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참사, 운전자와 자동차 과실 비율 3:7…차의 이상일 가능성 높아"

입력 2024-07-04 13:05 수정 2024-07-04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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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 시청역 교차로 대형 교통사고 (연합뉴스)
▲1일 서울 시청역 교차로 대형 교통사고 (연합뉴스)

서울시청역 인근 역주행 차량이 낸 사고로 9명이 사망하고 7명의 부상자가 발생해 사고 원인을 두고 여러 가설과 의혹이 난무하고 있다. 사고 운전자는 급발진을 주장했고 그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전문가의 목소리가 컸으나, 차량 결함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병일 자동차 정비 명장 카123텍 대표는 "운전자 과실은 3, 자동차 결함 7의 과실 비율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 명장은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운전자의 40년 버스 운전 경력을 언급하며 "인명 피해 방지를 위해 인지나 판단력, 사고력 등 정밀 검사를 받고 통과해야만 차를 운전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다른 운전자들보다 능력이 충분했을 것"이라며 의아함을 표했다.

운전자의 차량이 타 차종과 다른 시스템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이유로 들며 사고 차량 특성상 문제가 있을 수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운전자가 엑셀을 밟아도 사람이나 물체를 마주치면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잡아주는 안전 긴급 자동 장치가 돼 있는 차인데, 2018년에 긴급 제동 장치에 문제가 있어 리콜을 받았다"며 "만약 운전을 잘못했어도 긴급 제동 장치가 작동했으면 대형 사고가 나지는 않았을 것인데 작동이 되지 않았다는 얘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온도, 습도, 진동, 열 등 어떤 상황에 따라 됐다 안 됐다 하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전자 시스템을 믿을 수가 없다"고 했다.

사고 직후 차가 브레이크를 밟은 것처럼 정지한다는 점과 제동등이 들어오지 않아 브레이크를 밟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박 명장은 "일반 차와 다르게 해당 차종은 인간의 두뇌와 같은 전자제어장치(ECU)가 제동등을 켜줄지 말지 결정하는 시스템"이라며 "브레이크가 어떤 상황에서는 작동되지 않았다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올 수도 있고, 이상이 있었다면 브레이크를 밟았어도 등이 켜지지 않을 수 있다"고 엑스레이 검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전자로 엑스레이 검사를 하면 파워컨트롤유닛(PCU) 같은 곳에 기포나 냉납 현상이 발생했는지 볼 수 있는데 액셀 페달 센서 역시 엑스레이를 찍어 그 안 트랙의 마모도나 상태를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고기록장치(EDR)에 브레이크를 밟은 흔적이 없었다는 경찰 브리핑에 대해 "기존의 다른 자료에도 운전자가 여러 번 브레이크 밟았음에도 안 밟았다는 결과가 나오는 등 신뢰성의 문제가 있다"며 "폐쇄회로(CC)TV나 블랙박스 영상과 EDR의 데이터를 비교하면 다른 게 너무 많고 어떤 충격이 가해지면 그 상황으로부터 5초씩만 기록되기 때문에 시점 판단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급발진 사고를 예방하는 방법에 대해 "운전자가 그때 조치할 수 있는 부분은 딱 두 가지"라며 "브레이크가 들지 않아도 여러 번 나눠 밟지 말고 끝까지 꽉 밟아야 한다. 핸드 브레이크를 함께 당기고 있으면 차를 세울 수 있는 확률이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타이어의 옆면이 보도블록에 쓸리게 해서 펑크를 내거나 사람이 타지 않은 차를 들이받아 충격을 완화하면 대형 사고는 방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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