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노블ㆍ망가' 종주국도 K웹툰에 무릎 꿇었다 [K웹툰, 탈(脫)국경 보고서②]

입력 2024-07-12 05:00 수정 2024-07-1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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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 성장의 비결은 수출
네이버-美, 카카오-日 진출 후
3000억 시장이 1.8조로 확대
작년 상반기 만화 수출 71%↑
정부 "웹툰판 칸영화제 만들것"

한국 웹툰산업이 5년 만에 5배 가까이 성장했다. 국내 양대 웹툰 사업자인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국내를 넘어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매출 산업의 파이가 급속도로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웹툰 사업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7년 3799억 원에 불과했던 국내 웹툰산업의 추정 규모는 5년 만에 2022년 1조 8290억 원까지 증가했다.

웹툰 산업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네이버웹툰이 각각 2003년, 2004년 가로로 읽던 만화를 세로형으로 연재하면서 대중화시켰다. 특히 다음웹툰에서 2003년 선보인 강풀의 순정만화가 히트를 하면서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웹툰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웹툰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진출 덕분이다. 웹툰 시장은 해마다 빠른 속도로 확장했다. 2017년 3799억 원 규모의 웹툰 시장은 매년 22.7%, 37.2%, 64.6%, 48.6%, 17.4%씩 성장했다.

2005년 12월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웹툰은 2014년 웹툰 영어 서비스를 출시한 데 이어 2016년 미국 법인인 웹툰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며 글로벌 영토를 확장했다. 현재 150여 개국에서 서비스 중이며 약 1억7000만 명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와 5510만 개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의 콘텐츠 자회사인 카카오픽코마는 만화의 종주국인 일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카카오픽코마는 2016년 일본에서 픽코마를 론칭하고 일본 웹툰 시장 1위를 지키고 있고 있다. 반면 유럽 진출 3년 만에 프랑스 사업을 철수한다. 20% 성장세를 보이는 일본 등 타지역과 달리 프랑스의 성장률은 3%에 그쳤기 때문이다. 카카오픽코마는 주력 시장인 일본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시장조사업체 닐슨모바일넷뷰에 따르면 올해 4월 일본 시장 내 디지털 만화 서비스 가운데 픽코마의 이용자 수는 1253만 명, 라인망가의 이용자 수는 1085만 명으로 집계되며 이용자 수 기준 1, 2위에 올랐다. 그 뒤를 일본 통신기업 NTT 산하 전자책 서비스 ‘코믹시모아’(846만 명), ‘메챠코믹’(515만 명), ‘이북재팬’(455만 명)이 이었다.

웹툰 수출액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콘텐츠산업의 수출액은 1.3% 증가한 53억8597만 달러로 추정되는 가운데 만화가 약 9000만 달러를 차지했다. 만화 수출액은 전년 대비 71.3% 상승한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도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웹툰 종주국으로 입지를 굳히고 글로벌 플랫폼으로 육성하기 위해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한국이 시작한 웹툰 시장에 아마존,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이 진출하면서 시장 상황이 순탄치만은 않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월 웹툰 관련 조직과 예산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만화·웹툰 산업 발전방향'을 발표하고 '웹툰계의 칸 영화제'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와 함께 올해 민관합동 6000억 원 규모의 자펀드를 활용해 관련 기업의 지식재산(IP) 사업화를 뒷받침할 방침이다. 2027년까지 만화·웹툰 산업 규모를 4조 원, 수출 규모를 2억5000만 달러로 키우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문체부는 콘진원에 만화웹툰산업팀을 올해 신설하는 등 창작·유통·투자·해외 진출을 지원할 조직을 보강하고 위상을 높이기로 했다. 또한 창작자·업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만화진흥위원회’도 올해 안에 만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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