11일에 예정돼 있다. 묵언기간은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금통위가 열리기 일주일 전부터 기준금리 결정회의 당일까지 해당한다. 이 기간 금통위원은 통화정책과 관련된 대외적인 발언을 하지 않는다.

작년에도 금통위(8월 24일) 이틀 전에 기재위 전체회의(8월 22일)가 열렸다. 당시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준금리 조정 방향성을 묻자, 이 총재는 “현재 묵언기간 중이라 구체적인 방향을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답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금리 인하에 대한 정부의 압박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 총재가 작심 발언을 할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기준금리 인하 환경이 조성됐다고 언급하자 이 총재는 물가안정목표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하라고 하는 메시지가 아니라 정보를 주시는 것이라면 서로 다른 의견이라도 청취하고 정보를 사용하는 게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부분 기재위 소속 의원실에서는 금리, 물가, 가계부채 등 질의 방향을 논의 중으로 알려졌다. 야당 관계자는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가져갔다고 하지만 시중에 통화량이 워낙 많은 상황”이라며 “여기서 금리를 인하하면 가계부채도 많이 증가할 우려가 있는 점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여당 관계자는 “금리 방향성에 대해 질의를 하려고 해도 답변이 제한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질의 방향에 대해서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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