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곳곳 ‘주차난’ 해결 골머리…공영주차장 앞다퉈 조성

입력 2024-07-10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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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 허물기·자투리땅 활용해 면 확보
자치구 곳곳 민간과 협의해 주차장 조성
주차장 조성 관련 시민단체와 갈등 빚기도

▲지난해 서울 양천구 내 공동주택지원사업으로 설치된 주차장. (자료제공=양천구)
▲지난해 서울 양천구 내 공동주택지원사업으로 설치된 주차장. (자료제공=양천구)

서울 곳곳에서 만성적인 주차난이 이어지면서 서울시를 비롯한 자치구들이 주차장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부지 확보의 어려움, 주민들과의 갈등을 비롯한 여러 문제도 나타나고 있다.

10일 서울시와 각 자치구에 따르면 서울 시내와 주택가 등에 주차장을 꾸준히 늘리고 있지만, 민원 또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서울 내 주차장과 거주 지역 인근 주차장은 노상·노외·부설주차장 등 여러 형태로 늘어나고 있다. 최근 3년간 서울시 전체 주차장확보율은 △2021년 137% △2022년 141% △2023년 142.5%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서울 내 주택가 주차장확보율도 △2021년 104.3% △2022년 106.5% △2023년 106.9%로 조사됐다.

하지만 자동차 등록 대수 증가, 근접 주차 문화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서울 내 불법 주정차 관련 민원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서울 내 불법 주정차 관련 민원은 △2021년 110만7648건 △2022년 120만3383건 △2023년 148만3433건이다. 특히 서울 내 불법 주정차 관련 민원은 교통 분야에 속하는데, 교통 분야는 매년 서울시 전체 민원 중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 차원에서는 비어있는 집 공간, 자투리땅 등을 활용하는 ‘내 집 주차장’ 조성 사업에 나서고 있다. 내 집 주차장 조성 사업은 담장이나 대문을 허물어 주차장 조성이 가능한 단독·다가구 주택, 주택가 주변 방치된 자투리땅, 근린생활 시설, 공동주택 아파트 등을 대상으로 주차장 조성 시 지원금을 주는 사업이다.

시는 2004년부터 2023년까지 내 집 주차장 조성 사업을 통해 총 6만1498면의 주차장을 조성해왔다. 올해는 813면 조성을 목표로 담장 허물기 1면당 1000만 원, 자투리땅 1면당 300만 원으로 지원금을 늘렸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차장을 조성하는 데 긴 시간과 많은 비용이 드는 반면, 내 집 주차장 조성 사업은 단기간에 저비용으로 주차장을 확보할 수 있다”라며 “유휴 공간을 통한 효율적인 부지 활용, 시민 편의 향상까지 다양한 효과가 전망되는 만큼 시민들의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민간 협업·아파트 내 증설 등 주차장 조성 ‘사활’

▲국철고가 도봉역 하부 공영주차장의 모습. (자료제공=도봉구)
▲국철고가 도봉역 하부 공영주차장의 모습. (자료제공=도봉구)

서울 내 각 자치구도 부설·옥외 주차장 등을 활용하며 주거 지역 내 주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 양천구는 관내 아파트 주차장 부족으로 인해 ‘2024년 하반기 공동주택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옥외주차장 증설 시 사업비 일부를 지원한다. 아파트 내 최대 200면의 옥외주차장 증설하면 구가 총 사업비 70~80%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구는 이를 위해 ‘공동주택 지원 조례’를 일부 개정하고 10억 원의 예산을 추가 투입할 방침이다.

도봉구는 이달부터 도봉역 하부에 공영주차장을 운영하고 있다. 앞서 구는 중고차매매상사가 있던 기존 공간에 국가철도공단과 협의를 통해 부지 사용허가를 받고, 공사에 착수해 총 34면의 공영주차장 조성을 완료했다.

성북구는 관내 열린산부인과의원과 ‘부설주차장 개방 협약’을 체결했다. 부설주차장 개방 사업은 지역 내 학교·종교·주거 시설 등 건축물의 유휴 주차면을 건물 소유주와 자치구 간 협약을 통해 개방하는 것이다. 소유주에게는 주차장 관련 시설개선비와 주차 수익금 전액을 지원하며, 주민들은 확보한 주차면을 공유 받게 된다. 이를 통해 구는 총 8면의 주차장을 확보하며 거주자 우선 주차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다만 공영주차장 조성 과정에서 갈등을 빚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구로구는 구로거리공원을 활용해 지하 1~2층에 공영주차장을 조성할 계획을 내놓았지만, 녹지 훼손·접근성 등을 이유로 시민단체와 대립하고 있다.

구는 구로거리공원 인근 주택 밀집지역, 거리공원 상가 일원, 북쪽 국제음식문화거리 등에서 상시 주차난이 발생하고, 사업부지 300m 내에는 공영주차장이 없어 구로거리공원이 주차장 조성에 최적의 공간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시민단체 거리를 사랑하는 모임(거사모)에서는 공원 내 자연훼손이 불가피하고, 주거밀집구역과도 접근성이 떨어진다며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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