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 같은 경우엔 ‘사랑하는 아내’가 무시로 잔소리를 들려준다. “오빠, 이번 주엔 왜 자전거 타러 안 나갔어요? 매주 기본으로 100km는 타겠다면서요? 그렇게 설렁설렁 자전거 타서 제대로 운동이 되겠어요? 시간 있을 때 얼른 나가서 타고 오세요.” 필자가 싫어해도 아내는 정직하게 피드백을 들려 준다. 정말로 최선을 다해서 잔소리한다.
이제 마지막 ‘자기돌봄’ 원칙을 생각해 보자. 자신이 처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본인에게 ‘자기돌봄’이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깨달아야 한다. 아무리 의미있는 활동이라도 내가 외면하고 모른 척한다면, 제대로 실행할 수 없다. 너무 힘들어서 곧 쓰러질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남들도 다 이렇게 사는데?’라고 생각한다면 방법이 없다.
그래서 건강하게 ‘자기돌봄 활동’을 실행하려면, 자신을 대단히 많이 관대하게 대해야 한다. 일상생활 중에 만나는 크고 작은 일에 스트레스를 받고 힘들고 지친 자신을 관찰할 수 있어야 한다. 함부로 남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이 처한 독특한 상황을 수용해야 한다. 어디까지나 ‘자기돌봄’은 내 일이고 내 문제다. 남이 대신 걱정해 주지 않는다.
‘자기돌봄’ 활동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시작할 수 있을까? 지금 여기에서 시작할 수 있는 활동을 고른다. △나에게 꼭 맞으면서 △중독성이 없는 활동을 선택한다. △그 활동을 의도적으로 계획해서 실행하고, △정기적으로 솔직하게 피드백을 주는 선한 잔소리꾼을 정한다. △나를 관대하게 돌아보며 이 활동이 필요하다고 인정한다.
당신은 ‘멍때리기’를 아는가? 맞다. ‘멍때리기’란, 아무 생각 없이 멍하게 있는 행위를 뜻한다. 만약에, 당신이 바쁜 하루 중에 의도적으로 15분 정도 시간을 내서, 멍때린다면 어떨까? 다른 사람들은 의미 없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멍때리는 15분 덕분에 당신이 하루를 온전히 지탱할 수 있다면? 아주 훌륭한 자기돌봄 활동이 될 수 있다.
이재원 강점관점실천연구소장·임상사회사업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