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미의 예술과 도시] 13. 예술가 열정 녹아든 獨 베를린 벽화예술

입력 2024-07-04 05:4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이상아트 대표이사ㆍ백남준포럼 대표

도시 역사 기록…독특한 경관형성
관광객 끌어들여 지역경제 활성화

역사적 건물·현대적 벽화 어우러져
예술을 통해 도시에 활력불어넣고
낙후된 지역에 숨길…변화 이끌어

최근 도시를 변화시키는 요인 중에 예술의 몫이 꽤 큰 자리를 차지한다. 예술가들의 창의적 활동과 혁신적인 접근 방식이 도시의 공간, 문화, 경제, 사회적 구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베를린의 벽화 예술 사례를 보면 도시를 변화시킨 예술가들의 여러 면모를 되짚어 볼 수 있다. 그들의 거리 예술과 벽화가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반영하고, 관광객을 끌어들이며 지역 경제를 활성화해 긍정적 효과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그렇다.

베를린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벽화 예술의 중심지로, 다양한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 배경을 반영한 벽화들이 도시 전역에 걸쳐 존재한다. 다시 말해 도시의 역사, 문화, 정치적 변화를 반영하여 독특한 도시 경관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베를린 장벽 캔버스로 활용

주요 벽화 예술 지역을 살펴보면 베를린은 크게 네 개 지역의 벽화 구역으로 나뉘는데 그 첫 번째 가장 유명한 벽화 예술 지역은 이스트사이트갤러리(East Side Gallery)를 손꼽는다. 베를린 장벽의 일부가 예술가들의 캔버스로 변모한 곳으로, 약 1.3km에 달하는 구간에 다양한 주제와 스타일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야외 갤러리로, 100여 명의 예술가들이 작품을 남겼는데, 1990년에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전 세계 예술가들이 참여해 냉전 시대의 종말과 통일의 기쁨을 기념하는 작품들로 가득 차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는 ‘Bruderkuss(형제의 키스)’라는 작품으로 소련의 브레즈네프와 동독의 호네커가 키스하는 장면을 묘사한,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작품이다.

두 번째로는 크로이츠베르크(Kreuzberg) 지역이 있다. 이곳의 벽화 예술은 또 다른 중요성을 갖는데 이 지역은 다양한 문화와 예술이 혼재한 곳으로, 벽화들은 정치적,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지역의 다문화적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 크로이츠베르크의 유명한 클럽인 SO36 주변에는 많은 벽화들이 있으며 이 지역의 반문화적이고 저항적인 정신을 담고 있다.

이 지역의 주요 벽화로는 이탈리아 예술가 블루(Blu)가 그린 거대한 ‘블루 나우(Blu Now)’ 작품을 꼽을 수 있다. 소비주의와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 외 크로이츠베르크에서 유명한 벽화로 프랑스 예술가 빅터 아쉬(Victor Ash)가 그린 거대한 우주비행사 이미지 작품인 ‘Astronaut/Cosmonaut’도 있다. 대규모의 우주비행사를 그린 작품으로 베를린의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정신을 상징한다.

세 번째로는 프리드리히샤인(Friedrichschain) 지역을 손꼽는다. 프리드리히샤인 지역은 젊고 활기찬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베를린 지역으로 현대적이고 다양한 벽화들이 많이 있다. 그중에서도 ‘RAW-Gelande’라고 불리는 곳은 옛 철도 정비소 부지에 위치한 다양한 문화 공간으로 벽화와 스트리트 아트가 가득하다.

마지막 손꼽히는 지역이 미테(MItte)이다. 미테 지역은 베를린의 중심부로 현대적이고 세련된 벽화들이 많은데 역사적인 건물과 현대적인 벽화가 어우러져 독특한 경관을 형성하고 있다. 이 지역의 벽화들은 종종 국제적인 예술가들이 참여해 글로벌한 감각을 반영하고 한다. 그 중에서도 ‘하우스 슈바르첸베르크(Haus Schwarzenberg)’ 건물이 손꼽히는데 이 건물은 내부와 외부에 많은 벽화와 스트리트 아트가 그려져 있으며 예술가와 방문객들에게 인기있는 장소로 유명하다.

▲베를린의 대표적인 벽화예술 지역인 이스트사이트갤러리(야외갤러리)의 벽화 앞을 자전거를 탄 커플이 지나고 있다.   사진출처 베를린관광청 공식홈페이지
▲베를린의 대표적인 벽화예술 지역인 이스트사이트갤러리(야외갤러리)의 벽화 앞을 자전거를 탄 커플이 지나고 있다. 사진출처 베를린관광청 공식홈페이지
특정장소 스토리텔링·예술성 입혀

이렇듯 베를린의 벽화 예술은 도시 재생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낙후된 건물이나 공간에 벽화를 그려넣음으로써 지역을 활성화하고, 예술적 감각을 불어넣어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기 때문이다.

이 예술적 행위를 통해서, 주민들은 지역적 자긍심을 갖고 관광객들은 자연스럽게 모이게 된다. 예술을 통한 도시의 경제적 활력이 지역을 변화시킨다는 건 이런 측면을 일컫는것이다. 창조 산업을 활성화시켜 도시 경제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재개발과 재생이란 명목하에 낙후된 지역을 예술과 문화활동으로 재생시켜 경제적, 사회적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또한 베를린의 벽화 거리는 예술을 통한 장소성 강화를 들 수 있다. 특정 장소를 예술로서 강화시키는 면모가 돋보이기 때문이다. 특정 장소의 역사, 문화, 사회적 맥락을 반영한 예술작품을 통해 그 장소의 고유한 정체성을 강화시키곤 한다. 장소성 강화를 위해서 스토리텔링을 통한 도시변화를 유도하기도 하는데, 베를린의 경우 벽화예술을 통해 도시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사람들에게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특히나 벽화 예술은 베를린의 관광 산업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많은 관광객들이 베를린의 벽화를 보기 위해 방문하며, 이는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를 비롯한 주요 벽화 명소들은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벽화투어, 예술 축제 등도 관광객에게 인기 있는 활동 중 하나인데 이 중에서도 벽화 투어는 베를린의 가장 인기 있는 관광 활동 중 하나이다.

▲형제의 키스. 사진 출처 TAGESSPIEGEL 공식사이트
▲형제의 키스. 사진 출처 TAGESSPIEGEL 공식사이트
주민참여 통해 결속력 강화

그 외에도 베를린의 벽화 프로젝트들은 종종 지역 커뮤니티와 협력을 통해 이뤄지는데 이는 지역 주민들의 참여와 지지를 이끌어내고 커뮤니티 결속력을 강화한다. 예술가와 주민들이 함께 협력하여 벽화를 제작하는 과정은 사회적 포용성을 증진시키는 중요한 역할도 하고 있다. 사실 예술프로젝트를 통한 도시변화를 이끄는 예술가들의 참여를 들자면, 벽화뿐 아니라 조각, 설치예술 등을 통해서도 도시 공간을 아름답게 만들고 주민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랜드마크를 만들 수 있다. 이러한 공공예술 작업을 통해서 지역 주민들과 협력하여 예술 프로젝트틀 기획하고 실행함으로써 커뮤니티 결속력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벽화 예술은 단순한 미적인 측면인 도시 미관을 넘어서서,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커뮤니티를 결속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또한 도시재생, 관광활성화, 문화 표현의 중요한 매개체로서도 그 기능을 한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도시의 다양한 문제를 예술로서 해결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는 긍정적 지표인 셈이다.

이상아트 대표이사·백남준포럼 대표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단독 내일부터 암, 2대 주요치료비 보험 판매 중지된다
  • "아이 계정 삭제됐어요"…인스타그램의 강력 규제, '진짜 목표'는 따로 있다? [이슈크래커]
  • 근무시간에 유튜브 보고 은행가고…직장인 10명 중 6명 '조용한 휴가' 경험 [데이터클립]
  • 김장철 배춧값 10개월 만에 2000원대로 '뚝'
  • 단독 LG 생성형 AI ‘엑사원’에 리벨리온 칩 ‘아톰’ 적용되나…최적화 협업 진행
  • [인터뷰] 조시 팬턴 슈로더 매니저 “K-채권개미, 장기 투자로 美은행·통신·에너지 채권 주목”
  • 트럼프 당선 후 가장 많이 오른 이 업종…지금 들어가도 될까
  • 이혼 조정 끝…지연ㆍ황재균, 부부에서 남남으로
  • 오늘의 상승종목

  • 11.21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6,919,000
    • +3.33%
    • 이더리움
    • 4,693,000
    • +8.11%
    • 비트코인 캐시
    • 677,500
    • +9.27%
    • 리플
    • 1,574
    • +2.08%
    • 솔라나
    • 362,200
    • +9.89%
    • 에이다
    • 1,115
    • -3.71%
    • 이오스
    • 911
    • +3.05%
    • 트론
    • 281
    • +1.44%
    • 스텔라루멘
    • 334
    • -3.19%
    • 비트코인에스브이
    • 93,700
    • -2.6%
    • 체인링크
    • 21,040
    • +2.99%
    • 샌드박스
    • 482
    • +1.9%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