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퍼 일렉트릭 사전계약 시작…EV 대중화 시대 열렸다.

입력 2024-07-09 14:57 수정 2024-07-09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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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9일 캐스퍼 일렉트릭 사전계약 시작
2000만 원대 실구매가에 315km 주행 가능
기아 EV3 이어 중저가 전기차 꾸준히 출시
‘가격’ 문제 극복하고 EV 대중화 시대 열 듯

▲현대자동차 '캐스퍼 일렉트릭' (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캐스퍼 일렉트릭' (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2000만 원대 전기차 ‘캐스퍼 일렉트릭’의 사전 계약을 시작했다. 기아에 이어 현대차까지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의 전기차를 출시하며 전기차 대중화 시대가 곧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날부터 캐스퍼 일렉트릭 인스퍼레이션 모델의 사전계약에 돌입했다. 현대차는 인스퍼레이션 모델을 시작으로 프리미엄, 크로스 모델 등을 차례로 선보일 계획이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역시 ‘가격’이다. 캐스퍼 일렉트릭(인스퍼레이션 모델 기준)의 판매 가격은 전기차 세제 혜택 적용 후 2990만 원(세제 혜택 적용 전 3150만 원)부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및 지자체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고려하면 2000만 원 초·중반대 금액으로 구매할 수 있는 전기차가 출시된 셈이다.

가격대에 초점을 맞춘 전기차인 만큼 현대차는 처음부터 캐스퍼 실제 구매 가격을 2000만 원대에 맞춘다는 계획이었다.

정유석 현대차 국내사업본부장은 지난달 2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4 부산모빌리티쇼’에 참석해 “(캐스퍼 일렉트릭의 가격은) 2000만 원대로 책정할 것”이라며 “정확한 가격은 추후 사전 계약 때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시장이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을 겪고 있는 가운데 수요 부진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가격’ 문제를 극복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가격대를 낮추면서도 전기차로서의 성능은 포기하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캐스퍼 일렉트릭에는 49킬로와트시(kWh)의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315km(인스퍼레이션 모델, 15인치 알로이휠 기준)에 달하는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캐스퍼 일렉트릭이 중저가 전기차 시장의 포문을 연 모델은 아니다. 앞서 기아는 지난달 4일 기아 전기차 시리즈 중 가장 작은 모델인 EV3의 사전 계약을 시작했다.

▲기아 'EV3'. (사진제공=현대캐피탈)
▲기아 'EV3'. (사진제공=현대캐피탈)

EV3의 판매 가격은 3995만 원(세제 혜택 적용 후)부터 시작으로 3000만 원대 초·중반대에 구매할 수 있다. EV3 역시 롱레인지 모델 기준 81kWh 용량의 NCM 배터리를 탑재해 501km에 달하는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소비자 반응도 뜨겁다. EV3는 사전 계약을 시작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지난달 26일 1만 대가 넘게 계약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 역시 “EV3를 통해 고객에게 접근 가능한 가격대를 제공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계약으로도 그런(좋은) 반응이 나오고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캐스퍼 일렉트릭, EV3 등 중저가 전기차가 지속적으로 출시되며 전기차가 대중화 단계로 접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중저가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도 나타나고 있다. 전기차 수요 부진이 본격화한 올해 상반기 기준, 4352만 원부터 시작하는 현대차의 코나 일렉트릭은 전년 동기 대비 54.0% 늘어난 판매량을 기록했다. 현대차 전기차 모델 중 유일하게 전년 대비 판매량이 늘었다.

지금도 2000만 원 초·중반대에 구매할 수 있는 기아 레이 EV도 올 상반기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 출시된 레이 EV는 올 상반기 6225대 판매되며 기아 전기차 모델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 기간 주력 제품인 EV6는 5305대, EV9은 1225대 판매됐으며 봉고 EV는 2830대 판매됐다. 현대차, 기아 모두 판매 현황에서 중저가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확인되는 모습이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학과 교수는 “소비자 입장에서 차량 가격은 여전히 구매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다. 전기차 대중화를 위해서는 가격대를 낮춘 전기차가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가격대를 낮추면서도 충분한 성능을 확보한 전기차가 시장에 지속적으로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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