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銀, 상반기 부실채권 3.3조 털어내…연체율 코로나 이후 최고 수준

입력 2024-07-14 09:29 수정 2024-07-14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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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올해 상반기 3조2704억원어치 부실채권 상·매각.
-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대출자↑
-은행들이 건전성 관리를 위해 적극적으로 부실채권 정리
-연체율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올라…은행권, 건전성 관리 강화

올해 들어 시중은행이 상반기(1~6월)에만 3조3000억 원에 달하는 부실 자산을 정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5대 은행이 올해 상반기 상각 또는 매각을 통해 장부에서 털어낸 부실 채권 규모는 작년 상반기의 1.47배 수준이며 하반기보다도 많은 규모다. 고금리와 고물가로 내수부진이 이어지자 은행에서 돈을 빌리고 제 때 갚지 못하는 가계와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영향이다. 여기에 코로나19 대출 상환유예 등으로 가려졌던 부실까지 속속 드러나면서 은행권 부실 규모는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올해 상반기 3조2704억 원어치 부실채권을 상·매각했다. 올해 상반기 상·매각 규모는 작년 상반기(2조2232억 원)의 1.47배 수준일 뿐 아니라, 작년 하반기(3조2312억원)보다도 많은 규모다.

은행은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 채권을 부실 채권으로 분류한 뒤 관리하다가 회수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면 지워버리거나(상각), 자산유동화 전문회사에 헐값에 팔아버리는(매각) 방식으로 장부에서 털어낸다.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 채권은 주로 상각 처리하고, 주택담보대출 채권은 주로 매각한다. 이렇게 부실 채권을 처리하면 대차대조표상 은행 자산은 줄지만 연체율이나 고정이하여신(NPL) 비율 등이 하락해 건전성 지표가 좋아진다.

5대 은행 상·매각 규모는 2022년 2조313억 원에서 지난해 5조4544억 원으로 급증했으며 올해에도 계속 증가세다. 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대출자가 많아지자, 은행들이 건전성 관리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실제 일부 은행은 2022년까지만 해도 분기 말에만 상·매각을 해왔으나 지난해부터는 분기 중에도 상·매각을 진행했다. 한 은행은 올해 상반기 상·매각 규모가 시계열 자료가 존재하는 2017년 이후 역대 최대 기록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대규모 상·매각 덕에 5대 은행의 6월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한 달 새 다소 낮아졌다. 5대 은행의 대출 연체율 단순 평균(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6월 말 기준 0.31%로 집계됐다. 한 달 전 5월 말의 0.39%보다 0.08%포인트(p) 내렸다. NPL 비율 평균도 한 달 새 0.34%에서 0.29%로 0.05%p 하락했다.

하지만 회수가 불가능한 대출 채권을 손실 처리하거나 손실을 보고 매각한 데 따른 영향이 큰 만큼 실제 은행들의 건전성은 겉으로 보기보다 심각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새로운 부실 채권 증감 추이가 드러나는 신규 연체율(해당월 신규 연체 발생액/전월 말 대출잔액)은 5월 0.10%에서 6월 0.09%로 0.01%p 떨어지는 데 그쳤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5월 연체율이 0.56%까지 뛰는 등 가계(0.31%), 대기업(0.03%)보다 상황이 나빴다.

1년 전과 비교해봐도 건전성 지표는 악화했다. 지난해 6월 말 5대 은행 연체율과 NPL 비율 평균은 각각 0.28%, 0.24%로 올해 같은 시점보다 각 0.03%p, 0.05%p 낮았다.

은행 관계자는 “최근 연체율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이후 최고 수준”이라며 “고물가,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내수가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는 가운데, 가계·기업의 빚 부담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자영업자, 중소 법인의 상황이 악화하고 있고 부동산 등 자산 가치도 하락하면서 연체율 상승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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