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발언대] '지구 온난화' 시대는 끝났다?

입력 2024-07-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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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영 국민대 건설시스템공학부 교수.
▲신주영 국민대 건설시스템공학부 교수.

2024년 6월 중순 초여름의 폭염은 기상청 기상관측 이래 6월 최고 기온 기록이었다. 올해는 엘니뇨에서 라니냐로 전환하는 기간으로 기상청에서는 "올해 폭염과 극한 강우의 발생 확률이 높다"고 예측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은 2023년 연설에서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의 시대는 끝났고 이제 우리는 지구가 끓어오르는 지구 열대화(global boiling)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지구 열대화로 인해 전 지구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기후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기온의 상승은 증발하는 물의 양을 증가시키며 결과적으로 내리는 비의 양을 증가시킨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극한 강우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큰 홍수 피해가 발생했으며 연간 발생 횟수와 인적·경제적 피해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한국도 기후변화의 영향을 피해 갈 수 없다. 지속적으로 물 관련 재해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다양한 물 관련 재해 중 도시 침수가 최근 자주 발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매년 많은 시민이 피해를 받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비의 양이 많아질 뿐만 아니라 도심지역 개발로 인한 도로포장 등의 급격한 증가로 빗물이 스며들지 못해 지표면에 흐르는 물이 증가하게 되고 저지대 등 도시 침수 취약 지역에서 침수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

도시 침수 예방을 위한 대표적인 기반 시설물인 하수관로 및 배수시설은 극한 강우로부터 시민들의 피해를 막아주는 핵심 기반 시설로 비가 내릴 때 지표면의 물을 하수관을 통하여 하천으로 배수시켜 도시 침수 발생을 막는다. 기후변화로 비의 양이 증가하여 하수관로 및 배수시설이 가지고 있는 대응 능력보다 많은 양의 비가 자주 내리고 있다. 즉, 과거의 계획 및 기준으로는 현 기후 위기 상황으로 발생되는 도시 침수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

도심지역의 반복되는 침수 해소를 위해 환경부는 2013년부터「하수도정비중점관리지역」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2022년 피해가 발생한 서울 강남구 일대를 포함해 총 194개 지역에 대하여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53개 지역의 사업이 완료돼 극한 강우에 대한 침수 대응 능력을 높였다. 사업 완료된 지역은 인접 지역보다 침수 피해 감소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하수도 용량 확대가 도시 침수 대응을 위한 근본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한계점도 갖고 있다. 도심지역에 있는 시설의 용량 확대 사업은 소음, 교통 체증 유발 등 시민 불편을 발생시키고 사회적 갈등과 간접 비용을 유발한다. 또한, 사업 선정 후 계획 및 건설 완료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단기간에 침수 대응 능력 개선이 어렵다. 효과적인 도시 침수 대응을 위해서는 이미 침수예방 효과가 입증된「하수도정비중점관리지역」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하며, 이와 별개로 법, 제도, 운영 등 능동적 대응의 적절한 조화로 효율적 침수 대응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우선으로 상습 침수지역 조사를 통해 선택적 집중 관리가 필요하다. 침수 위험이 큰 지역은 우선해 선정 및 관리가 필요하고 중점 관리지역은 하수도가 감당해야 할 비의 양을 현실에 맞게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것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기존 공공 하수도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고 차수판, 빗물받이 준설 등 주민들이 함께하는 침수 대응 전략 개발 및 추진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선진화된 하수도 시설과 기술 보급 및 개발에 노력해야 한다. 디지털 트윈, 사물인터넷과 같은 최신 기술에 기반한 스마트 하수도 기술을 개발하고 시설 간의 효율적 연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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