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부동산 거래 73%가 급매물…고금리ㆍ경제둔화 탓

입력 2024-07-09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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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위축된 가운데 급매가 대부분
상반기 거래금액 약 4조1000억 원
2008년 이후 두 번째 낮은 거래가
예년 기준, 급매매 거래 비중 10%

▲올 상반기 홍콩에서 거래된 부동산의 73%가 급매매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홍콩 구룡(Kowloon)반도 모습.  (게티이미지)
▲올 상반기 홍콩에서 거래된 부동산의 73%가 급매매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홍콩 구룡(Kowloon)반도 모습. (게티이미지)

고금리와 경제둔화가 지속 중인 홍콩이 극심한 ‘부동산 거래 위축기’를 견디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거래 자체가 크게 감소한 것은 물론, 그나마 성사된 거래의 70% 이상이 급매매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 조사를 인용해 “상반기 홍콩에서 총 231억 홍콩달러(약 4조988억 원) 규모의 부동산 거래가 이뤄졌다”라며 “이는 상반기 기준, 2008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적은 반기 거래 규모”라고 보도했다.

이어 “특히 상반기 거래의 73%가 급매매로 이뤄졌으며 총금액은 168억 홍콩달러(약 2조9800억 원)였다”고 밝혔다. 과거 홍콩 부동산 거래 가운데 급매매 비율은 10% 미만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거래 자체가 위축된 가운데 급매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한 이유는 지난해 홍콩 기준금리가 23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부동산 거래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부동산 투자자들이 부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만큼 부동산 거래 자체가 줄어들었다. 금리는 6%에 육박하는 반면, 부동산 자산 수익률은 3.5% 수준에 머물러 있는 형국이다.

실제로 중국 부동산 위기의 상징이 된 헝다(恒大·에버그란데) 그룹의 쉬자인 회장은 자기가 소유했던 홍콩 부촌의 맨션을 4억4800만 홍콩달러(약 794억 원)에 팔았다. 이 역시 급매매이다 보니 최종 거래가격은 감정가의 약 56%에 머물렀다.

SCMP는 CBRE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몇 달 동안 이와 같은 급매물 거래가 비정상적으로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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