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조’ 전환금융 국내 도입 첫 발…김소희 “저탄소 금융 특별법 곧 발의” [단독]

입력 2024-07-1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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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4-07-15 15: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사진 출처= 챗GPT 생성 이미지)
▲(사진 출처= 챗GPT 생성 이미지)

2030년까지 우리나라에서만 1000조원 규모의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평가받는 ‘전환 금융’을 도입하기 위한 움직임이 가시화됐다.

15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기후 전문가인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저탄소 전환금융’(이하 전환금융)을 도입하는 특별법을 마련했다. 철강·조선 등 탄소 다(多)배출 산업이 저탄소 산업으로 전환할 때 정부와 기업, 민간·정책 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국내외 금융업계는 대규모 전환금융 시장이 열린 거란 기대감을 표출하고 있다.

국내에선 생소한 ‘전환금융’…“도입 시급”

전환 금융(Transition Finance)은 철강이나 운송, 항공, 시멘트 등 탄소 배출이 많은 산업이 탄소 저감 설비투자를 하는 등 ‘저탄소 전환’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는 새로운 금융 기법이다.

‘전환금융’은 친환경 산업 위주로 투자하는 현행 ‘녹색금융’과는 구분된다. 우리나라는 이미 녹색금융을 공급하고 있다. 은행 등 금융기관이 친환경 기술 개발 기업에 좋은 조건으로 대출·투자를 해주는 방식이다.

기준은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Taxonomy)의 적용을 받을 수 있느냐인데, 현행 녹색분류체계는 ‘순수한 녹색 활동’ 위주로 작성돼 있단 점에서 한계가 뚜렷하다. 고탄소 업종은 탄소를 많이 배출한다는 이유로 금융 지원에서 대부분 배제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제조업 등 고탄소 산업이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만큼, 별도의 전환금융을 도입해야 한단 요구가 잇따랐다. 기존 녹색금융이 주로 환경친화적 기업이나 프로젝트에 금융을 공급한다면, 전환금융은 고탄소 산업을 저탄소 산업으로 전환시키는 데 집중한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올해 2월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전환금융 관련 제도·체제가 정립되지 않았다”며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국내 주요 고탄소 업종에서 2030년까지 약 1000조 원의 전환금융 수요가 발생하고, 그중 55% 이상이 은행 대출 형태로 공급될 것으로 전망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본지에 “환경부에서 녹색분류체계를 만들었지만 우리나라는 제조업 등 탄소 배출이 많은 산업의 비중이 큰 만큼 전환 부문에 대한 지원이 훨씬 더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첫 법제화 시도…“민간 금융사 조달이 핵심”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 고이란 기자 photoeran@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 고이란 기자 photoeran@

김 의원은 이르면 이번 주 ‘탄소중립 녹색성장 금융특별법’을 발의한다. 녹색분류체계상의 경제 활동 외에도 고탄소 업종으로 분류되는 반도체·자동차·조선·철강·석유화학의 ‘저탄소 전환 활동’에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 게 핵심이다. 김 의원은 “국내 최초로 법제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별법은 정부와 지자체, 금융기관, 공공기관을 비롯해 기업 등이 전환·녹색금융에 해당하는 활동을 위한 채권을 발행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발행된 채권을 산 개인이나 기업에 대한 이자소득 소득세·법인세 과세는 2030년까지 한시적으로 면제된다.

이를 통해 저탄소 전환에 필요한 천문학적 비용을 민간 기업과 국내외 금융사의 채권 발행 등으로 충당할 수 있다는 게 김 의원실 측 설명이다. 김 의원은 “(전환비용 규모가 커) 정부에만 의존할 수 없다. 정부가 일부 보증하면 민간 금융사들이 조달하는 게 핵심”이라며 “해외 금융도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별법에는 전환금융과 기존의 녹색금융을 포괄하는 단어로 ‘기후금융’(탄소중립 녹색성장금융)을 정의내리는 내용도 포함됐다. 금융위원장이 환경부 장관과 협의를 통해 5년마다 기후금융 촉진 기본계획을 수립해 재원 조성 방안과 금융상품을 개발하도록 했다.

김 의원은 “탄소고착화(고탄소 산업을 유지), 그린워싱 방지 조항을 따로 넣어 환경단체가 우려할 수 있는 사항들도 미리 견제했다”고 덧붙였다.

이미 판 커진 해외시장…국내 금융업계도 ‘기대감’

해외에선 일찍이 전환금융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관련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선두주자로는 일본이 꼽힌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고탄소 산업 비중이 높은 일본은 관련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 구축을 완료했다.

일본 내 전환금융은 지난해 3월 누적 1조 엔을 돌파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시장연구원 박혜진 연구위원은 “일본의 전기 발전 기업인 JERA은 기존 발전 설비를 청정 발전 설비로 전환하기 위해 120억 엔 규모의 전환채권을 발행했고, 철강업체인 JFE Steel도 300억 엔 규모의 전환채권을 발행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월가에서도 전환금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청정기술·전기차 전문매체인 클린테크니카(Clean Technica)는 올해 초 “전환금융이 2024년 기후투자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금융업계의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탄소중립은 ‘금융’의 역할이 중요한데 그동안 근거법이 부재했다. 가이드라인이 있으면 좋겠다는 게 시장의 니즈(needs)”라며 “제조업 중심 국가이다보니 전환금융의 영역이 많다. 시장 측면에서 보면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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