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동산 시장 진화 나섰지만…전문가 “공급 ‘공수표’ 남발, 실효성 떨어져”

입력 2024-07-18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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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가운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최상목(가운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정부가 불붙은 수도권 부동산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뒤늦게 공급 확대 메시지를 내놨지만, 전문가들은 시장을 진정시키기엔 역부족이라고 평가절하했다.

특히 대규모 주택 공급 계획은 지난해 이후 여러 번 발표된 만큼 이날 추가 주택공급 계획 발표는 공수표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 공공주택 공급 확대는 즉각 실행이 어려우므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18일 정부는 부동산 관계부처장관회의를 열고 추가 주택 공급 계획을 내놨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자, 부동산 정책 수뇌부가 지난해 9월 이후 10개월 만에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이날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값 동향’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값은 17주 연속, 전셋값은 61주 내리 올랐다.

이날 정부의 메시지는 ‘공급 확대’로 요약됐다. 다만, 전문가는 공공 중심의 공급 확대 계획 발표가 즉각 시장을 진정시킬 수 없다고 봤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신축 공공주택을 늘리겠다는 정책은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 이미 여러 차례 발표한 정책이고, 당장 공급 계획을 발표하더라도 부동산 시장은 바로 공급이 늘어나지 않는 비탄력적 시장인 만큼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 역시 “정부에서 계획했던 공급 계획들이 공사비 증가로 인한 사업성 부진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지금 정부는 ’모든 것을 하겠다는 것’보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해서 성과를 내겠다는 선택과 집중의 내용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무엇보다 정부의 시장 관련 대책 발표 시점이 아쉽다”며 “개인적으로는 지난달 말, 서울 아파트값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할 타이밍에 나왔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이어서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선 예상을 뛰어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공공주택 공급 확대 등은 의미가 없고, 이런 공수표 남발로 시장 불안 심리가 안정될 순 없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필요한 정책에 관해선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고 교수는 “주택 공급대책은 중장기적인 계획이므로 당장 시장가격을 잡기 위해선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며 “다주택자 규제를 풀어 매물이 시장에 나오도록 해야 하는데, 지금 이런 정책은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김 소장은 “최근 사전청약이 폐지됐으니 3기 신도시 본청약 일정 등의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고, 추가 예산을 투입하더라도 청약 일정을 지키겠다는 정부 의지 표현이 더 중요하다”며 “신규 택지 2만 가구 발굴하는 데 예산과 시간을 쓰는 것보다, 기존에 발표했던 것을 계획대로 추진하거나 더 빨리 추진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 정부가 9월 예정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예정대로 시행하겠다고 밝힌 것도 시장에 영향을 주기 어려울 전망이다. 고 교수는 “DSR 규제를 시행되더라도, 대출이 아예 막히는 것이 아니므로 큰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도심 재개발과 재건축을 통한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선제적으로 개선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또 시기별 주택 수요를 예측한 뒤 공급 계획을 수립해 원활하게 공급하는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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