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ICT 등 수출 증가세 양호하지만…고금리에 경기 개선세 미약"

입력 2024-07-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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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7월 경제동향' 발간
수출, ICT품목 중심 증가세…무역수지 흑자폭 확대
소매판매·설비&건설투자 부진…해외소비는 양호
근원물가 정부목표치 근접…농산물·석유류 외 고물가 완화

(연합뉴스)
(연합뉴스)

통보통신기술(ICT) 품목 중심의 양호한 수출 흐름에도 고금리 기조 장기화 등으로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일 발간한 '7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높은 수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내수 회복세는 가시화되지 못하면서 경기 개선세가 다소 미약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먼저 5월 전산업생산은 전년동기대비 2.2% 증가해 전달(3.3%) 등 연초에 높았던 증가세가 다소 조정되는 모습이다. 광공업생산(3.5%)은 반도체(18.1%)의 높은 증가세에도 자동차(-1.9%), 전기장비(-18.0%)의 감소세 확대로 증가폭이 축소됐다.

서비스업생산(2.3%)도 도소매업(-1.4%), 숙박 및 음식점업(-0.9%) 등 지속된 부진으로 증가세가 둔화되는 흐름이며 건설업생산(-3.8%)도 비교적 큰 폭 감소했다. 제조업 출하(3.7%→0.2%)가 자동차(-4.0%), 전기장비(-20.6%)를 중심으로 부진한 가운데 제조업 재고율(110.2%→110.9%)이 소폭 상승하는 등 회복세가 완만해졌다.

KDI는 "수출 회복세가 유지되고는 있으나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며 내수는 부진한 모습"이라며 "반도체경기 상승으로 반도체 수출과 생산은 호조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소매판매, 설비투자, 건설투자가 모두 감소하면서 내수 회복세는 가시적이지 않다"고 분석했다.

소비는 일부 서비스업을 제외한 다수 부문의 부진이 지속됐다. 5월 소매판매(-2.2%→-3.1%)는 승용차(-7.5%→-9.2%)와 의복(-5.3%→-6.8%), 음식료품(-3.3%→-3.6%)을 중심으로 감소세가 확대되며 상품소비 대부분 품목에서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서비스소비는 숙박 및 음식점업(-0.9%), 도소매업(-1.4%) 등에서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 반면 국민 출국자 수(34.8%), 대외 여행지급(원화금액 기준·7.8%) 등에서 높은 증가세로 해외소비는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고금리 기조는 설비투자 부진에도 영향을 끼쳤다. 5월 설비투자(-2.2%→-5.1%)는 기타운송장비(23.3%→-3.5%)를 중심으로 감소폭이 확대됐다. 반도체와 밀접한 특수산업용기계(-12.1%→-10.5%)가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하면서 반도체경기 호조세가 관련 투자로 이어지지 못했다. 5월 건설기성(불변)은 건축부문(-0.8%→-5.9%) 부진에 주로 기인해 전월(-0.1%)보다 낮은 -3.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수출은 IT 품목의 높은 증가세에 힘입어 양호한 회복세를 이어갔다고 평가했다. 6월 수출은 조업일수 감소(+0.5일→-1.5일)로 전월(11.5%)보다 증가폭이 축소된 5.1%를 기록했지만 일평균 기준으로는 전월(9.0%)보다 높은 12.4%를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변동성이 높은 선박(103.6%→-35.1%)이 대폭 감소했지만 IT 품목(40.8%→54.6%)이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다.

반면 전체 수입(-2.0%→-7.5%)은 주요 에너지원 수입(3.4%→3.4%)이 낮은 증가세에 머무른 가운데 이를 제외한 수입(-3.7%→-10.6%)도 내수 부진으로 위축되면서 감소폭이 확대됐다. 양호한 수출 회복세에 수입 감소폭은 커지면서 무역수지(48억6000억달러→80.0억달러) 흑자폭은 확대됐다.

5월 취업자 수는 전월의 높았던 증가폭(26만1000명→8.0만명)이 크게 축소됐다. 다만 경제활동인구조사 조사대상주간(15일이 속한 1주간)의 휴일 유무 영향을 받지 않는 사업체 노동력조사에서는 종사자 수 증가폭(19만8000명→16만2000명)이 비교적 완만하게 축소되고, 실업률(2.8%)도 전월과 같이 낮은 수준에 머무르는 등 고용 여건이 급격히 위축된 것은 아니라고 KDI는 분석했다.

6월 소비자물가(2.7%→2.4%)는 상품(3.2%→2.7%) 가격 상승세가 크게 둔화했다. 2%대 상승률을 4월부터 3개월 연속 이어갔다. 고금리 지속에 따른 내수 부진으로 근원물가 상승세(2.2%)가 정부의 물가안정목표에 근접했고 농산물·석유류를 제외한 대다수 품목에서 고물가 현상이 완화하는 흐름을 보였다.

연체율은 개인사업자 대출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금융시장의 전반적인 안정세는 유지되는 모양새다. 4월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3개월 이동평균·0.57%→0.59%) 등이 상승 흐름을 지속한 가운데 국내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되면서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주가는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

5월 주택매매시장은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매매가격 하락세가 유지됐고 거래량도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고 봤다. 매매가격은 수도권(-0.01→0.02%)에서는 보합세가 유지됐지만 비수도권(-0.09%→-0.06%)의 하락세가 지속되며 전월(-0.05%)에 이어 0.02% 하락했다.

세계경제는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 위험요인도 상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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