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급속 충전, ‘캐즘’ 돌파 열쇠로 [모빌리티]

입력 2024-07-0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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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대중화 가로막는 '충전 속도' 문제
주유 시간만큼 줄이자…기술 개발 사활

▲제주도 최초의 이-피트(E-pit) 충전소 ‘새빌 E-pit’. E-pit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초고속 충전 전기차 충전소 브랜드다. (사진제공=현대차)
▲제주도 최초의 이-피트(E-pit) 충전소 ‘새빌 E-pit’. E-pit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초고속 충전 전기차 충전소 브랜드다. (사진제공=현대차)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을 위해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높은 가격, 짧은 주행거리, 긴 충전 시간 등이 전기차 보급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들어선 리튬·니켈 등의 배터리 원료 가격이 하락하고,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채택하는 비중이 늘면서 중저가형 전기차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전기차 플랫폼, 배터리 소재·기술 등의 혁신으로 주행거리도 개선됐다.

긴 충전 시간은 여전히 걸림돌이다. 내연기관차의 주유 시간이 5분 안팎에 불과한 데 반해 전기차의 충전 시간은 최대 10시간에 달하기 때문이다.

전기차 충전 방식은 크게 ‘급속 충전’과 ‘완속 충전’으로 구분된다. 급속 충전은 직류(DC) 전력을 충전기에서 배터리로 직접 공급하는 방식이다. 짧은 시간에 50킬로와트(㎾) 이상의 고용량 에너지를 전달하기 때문에 배터리 손상 위험이 크다. 일반적으로 배터리 용량의 80%까지만 지원하고, 80% 충전에 30분에서 1시간가량이 걸린다.

완속 충전은 교류(AC) 전력을 전원 변환 장치(OBC)를 통해 직류로 바꿔 충전하는 것이다. 보통 아파트나 공용주택 등의 주차장에 설치된 충전 시설이 완속 충전 방식이다. 전류를 변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고, 공급 용량이 3~7㎾ 수준으로 낮아 충전 속도가 현저히 느리다. 100% 충전까지 10시간 이상 걸린다.

전기차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 충전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것이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 극복의 열쇠로 보고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배터리 충전 속도를 결정짓는 소재는 음극재다. 음극재는 리튬이온을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는 흑연이 가장 많이 쓰이지만, 최근에는 실리콘·리튬메탈 등 에너지 밀도와 충전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차세대 소재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실리콘은 부피 팽창 문제, 리튬메탈은 음극 표면에 리튬이 쌓여 나뭇가지 결정을 형성하는 ‘덴드라이트’ 현상을 해결하는 것이 관건이다.

SK온은 3월 ‘인터배터리 2024’에서 ‘SF(Super Fast·급속 충전) 배터리’보다 개선된 ‘어드밴스드(Advanced) SF 배터리’를 공개했다. SF 배터리는 18분 만에 10%에서 80%까지 충전되는 하이니켈 배터리다. 어드밴스드 SF 배터리는 충전 시간을 유지하면서도 에너지 밀도를 9% 높였다.

삼성SDI는 9분 만에 80%를 충전해 600㎞를 주행할 수 있는 초급속 충전 배터리를 2026년까지 상용화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현대자동차는 2025년 차세대 승용·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전용 전기차 플랫폼을 각각 도입하기로 했다. 배터리 용량 40% 증대에 따른 급속 충전 시간 경쟁력을 확보하고, 완속 충전 시간도 기존 대비 절반 수준으로 단축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SK온이 3월 '인터배터리 2024'에서 선보인 '어드밴스드 SF(급속 충전) 배터리' (사진제공=SK온)
▲SK온이 3월 '인터배터리 2024'에서 선보인 '어드밴스드 SF(급속 충전) 배터리' (사진제공=SK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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