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남2구역, ‘118 프로젝트’ 물건너 가나…최고 높이 90m 이하 사전협의 중

입력 2024-07-11 17:20 수정 2024-07-12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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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4-07-11 17:1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한남 2구역 조합, 최고 높이 90m 범위 내 사전 협의안 제출
대우건설, 118 프로젝트 내세워 사업 수주…'35층 룰' 폐지 기반
실현 가능성 낮아…서울시 "2016년 한남뉴타운 변경 지침 우선"

▲대우건설이 한남2구역 조합에 제안한 '한남써밋' 조감도. (자료제공=대우건설)
▲대우건설이 한남2구역 조합에 제안한 '한남써밋' 조감도. (자료제공=대우건설)

서울 용산구 한남2구역 재개발 조합이 추진 중인 '118 프로젝트'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조합이 요구하던 최고 높이 118m(21층)가 아닌, 남산 경관 보호를 위한 높이규제 90m를 준수하는 범위의 사전 협의안을 서울시에 제출한 것이다. 현재 서울시와 조합은 재정비 촉진계획 변경(안)을 확정하기 위해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시공사 대우건설이 수주를 위해 현실성 없는 118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소모적 논쟁을 지속하며 사업 추진의 어려움을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11일 본지 취재 결과, 최근 서울시는 한남2구역 재개발 조합으로부터 높이계획 90m 이하에 부합하는 사전 협의안을 접수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르면 올해 10월께 재정비 촉진계획 변경안을 확정할 것으로 서울시는 예상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90m 높이 기준에 부합하는 사전 검토 협의안이 접수됐다"며 "협의안은 기준을 맞춰서 진행될 것이고, 이르면 올해 4분기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이 확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용산구청 역시 "조합이 제출한 사전 협의안은 재정비촉진 지침 상 높이 기준에 맞춘 내용"이라고 재확인했다.

사전 협의는 정식으로 재정비 촉진계획 변경안을 확정하기 이전, 의견을 조율하는 단계다. 해당 안이 결정되면 서울시 심의를 거쳐 촉진계획 변경 고시→사업시행변경인가→관리처분인가→이주·착공 단계를 밟는다.

한남2구역 재개발 사업은 용산구 보광동 일대 11만5005㎡ 부지에 지하 6층~지상 14층, 31개 동 1537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3.3㎡(평)당 770만 원이며 총 7909억 원 규모다.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과 인접한 데다, 일반분양 비율이 45%에 달해 사업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대우건설이 한남2구역 조합에 제안한 '한남써밋' 최상층 이미지. 대우건설은 21층에 스카이 클럽하우스, 스카이 시네마 등 고급 커뮤니티 시설을 배치하겠다고 제시했다.  (자료제공=대우건설)
▲대우건설이 한남2구역 조합에 제안한 '한남써밋' 최상층 이미지. 대우건설은 21층에 스카이 클럽하우스, 스카이 시네마 등 고급 커뮤니티 시설을 배치하겠다고 제시했다. (자료제공=대우건설)

대우건설은 2022년 118 프로젝트를 앞세워 이 사업을 수주했다. 당시 삼성물산이 12년 만에 재개발 사업 입찰을 검토하고, 롯데건설과 수주전을 펼치는 등 대형사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대우건설은 수주를 위해 한강과 남산이 보이는 360m 길이의 스카이브릿지를 포함한 각종 고급화 설계를 제안했다. 특히 층수를 상향해 만든 최상층 21층에 스카이 클럽하우스, 스카이 시네마, 스카이 북카페, 게스트하우스 등 고급 커뮤니티 시설을 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시공 계약을 맺은 만큼 118 프로젝트에 대한 조합원들의 기대감도 높았다.

하지만 서울시와 용산구가 높이규제 완화에 난색을 표하면서 프로젝트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1월 서울시가 발표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기반으로 최고 층수를 14층에서 21층으로 상향할 수 있다고 봤다.

실제 서울시는 해당 계획에서 아파트 층수를 일률적으로 35층으로 제한한 이른바 '35층 룰' 규제를 전면 폐지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층수는 개별 정비계획에 대한 위원회 심의에서 지역 여건을 고려해 결정한다는 내용의 단서 조항을 달았다. 한남2구역은 2016년 결정된 한남재정촉진지구(한남뉴타운) 변경 지침에 따라 건축물의 높이가 최대 90m로 제한된다. 때문에 한남2구역에 한 해 최고 높이를 118m로 풀어줄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대우건설이 최종 인허가권자인 서울시와의 확실한 협의 없이 사업을 수주하고, 조합원들을 1년 6개월 이상 희망 고문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시는 2022년 당시 대우건설과 높이규제 관련 협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조합은 118 프로젝트 중단은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서울시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만큼 층수 상향은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실제 22층→33층(110m)으로 높이 규제를 완화하려 했던 한남3구역(디에이치 한남) 역시 서울시의 반대로 22층 안을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한편 대우건설과 조합의 118 프로젝트 관련 계약 기간은 8월 31일까지다. 조합은 이후 118 프로젝트 관련 성과 보고를 거쳐 시공권 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만일 조합이 대우건설과 시공 계약을 해지한다면, 새로운 시공사를 찾기 위해 입찰공고 과정을 다시 거쳐야 한다. 이는 사업기간 연장으로 이어지고 조합원들의 분담금도 늘어나게 된다.

때문에 대우건설도 막판 협상에 올인하는 분위기다. 협상에서는 118프로젝트의 변경은 물론이고 공사 세부적인 내용까지 다양한 부분들이 포함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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