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연속 무분규’ 현대차…車 업계 상생 마중물 되나

입력 2024-07-09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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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 파업 직전 잠정합의안 도출
사상 최대 임금 인상ㆍ성과금 규모 합의
정년 연장 대신 숙련자 재고용 기간 연장
기아 등 국내 업계에 긍정적 영향 미칠 듯

▲현대차ㆍ기아 양재 본사 전경.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ㆍ기아 양재 본사 전경.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 노사가 파업 없이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는 데 성공했다. 2019년 이후 6년 연속 무분규 기록이다. 업계 맏형격인 현대차가 순조롭게 임금협상을 마무리하면서 기아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업계의 임금협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9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전날 집중 교섭을 통해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4.65% 인상(11만2000원, 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금 500%+1800만 원+주식 25주 등의 내용이 담겼다. 기본급 인상 규모는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11만1000원보다 1000원 더 오른 것이다.

핵심 쟁점으로 꼽혔던 정년 연장은 올해도 불발됐다. 다만 노사는 기술숙련자 재고용 기간을 기존 최대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하는 데 합의하며 입장 차를 줄였다. 숙련자 재고용은 정년퇴직한 조합원을 신입사원과 비슷한 임금을 지급하고 다시 재고용하는 것이다.

숙련자 재고용 제도를 통해 조합원은 사실상 정년이 만 62세로 늘어나는 효과를 얻게 됐다. 아울러 노사는 정년 연장 관련 노사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해 내년 상반기까지 개선 방향을 지속 논의하기로 했다.

노조는 12일 전체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합의안이 통과되면 현대차의 올해 임금협상은 마무리된다.

현대차가 비교적 순조롭게 합의안을 도출하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의 노사 협상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기아는 현대차와 비슷한 수준에서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아 노조는 올해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한 상태다. 현대차 노조 요구안인 기본급 15만90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과 큰 차이가 없다.

KG모빌리티(KGM)는 지난해까지 14년 연속으로 임단협 타결을 이어온 만큼 올해도 큰 갈등 없이 합의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KGM 노조 역시 3년 정년 연장을 요구하고 있으나 현대차 노사가 결론을 내지 못한 만큼 동력을 잃을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르노코리아 노조는 기본급 인상과 임금피크제 폐지를 요구하고 있으나 지난해 실적이 전년 대비 감소한 만큼 큰 폭의 임금 인상은 어려울 전망이다.

반면 GM 한국사업장 노사의 올해 임단협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1일 파업권을 획득한 노조는 8~11일 일정으로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한국GM 노조는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전년도 순이익의 15%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9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만큼 요구안을 관철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협상을 바라보는 고객과 협력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걱정과 관심 속에서 노사가 사회문제 해소와 지역사회 상생 방안을 담은 6년 연속 무분규 잠정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며 “고객들의 끊임없는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최고 품질의 자동차를 만들 수 있도록 노사가 함께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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