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인원 솔루션'으로 자리잡은 코인베이스, 'BASE'로 천하통일의 꿈 이룰까 [블록렌즈]

입력 2024-07-0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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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토콜이 우선이냐, 애플리케이션(앱)이 우선이냐

많은 논쟁이 있는 가상자산 업계에서도 흥미로운 논쟁이 하나가 있다. 바로 위에 서술된 바와 같이 '프로토콜''앱' 중 어떤 것이 더 가치가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하지만 이 문제를 짚기도 전에, 두 가지를 모두 흡수한 '괴물'이 만들어지고 있다.

(출처=코인베이스 블로그 캡처)
(출처=코인베이스 블로그 캡처)

바로 '코인베이스'가 그 주인공이다. 2012년 설립된 코인베이스는 '에어비앤비' 출신 브라이언 암스트롱과 '골드만삭스' 출신의 프레드 어삼이 설립한 미국 최대의 가상자산 거래소다.

코인베이스는 국내 업비트, 빗썸 등의 거래소와는 달리 '기관투자', '브로커리지', '수탁 서비스', '선물 거래소' 등 가상자산 교환을 매개로 한 모든 사업을 영위하는 거대한 단일 앱이기도 하다. 여기에 스테이블 코인 글로벌 시가총액 2위에 있는 유에스디스(USDC) 코인의 발행사 서클의 지분마저 보유했다.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가상자산 매매와 관련된 모든 사업을 진행하는 대형 거래소다. 최근에는 프로토콜 '베이스', 구독 서비스 '베이스원', 스마트 월렛 사업 등도 진행하고 있다. (출처=코인베이스 홈페이지)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가상자산 매매와 관련된 모든 사업을 진행하는 대형 거래소다. 최근에는 프로토콜 '베이스', 구독 서비스 '베이스원', 스마트 월렛 사업 등도 진행하고 있다. (출처=코인베이스 홈페이지)

회원 수만 1000만 명이 넘어서는 코인베이스는 5일 기준 통계사이트 크립토랭크 기준 24시간 거래량 34억6000만 달러(약 4조7800억 원)로 4위에 올라있다. 일각에서는 거래량 집계 편차가 상대적으로 불분명한 바이낸스·오케이엑스·바이비트에 비해 전 세계 유일하게 나스닥 상장된 코인베이스가 명실상부 최대의 거래소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이런 미국 최대의 가상자산 거래소가 생뚱맞아 보이는 '프로토콜' 영역까지 집어삼키고 있다.

프로토콜이란?
프로토콜이란 쉽게 말해 '네트워크'로,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레이어1이나 레이어2로 통칭하곤 한다. 웹 2.0으로 대변되는 인터넷 시대에 우리는 구글, 페이스북과 같이 앱이라고 한다면 프로토콜 단(TCP·IP, HTTP 등)은 애플리케이션이 올라갈 수 있는 메인 인프라다.

(출처=베이스 블로그 캡처)
(출처=베이스 블로그 캡처)

코인베이스의 레이어2 '베이스', 게임체인저 등극

코인베이스는 지난해 8월께 옵티미즘 기반의 레이어2 블록체인이자 자신들의 자체 프로토콜인 '베이스(BASE)'를 출시했다.

앞서 코인베이스는 자신들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10년간 비밀리에 계획을 세우고 베이스를 개발해 왔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등 새로운 프로토콜이 등장한 1단계, 1000만 명이 사용하는 가상자산 거래소 설립이 2단계, 그리고 코인베이스 월렛을 포함해 메타마스크 등 대중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 구축이 3단계다. 4단계는 10억 명 이상이 사용하는 개방형 금융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베이스 출시는 이 4단계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그렇게 탄생한 '베이스'는 출시와 동시에 승승장구를 거듭해왔다. 출시 한 달 만에 '총 예치된 자산(TVL)' 3억9732만 달러를 기록하며 대형 레이어1 프로젝트 솔라나를 앞섰다. 또 리서치 업체 델파이 디지털은 “베이스는 출시 56일 만에 가장 빠르게 사용자 10만 명을 달성한 레이어2 블록체인”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레이어2란?

레이어2는 기존 이더리움(레이어1) 위에 쌓여 작동되는 새로운 층의 블록체인으로 확장성을 높이기 위한 솔루션이다. 이더리움의 경우 거래 처리를 증명해야 하는 데에 중개자들에게 일종의 경매를 통해 수수료를 내야 하는 특성상 전송 과정에서 수수료가 매우 높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거래 결괏값을 한꺼번에 묶어 처리하는 '롤업' 기술이 적용된 '레이어2'가 등장했다.

옵티미스틱 방식
레이어2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분류되는데, '옵티미스틱(낙관적인) 롤업'은 이름처럼 모든 거래가 사실이라고 가정한 뒤, 진위 확인을 위한 거래 기록을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전송한다. 이때 의심 가는 거래가 있을 때 검증자가 거래를 모두 재실행한다. 후술할 영 지식증명 기반의 롤업에 비해 개발이 쉽다는 특징이 있으나 송금 과정에서 일주일 가까이 시간이 걸린다.

영 지식증명(zk) 방식
'zk 방식'은 거래의 진위 확인에 '영 지식증명'이라는 방식을 사용한다. 영 지식증명이란 거래 상대방에게 어떠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은 채 자신이 해당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을 말한다. 영 지식증명 기술을 통해 이미 진위를 확인한 뒤 그 기록을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보내기 때문에 사용하는 데이터의 양이 훨씬 적다.

베이스는 '옵티미스틱 방식'의 레이어2 '옵티미즘'을 기반으로 이더리움 가상머신(EVM)과 동일한 방식으로 작동되기에 기존 이더리움 체인에서 사용하던 코드와 도구, 인프라를 그대로 가져와 사용할 수 있다. 대신 가스비는 이더리움 네트워크보다 10배 저렴하다. 이런 장점과 함께 베이스 성장에 불을 붙인 건 다름 아닌 베이스 프로토콜에서 탄생한 탈중앙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프렌드테크의 몫이 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프렌드테크에서는 이더리움을 통해 '키'를 구매해, 인플루언서들과 메세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  ((출처=코인게코 홈페이지 캡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프렌드테크에서는 이더리움을 통해 '키'를 구매해, 인플루언서들과 메세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 ((출처=코인게코 홈페이지 캡처))

프렌드테크, 프로토콜 '베이스'의 왕으로 거듭나다

지난해 9월 데이터에 따르면 베이스 TVL 중 프렌드테크는 3653만 달러로 2위를 차지했다.

프렌드테크는 사용자들이 키(Keys)를 사고팔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자신의 SNS를 토큰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더리움으로만 구매가 가능한 '키'는 특정 유명인과 소통을 할 수 있는 권한으로, 키가 있는 사용자는 전용 비공개 채팅, 조언 또는 계정과 관련된 기타 혜택에 액세스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프렌드테크는 자체 앱에서 거래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코인베이스'라는 대형 앱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던 프로토콜 '베이스'가 자체 앱에 혜택을 톡톡히 받은 셈이다.

이외에도 베이스 상승의 배경에는 자체 토큰인 'BASE' 발행에 대한 기대감도 섞어였있다. 비록 BASE 토큰의 발행은 원래의 계획대로 없는 일이 됐으나, 네트워크는 코인베이스와 결합해 더욱 끈끈한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심지어 지난달에는 베이스의 기반인 옵티미즘의 TVL도 뛰어넘기에 이르렀다. 지난달 6일 디파이라마 데이터에 따르면 베이스 TVL은 17억 달러로 5월 대비 20% 상승했다. 베이스 메인넷은 TVL 기준 아비트럼(38억1000만 달러), 블래스트(22억6000만 달러)에 이어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1분기 베이스 체인 활성화로 약 2000만 달러 이상의 실질적인 매출액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글로벌 거래소는 자체 거래소 애플리케이션에 개인 지갑을 연동할 수 있게 했다. 좌측 상단 바이비트 거래소 내에서 'Wallet' 터치 시 곧바로 메타마스크와 같은 개인 지갑 사용이 가능하다. (출처=바이비트 애플리케이션 화면 캡처)
▲지난해 글로벌 거래소는 자체 거래소 애플리케이션에 개인 지갑을 연동할 수 있게 했다. 좌측 상단 바이비트 거래소 내에서 'Wallet' 터치 시 곧바로 메타마스크와 같은 개인 지갑 사용이 가능하다. (출처=바이비트 애플리케이션 화면 캡처)

코인베이스, 개인 지갑 뛰어넘는 '스마트월렛' 장착

코인베이스의 진격이 더 무서운 데에는 단순히 베이스의 성공 만이 아니다. 최근 코인베이스는 스마트월렛도 구축한 사실을 공개했는데, 이는 가상자산 업계에서 새로운 '게임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짙다.

사실 지난해 많은 이들이 무덤덤하게 넘어갔던 엄청난 혁신 중에는 '거래소의 제삼자 지갑'이 있었다. 소위 말해 메타마스크를 거래소 앱에 장착하는 시스템이다. 이는 거래소 사용자가 거래소 애플리케이션에서 손쉽게 개인 지갑으로 넘어갈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한 것으로 오케이엑스, 바이비트 모두 이 방법을 채택했다.

코인베이스는 여기에 더 나아가 사용성을 강화한 가상자산 지갑 서비스인 스마트 월렛을 하반기 내에 공식 출시한다.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스마트월렛은 암호화폐를 직접 사용하는 것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사용자들은 복구 문구 없이 페이스 ID, 구글 크롬 프로필, 지문, 또는 유비키(Yubikey)로 지갑을 생성할 수 있다. 사용자들은 개인 키를 직접 관리하는 셀프 커스터디(self-custodial) 지갑이나 중앙화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계정에 있는 잔액을 사용할 수도 있다.

여기에 아디다스에 이어 블루칩 대체불가능토큰(NFT)인 두들스와도 손잡으면서 베이스의 스마트 월렛에 지속적으로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시기별, 보고서별 차이는 있지만 올해 상반기 코인베이스는 미국 내에서 꾸준히 50~70%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출처=카이코 리서치)
▲시기별, 보고서별 차이는 있지만 올해 상반기 코인베이스는 미국 내에서 꾸준히 50~70%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출처=카이코 리서치)

'불장'에 어닝 서프라이즈…프렌드테크 이탈과 미국發 규제 추이엔 '촉각'
올해 초 비트코인이 7만 달러를 가뿐히 돌파하며 코인베이스는 올해 1분기에 전 분기 대비 72% 증가한 매출액 16억4000만 달러와 전 분기 대비 330% 증가한 순이익 11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시장 호조에 따라 거래수익이 전 분기 대비 103% 증가한 10억8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의 거래수익은 각각 전 분기 대비 99%와 133% 증가한 9억4000만 달러와 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구독 및 서비스 매출은 전 분기 대비 36% 증가한 5억1000만 달러로, 이 중 약 39%인 2억 달러는 스테이블코인 USDC에서 발생했다.

▲본사 위치를 노출하지 않는 바이낸스에 비해 미국 내 규제화된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상대적으로 정치권 이슈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코인베이스는 지난해 6월부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증권법 위반 관련한 소송전을 이어가고 있다. (AP/뉴시스)
▲본사 위치를 노출하지 않는 바이낸스에 비해 미국 내 규제화된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상대적으로 정치권 이슈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코인베이스는 지난해 6월부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증권법 위반 관련한 소송전을 이어가고 있다. (AP/뉴시스)

다만 꾸준히 제기되는 규제 리스크는 유일하게 코인베이스의 발목을 잡는 골칫거리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23년 6월 코인베이스를 상대로 증권법 위반 혐의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당시 SEC는 코인베이스 상장한 13종의 가상자산을 증권으로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코인베이스는 올해 말에 결판나는 미국 대권의 향배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 예측이 우세해지며 친 가상자산 바람이 부는 듯했으나, 곧바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직 사임 가능성이 점쳐지자 비트코인이 하락한 만큼 미국 대선의 결과에 따라 향배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프렌드테크의 이탈 소식도 아쉽다. 복수의 매체에 따르면 프렌드테크 설립자 '레이서'는 5월께 "사용자에게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베이스에서 프렌드테크를 마이그레이션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며 "이전부터 프렌드테크 팀과 베이스 간에 관계가 좋지않았다"고 설명했다. 제시 폴락 베이스 개발자는 이와 관련해 "프렌드테크 팀이 고립되고 단절된 느낌을 받았을 것을 충분히 이해한다"는 입장을 피력하며 간접적으로 불화를 인정하기도 했다.

다만 프렌드테크가 최근 새로운 입장을 발표하며 추이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으로 국면이 전환됐다. 프렌트테크 측은 "베이스에서 다른 체인으로 마이그레이션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커뮤니티 의견을 인지하고 있으며, 동의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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