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식품부가 하반기 중점 과제로 발표한 농협 개혁안을 두고 농협은 “큰 틀에서는 공감 하지만 세부조율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표시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지난 25일 정부의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농협중앙회를 경제 사업중심 구조로 개편하기 위한 관련 농협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계획이라고 보고했다.
이에 따라 중앙회의 인적 쇄신과 주조조정, 일선 부실조합의 통폐합도 병행될 예정이어서 적잖은 진통이 있을 전망이다.
농림수산식품부 농업금융정책과 남태헌 과장은 “농협법 개정안의 연말 국회제출에 대한 의견은 농협도 동의한 사안”이라며 “관련 법 개정을 위해서는 유예기간과 준비 작업이 필요하므로 특별히 정부가 서두르는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농협이 자체적으로 내놓은 2017년 분리 안도 있지만 최근 경제상황이 급속하게 변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우리도 좀 더 상황에 맞게 대처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농협과는 충분히 협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보조를 맞출 것”이라며 농림부와 농협의 불화설을 일축했다.
그러나 농협중앙회는 정부의 이런 속내와는 달리 미묘한 온도차를 보였다. 지난 16일 농협도 정부측의 견해를 두고 임원진이 난상 토론을 벌였지만 의견제시에 그쳤다는 후문이다.
농협의 한 관계자는 “농협도 지난 16일 이 사안을 두고 임원진 토론때 이사진들의 의견이 분분했다”며 “농협이 대단히 큰 조직이라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전했다.
전국농협노조등도 지난 20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시위를 벌이며 정부의 농협중앙회 구조조정 철회를 촉구하는 등 반대의사를 분명히 해 진통이 예상된다.
전국농협노조는 이날 “정부는 농협중앙회를 개혁한다며 협동조합의 정체성과는 관련이 없는 지주회사체제를 도입하려고 한다”며 “농협중앙회 신용·경제사업을 지주회사 방식으로 분리한다면 농협을 농민들에게 돌려주는 것이 아니라 농협이 농민을 버리고 그동안 쌓아온 소중한 자산을 거대자본에 고스란히 바치는 꼴이 되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농협의 관계자도 “가야하는 당위성은 인정하지만 구체적인 제원조달 방법 뿐 아니라 협동조합이 지닌 정체성을 어떻게 살려 가느냐도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