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 '도시 수출' 길 열렸다…국내 갇혔던 중소·중견 건설사 숨통 틔나

입력 2024-07-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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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우(왼쪽) 국토부 장관이 응우옌 타잉 응이 베트남 건설부 장관을 만나 면담하고 있다. 	 (사진제공=국토교통부)
▲박상우(왼쪽) 국토부 장관이 응우옌 타잉 응이 베트남 건설부 장관을 만나 면담하고 있다. (사진제공=국토교통부)

베트남이 국내 주택시장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중견건설업계의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부 주도로 국내 건설사들이 베트남 도시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길을 열어준 데다 대한주택건설협회도 회원사 지원방안 마련에 힘을 쏟고 있어서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베트남을 방문해 응우옌 타인 응이 베트남 건설부 장관과 도시개발 협력 프로그램(UGPP)과 도시 수출의 첫 프로젝트인 박닌성 동남신도시 개발에 관해 협의했다. 도시·주택개발 업무협약(MOU), 스마트도시·사회주택 건설 실행계획 MOU도 체결했다.

이에 베트남 중앙정부 차원에서 박닌성 동남신도시 등 도시개발과 사회주택 100만 호 건설 계획에 우리나라 기업과 기관이 참여하는 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박닌성 동남신도시는 내년부터 2060년까지 약 8.5㎢ 구역에 15만6000명을 수용하는 4만9000가구 규모의 신도시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베트남 정부는 현재 43%인 도시화율을 2030년 5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최근 2030년까지 산업단지 노동자·저소득층을 위한 사회주택 100만 호를 건설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우리 정부가 베트남 도시개발 참여·지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국내 기업은 더 많은 기회를 얻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건설업계가 수십 년간의 도시개발 사업을 통해 축적한 기술과 노하우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해외시장이 넓어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특히 정부가 앞장서다 보니 베트남 시장 내에서 국내 기업에 대한 기회는 예전보다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주택건설협회 차원에서도 국내 주택업계의 베트남 진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정원주 주건협 회장은 협회 임원과 회원사 대표 등으로 구성된 '해외주택사업 투자개척단'을 꾸려 이달 7일부터 12일까지 베트남을 방문했다.

투자개척단은 해외주택사업에 관심이 높은 회원사에 정확한 현지 여건과 정보를 제공하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이번 투자개척단은 베트남 국영 상업은행 BIDV 부행장, 쩐 르우 꽝 경제부총리 등과 만나 국내 주택건설업체 베트남 진출 시 금융지원 방안, 주거안정을 위한 사업 참여 방안 등에 관해 논의했다. 하노이 '스타레이크' 건설현장, 푸꾸옥 주택개발 현장도 둘러봤다.

주건협 관계자는 "베트남은 대형 사업이 아니어도 개발 수요가 많은데 이를 수행할 현지 업체가 매우 적고 높은 투자 유치 요구도 확인했다"며 "베트남을 포함한 해외시장 진출을 원하는 회원사를 지원할 구체적인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건협은 이번 투자개척단의 베트남 방문 외에도 2017년부터 주택산업연구원에 연구용역을 발주해 동남아, 중동을 비롯해 국내 주택업체들이 진출할 만한 해외시장 상황을 지속적으로 파악해왔다.

다만 정부와 주건협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소·중견업체가 불황을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해외진출은 기본적으로 현지화가 가장 중요한데 이는 오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라 단기에 어떤 효과를 기대한다는 게 무리"라며 "박닌성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면 얘기가 조금 달라질 수는 있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규모가 작은 업체를 파트너로 선택할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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